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지친 야그너(야근-er) 루나, 웹툰에 뛰어들다
일에 지친 야그너(야근-er) 루나, 웹툰에 뛰어들다
  • 이대학보
  • 승인 2007.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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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머리에 고양이 같은 눈, 발그레한 뺨의 루나는 홍인혜(심리·04년 졸)씨가 그리는 웹툰의 주인공이다. 작년 1월 웹툰 연재를 시작한 ‘루나파크’(www.lunapark.co.kr)는 어느덧 하루 방문자 수가 1만 명에 이르는 인기 홈페이지로 성장했다. 지난 9월 발간된 책 『루나파크』를 비롯해 함께 발매된 루나파크 다이어리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생활과 일상을 소탈하게 얘기해 공감을 얻고 있는 홍인혜씨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나봤다.

일기 형식으로 연재되는 홍씨의 웹툰 루나파크에는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인 루나의 좌충우돌 직장생활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루나는 돈을 빌려주고도 돌려달라고 말을 잘 못꺼내며 늦은 밤 으슥한 곳을 달리는 택시 안에서 마음을 졸이는 ‘소심녀’다. 또 루나는 야근이 일상이 돼버린 직장인 ‘야그너(야근-er)’이기도 하다.

루나파크의 매력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특별한 무엇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카툰이 깔깔 웃게 될 정도로 재밌거나,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가슴이 찡한 것은 아니잖아요.” 홍씨는 사람들이 루나를 보며 자신을 섬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그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매일매일 반짝반짝’ 무언가를 발견해내는 사람이고 싶다고. ‘매일매일 반짝반짝’은 이번에 발간된 책 ‘루나파크’의 슬로건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읽으면서 루나에 대해 소박하지만 섬세하다, 투덜거리면서도 열심히 산다고 느꼈으면 해요.”

홍씨는 고교시절에는 수학의 정석 귀퉁이에, 대학시절에는 심리학 전공서 구석에 쉼 없이 낙서를 하던 학생이었다. 루나는 그의 낙서에 빠짐없이 등장해온 캐릭터였다. “수많은 낙서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루나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원래 무언가를 창작하고 그 결과물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는 홍씨는 같은 이유로 광고회사에도 입사했다. 그러나 일을 하다 보니 광고주의 요구도 반영해야 하는 등 순수한 창작을 하는 데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광고제작 과정에서 느끼는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그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연재하는 웹툰의 특성상 유명세를 실감하진 못하지만 가끔 자신이 남긴 낙서를 발견했다는 독자가 있을 때는 깜짝 놀라기도 한다. “음식점 벽에 재미삼아 그려놓은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부모님도 종종 인터넷 등에서 루나파크에 대한 글을 보고 알려주시기도 한다. 루나파크에 출연시켜달라는 주변 지인들의 부탁도 끊이지 않는다.

앞으로도 홍씨는 루나파크를 알차게 꾸며가고 싶다. 최근 루나파크와 관련된 책이나 다이어리를 만들면서 신기하고 행복했지만 한편으로는 벅차기도 했다고. 이제는 다른 작업에 착수하기보다는 홈페이지에 더욱 충실해질 계획이다. “시작이 루나파크였던 만큼 결국 중요한 것도 루나파크인 것 같아요.”

홍씨의 또 다른 목표는 호주의 ‘루나파크’에 방문해보는 것이다. 처음 정한 홈페이지 이름은 ‘루나틱’이었는데, 몇 주 사이에 도메인이 팔리는 바람에 루나파크로 바꾸게 됐다. 루나파크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파란 밤하늘에 달이 둥실 떠있는 고요한 공원이 떠올랐다. 이러한 상상은 지금 루나파크 홈페이지 디자인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키치적인 장소라고 들었는데 언젠가 꼭 가보고 싶어요.”

이화이언 등의 홈페이지에서 루나파크에 대한 평을 보면 응원과 격려가 많아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홍인혜씨. “원래 좋아했는데 동문이라 더 좋다는 말을 들으면 참 기뻐요.” 그는 루나파크를 만든 후 가슴 속에 자그마한 불꽃이 생긴 기분이라고 말했다. 일이 힘들 때마다 ‘자신만의 세계’인 루나파크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소심한 샐러리걸 루나를 만나고 싶은 독자들은 모두 루나파크로 가보자. 클릭 한 번으로 갈 수 있는 루나파크는 누구에게나 ‘매일매일 반짝반짝’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