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주은진 기자
프로레슬러 김일, 축구감독 히딩크, 쇼트트랙 최민경. 이들의 공통점은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은 최고의 스포츠인이라는 점이다. 4월28일(토)에 열린 2006 체육발전유공자 포상 전수식에서 최민경(사체·01)씨가 ‘체육훈장 청룡장’을 당당히 거머쥐었다. 지난 해 빙상계를 은퇴함과 동시에 받은 상인 만큼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15년간 죽어라 스케이트만 탔더니 1등 체육인 메달도 땄네요. 체육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을 받게 돼서 기뻐요.” 최씨의 말처럼 체육훈장 청룡장은 쉽게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다. 올림픽·아시안게임·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15년이상 경력의 체육인에게만 주어지는 상이다. 그는 2001년 폴란드 자코파네 동계유니버시아드 3관왕, 2002년 솔트레이트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계주 3천미터 금메달 등 수차례의 ‘1등’ 경력을 인정받아 상을 받게 됐다.

최씨의 1등 경력은 열 손가락으로 꼽기에도 모자랄 정도다. 그런 그에게 제일 기억나는 경기는 2002년 동계올림픽 경기. “1등 할 것 같았어요. 건방지다고요? 1등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1등 하더라고요.” 최씨는 “마지막 2바퀴를 돌 때에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어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경기 생활 도중 부상의 고비를 맞기도 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한창 연습하던 2001년, 발목 인대가 늘어나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2개월 동안 꼼짝없이 누워있는 동안 다른 선수들 실력이 느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었어요. 무작정 깁스를 풀고 스케이트 타러 달려나갔죠 뭐.” 발목 부상이 오히려 우승에 대한 그의 의지를 불태운 셈이었다.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시 올림픽에서 일어난 ‘오노 사건’ 때문에 그의 금메달은 묻히고 말았다. 최씨는“처음엔 사람들이 제가 아닌 김동성씨만 기억하는 것 같아 속상했어요. 그렇지만 스스로 만족한 경기였으니 후회는 없죠”라며 시원한 웃음을 짓는다.

매일 타는 스케이트이지만 그에게는 늘 새로운 스릴을 안겨준다. “111.12미터를 7초만에 돌 때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달릴 수록 에너지를 얻는 느낌이랄까요?”그는 다른 선수들과 팽팽하게 경쟁하는 것도 쇼트트랙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근성있는 그에게 가장 큰 적은 바로 ‘아침잠’이었다. “새벽 5시에 눈뜨기가 싫어서 쇼트트랙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였어요. 스케이트 타는거 보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더 어려운거 있죠?”  최씨는 스케이트를 처음 신었던 초등학교 2학년부터 은퇴할 때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 6시면 어김없이 빙판 위를 달렸다. “내가 운동하는 일이 국가를 위한 것이라는 감독님의 말씀에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아침에 해 뜰때부터 밤에 달 뜰때까지 달리고 또 달렸으니까요.”

이번 학기를 끝으로 이화를 졸업하는 그는 스포츠외교 행정가가 꿈이다.“앞으로 스포츠외교학을 공부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요.” 세계 스포츠계를 또 한번 뒤흔들 그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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