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의정비 인상 지적한 김승민(사회·05씨)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한번쯤 돌아보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성북구의회의 잘못된 의정활동과 과도한 의정비 인상을 비판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편지를 구의원 22명에게 보낸 김승민(사회·05)씨를 만났다. 사회활동을 하기에는 연약해 보였던 겉모습과 달리 그는 옳은 것을 말하고 실천할 줄 아는 ‘뚝심녀’였다. 그는 1·2월 동안 ‘함께하는시민행동’에서 인턴활동을 하며 성북구의회의 의정활동비 책정 과정과 지난해 의정활동을 분석해 보고서를 썼다.  

김승민씨는 “의정활동의 보상인 의정비를 연봉의 개념으로 알고 있는 구의원들의 모습에 놀랐다”고 밝혔다. 김씨가 본 회의록에는 구체적인 기준 없이 ‘7천만 원 정도는 받아야 되지 않겠느냐’·‘우리는 부구청장급 이니 그 정도의 돈을 받아야 한다’같은 의원들이 한 말이 쓰여 있었다. 의정비가 졸속행정으로 인상된 것을 확인한 김씨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의정비 책정이 막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알리고 싶어 편지를 쓰게 됐다”고 했다.

구의원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 그는 2006년7월1일(토)부터 2007년12월31일(월)까지 성북구 의원들의 활동실적도 조사했다. 1년 6개월 동안 22명의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는 8건이었다. 김씨는 “그조차도 주민들의 민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성북구의회 의원의 의정활동비 등 비용지급에 관한 조례안’·‘성북구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조례안’처럼 있던 것을 개정한다거나 의정비 지급 관련 조례만 발의 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성북구 의회의 현실에 대해 그는 “의정비는 더 유능한 인재들을 뽑거나 지방 자치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그 의미가 퇴색되어 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그가 처음부터 이런 사회 활동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김씨는 대학 2학년 때까지 회로를 보며 반도체를 공부한 정보통신학과 학생이었다. 그러나 1학년 여름과 겨울, 2학년 겨울에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생각이 변했다. 봉사단을 좋아하는 해맑은 외국의 아이들을 보면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사회학과로 전과를 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 사회학도가 된 김승민씨는 앞으로도 주민으로서, 시민으로서, 한명의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모든 구의회는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에서는 회의록과 회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며 “구민들이 감시자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의원들도 분명 변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시민단체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는 그는 이화인들에게 ‘우리 사회에 귀를 기울이자’고 말하고 싶다. 그는 시민 단체 활동을 하면서 시민들의 무관심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 친구들도 김씨가 했던 사회 활동보다는 신문에 실렸다는 사실만을 기억한다. 그는 이런 현실을 보며 “이화인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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