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서 온 KOICA 장학생 사라씨(개발협력 전공)

“한국 첫인상이요? 너무 추워서 깜짝 놀랐어요. 오자마자 앓아누울 정도였죠” 불과 몇 주 전까지 기세등등했던 한국의 동장군이 새삼 떠오른 듯 사라(Sarah Idieva Shibtse·개발협력전공)씨는 몸서리를 쳤다. 입학식을 한 주 앞둔 어느 햇살 좋던 12일(수) 오후, 입학생 대표를 맡은 사라 씨를 만났다.

그녀의 고향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평균기온이 20도를 웃돌며 일년내내 태양이 내리쬐는 곳이다. 그러나 그녀가 한국에 도착한 1월 중순은 뒤늦게 찾아온 한파에 온 나라가 얼어있었다. 3월 중반, 완연한 봄기운이 퍼져 나가는데도 아직 꽈배기 문양의 분홍 스웨터 입은 걸 보니 그녀가 피부로 느꼈을 이국의 낯섦이 짐작된다.

사라 씨는 이번 학기 우리 학교 국제대학원에 진학했다. 인도 아그라 대학교(Agra University)에서 공부해온 개발협력 전공을 계속 공부할 계획이다. 그녀는 올 한해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아 ‘여성과 개발’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사실 처음부터 한국행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영국 등도 함께 고민했지만, 기존 서방국가와는 완전히 다른 동양 문화를 체험하고 싶었다. 때마침 주변의 많은 한국인이 ‘이화’를 추천했다.

사라 씨는 여성과 성 문제(gender issue)에 관심이 많다. 케냐에는 여대가 없어 생소하지만, 여대라는 특성이 그녀의 관심 분야를 배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고국에 돌아가면 정부개발원조(ODA)에서 일할 겁니다. 최종적으로는 여성 분야를 다루는 외교관이 되고 싶어요”

아직 입학 전이지만 그녀의 하루는 강행군의 연속이다. 매일 6~9시간씩 이어지는 수업에 “한국 교수님들은 수업시간이 철저하다”라며 푸념한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beginning of February’와 같은 예비과정 수업에서 경제·정치·컴퓨터 등과 더불어 한국어도 배우는 중이다. 방과 후엔 한국인 친구들과 학교 앞 상점가 쇼핑을 즐긴다.“옷과 장신구가 다양하면서도 하나같이 예뻐요” 아기자기한 소품 앞에서 천진난만한 소녀가 되기는 국적이 달라도 매한가지인가 보다. 이번 설에는 우리네 전통 놀이와 음식을 체험했다.

“학업만큼 한국 문화도 열심히 배울 거예요” 그녀 앞에 펼쳐질 한국 생활이 미래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길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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