2008년도 미스코리아 선 최보인(국제·05)씨 인터뷰

 

“제가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소통의 통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첫 인상은 수수했다.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볼 수 있었던 화려함보다는 친근하고 평범한 대학생의 모습이었다. 2008년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당당하게 선을 차지한 최보인(국제·05)씨를 만나 학교 앞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어렸을 때부터 그가 꿈꿔온 일은 한국 문화를 바로 알리는 일이었다. 중학교 때는 중국에서, 고등학교 때는 미국에서 지낸 그는 한국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제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김치,불고기’만 떠올리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한국에도 충분히 좋은 문화들이 많은데 한국에 대해서 그것 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더라고요”
오랜 외국 생활로 오히려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아진 그는 해외에서 방송인이 돼 한국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 이유 없이 저를 뽑아주진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작은 꼬리표라도 있으면 저를 주목해주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했어요” 결국 그의 종착역은 ‘미스코리아’가 아니다. 다만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발걸음이다.
최씨는 미스코리아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친구들한테 말하지 않았다. “쑥스러워서 학교에 다니면서 몰래 대회를 준비했어요” 일주일에 3일만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시간표를 짜고, 수업이 없는 날에는 플라맹고를 배우러 다녔다. 새벽 3시까지 연습하기도 했다. 또 미용실에 가서 머리하는 법과 화장하는 법도 배웠다. 그러나 학교 안에서 만큼은 정말 평범한 학생이었다. “공강 시간 때는 혼자 밥 먹고, 숙제하고, 신문보고…외로운 학생이었죠”
올해 6월 미스코리아 서울 대회에 나가 서울 미에 당선됐다. 미스코리아 대회 최종 심사 날, 그는 떨리지 않았다. 마음을 비웠기 때문이다. “제가 진도 미도 아닌 ‘선’이 됐다는 건 정말 축복이에요” ‘진’이 아니기에 사람들에게 주목을 덜 받을 수 있었고, ‘선’이기에 미스인터네셔널 대회에 출전해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미스코리아를 무조건 성 상품화라고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미스코리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는 그는 미스코리아 대회는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길거리에서 미스코리아라고 하면 같이 사진 찍자고 할 정도로 미스코리아에 대한 관심은 높다. “좋은 컨텐츠가 될 수 있는 대회를 ‘성 상품화’라는 틀에 묶어서 생각하지 말았으면 해요”
올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가 생각하는 미인상은 무엇일까? “미인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하는 것 같아요. 이제 우리가 원하는 미인은 개성과 지성미를 갖춘 사람인 것 같아요” 그는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3개 국어를 할 줄 알아 사전 심사에서부터 외국어로 말하며 지성미를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대회가 끝나고 최보인씨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초록색 학생 수첩을 꺼내 자신의 스케줄을 점검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이대생이다.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해서 미래에는 외국 방송을 통해 멋진 한국을 알리고 싶어요” 나라를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그가 우리 시대에 진정한 미인이다.

송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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