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송자인(조소·98년졸)씨 인터뷰

사진 : 김하영 기자
옷들이 잔뜩 걸린 옷걸이, 연필과 연습장으로 어질러진 책상. 옷들로 겹겹이 둘러싸인 작업실에서 쇼트커트를 한 소년같은 송자인(조소·98년졸)디자이너를 만났다. 그녀는 2004년 데뷔해 현재 JAIN by JAIN SONG(자인 바이 자인 송)이라는 이름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송씨의 디자인은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관심을 쏟은 대상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것이 그의 디자인 방법이다. 때문에 그에게 있어 패션이란 자신의  ‘identity’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때문에 송자인씨는 예술에만 또는 상업성에만 치우친 옷을 원하지 않는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송자인'만의 스타일을 대중에서 이해시키고 공감을 끌어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디자인에는 언제나 ‘대상’이 있어요. 결국 그 대상인 대중이 많이 입는 옷이 좋은 옷이죠.  ‘팔리지 않는 옷’은 사라지고 마는 무한 경쟁 사회니까요.”

실제로 그녀는 컬렉션, 매장과 백화점뿐만 아니라 인터넷 쇼핑몰 위즈위드(www.wizwid.com)를 통해서도 대중을 만나고 있다.

“거리에서 제가 쇼를 통해 내놨던 옷들이 어느새 카피돼 있는 것을 봤어요. 골치가 아프긴 해도 재밌었어요. 잘 팔리는 옷이라는 뜻이겠죠?”

그래도 진짜 ‘그녀의 옷’을 입은 사람을 봤을 때와 기분을 비교할 수는 없다. “진짜 제 옷을 입은 사람을 봤을때요? 당연히 기분이 무척 좋죠. 처음엔 신기했는데 지금은 반가움이 앞서요.”

송자인과 ‘디자인’, 그리고 그의 어머니가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김동순’이라는 사실을 보면 그의 현재 모습은 필연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녀는 대학 졸업 전까지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전공을 살려 조각가가 되려고 했던 그는 졸업 무렵 어머니의 권유로 패션계에 입문하게됐다.

그는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다는 점이 오히려 현재 디자이너로서 유리하다고 했다.  “조각을 하는 것도, 옷을 만드는 것도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거잖아요. 창조할 수 있는 예술적 소양을 닦았다고 생각해요.”

그가 이화에서 보낸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송자인씨는 듣고 싶은 수업이라면 전공·교양 강의를 망라하고 듣는 학생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이어령 교수의 ‘한국문화의 뉴페러다임’은 두 학기 연속해서 들을 정도였다고. 

지금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디자이너지만 그에게도 ‘패션 디자이너’라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인터뷰 하는 내내 그는 디자이너를 몇 번이나 ‘생산직’이라고 표현했다. 디자인 구상부터 옷의 제작, 판매 방식까지 생각하려면 여간 힘들지 않다고.

“한국에서 디자이너로 살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에요.” 그녀는 전문디자이너에 대한 지원이 활성화 되지 않아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한다. 송자인씨는 오늘도 두 손을 걷어부치고 정책적·경제적 도움이 부족한 우리나라 패션계를 개척하고 있다.

송씨는 올해 뉴욕에 쇼룸을 계약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20~30년을 디자이너로 살건데, 이제 겨우 시작하는 단계죠. 2007년은 ‘JAIN by JAIN SONG’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해가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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