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소수자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 이슬비 기자
  • 승인 200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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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회 서울여성영화제 5일~12일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려

억압된 여성에게 자유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 줄 비상구 같은 영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바로 신촌에서 열리는 ‘서울여성영화제’다.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여성영화제는 그동안 여성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여성 소수자의 시각을 담은‘여성영화’와 다양한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대중영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겨냥했다.

서울여성영화제는 5일(목)~12일(목) 신촌 아트레온 1·2·4관에서 진행된다. 상영될 영화는 29개국 100편으로 작년보다 10여편이 늘어났다. 영화제 주제는 섹션별로 △새로운 물결 △이주 여성 특별전 △청소녀 특별전 △제국과 여성 △퀴어 레인보우 △메자로스감독특별전 △아시아단편경선으로 총 7개다.
 
이번 여성영화제는 대중적인 작품을 통해 다양한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개막작 타타 아마랄 감독의 ‘안토니아’는 상파울루 변두리에 거주하는 4명의 흑인 소녀가 힙합 그룹으로 활동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상파울로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을 만큼 대중의 기호를 잘 반영한 작품이다. 비교적 감성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를 다룬 기존 여성영화들과 달리 유쾌한 힙합 음악과 춤이 등장한다.
          
여성 소수자를 다룬 영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주 여성 특별전은 타국으로 떠나온 여성들의 비참하고 힘든 현실을 표현한 작품전이다. 작품‘힘들지? 아니예요..’에서는 부산으로 온 필리핀 여성이 1급 장애인 남편과 살면서 겪는 애환 등 아시아 이주 여성이 겪는 고통을 표현했다. ‘청소녀 특별전: 걸즈 온 필름’ 에서는 10대들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이 작품들은 십대 소녀들이 겪는 동성애·남성주의 사회와의 마찰 등을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유쾌함을 자아낸다.‘퀴어 레인보우’에서는 성적소수자인 트랜스젠더와 레즈비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지포’·‘이티비티티티 위원회’ 등을 상영한다. 군사 제국이 여성에게 주는 억압을 다룬‘제국과 여성’섹션은 다큐멘터리 형식이 대부분이다. 이 작품들은 전쟁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성의 고통을 여성의 목소리로 재현했다.

동유럽 여성영화계의 대모인 메자로스 감독 특별전도 열린다. 헝가리 출신의 메자로스 여성 감독은 50년간 여성영화만 60편을 넘게 제작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인 ‘입양’을 비롯해 ‘태아’와 ‘내 사랑의 일기’ 등 5편을 선보인다. 이외 ‘새로운 물결’부문에서는 최근 1∼2년간 출품된 작품에 나타난 여성영화계의 발전과 변화를 살펴 볼 수있다.

‘아시아 단편경선’은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유일하게 대회가 진행되는 부문이다. 예선에 출품된 15개국 251편 중 17편이 본선에 올랐다. 이번 경선작에는 여자 친구들 간의 우정을 다룬 ‘그녀들과 순이’와 가부장적인 남성들을 향해 펀치를 날리는 영화 ‘안녕 오빠’등이 포함됐다. 본선작은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되며 수상작은 12일(목) 폐막식에서 결정된다.

여성영화제에는 다큐멘터리 지원금을 주는 ‘다큐멘터리 옥랑상’도 있다. 미래지향적이고 한국적인 문화운동을 벌여 온 옥랑문화재단과 서울여성영화제가 함께 진행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는 여성영화인 발굴과 여성 문제에 대한 사회적 환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만들어져 다큐멘터리 작업을 사전에 지원하는 제도다. 옥랑상 심사위원단이 심사해 감독을 선정, 1000만원 이내의 순수제작비가 지원된다. 다큐멘터리 옥랑상 수상작은 선정된 해당 년도 서울여성영화제 폐막식에서 시상되며, 1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다음해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된다.

이혜경 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여성영화제는 여전히 사회에 존재하는 여성 문제를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양한 관객이 어울릴 수 있는 영화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부대행사·감독과의 대화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부대행사로는 퀴어레인보우행사와 아시아영화인모임이 마련됐다. 신촌에 소재한 클럽 ‘몽환’에서는‘퀴어 레인보우’부문 상영작 하이라이트가 6일(금) 상영된다. 아시아 단편경선 부문 감독 등 여성영화 활동가가 모여 연대와 친목을 다지는 파티도 열린다.

관객을 위한 서비스로 마련한 관객다방도 아트레온 지하 1층에 준비된다. 관객다방에서는 영화제 정보와 간단한 간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영화 주제 관련 공연과 ‘쾌girl-女담’ 등 라운지 토크가 이곳에서 마련돼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를 만든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는 Guest Visit(GV)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제의 묘미다. 개막작을 만든 타타 아마라우 감독과 특별전을 여는 마르타 메자로스는 7일(토)·8일(일)에 각각 관객과의 대담을 갖는다. 올해 초대 손님은 해외 19명·국내  30여명으로 그 어느때 보다 많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국제포럼과 섹션포럼을 통해 여성 문제를 논의하기도 한다. 국제포럼은  ‘제국, 지구화, 아시아 여성들의 이주’을 주제로 10일(화) 오전10시 본교 국제교육관 지하1층 LG컨벤션홀에서 개최된다.
 
여성영화제 관람권은 현장예매·홈페이지(www.wffis.or.kr)·전화(02­583­3210)로 구매 가능하다. 관람료는 5000원(조조 4000원)이고 개막·폐막·심야상영작은 만원이다.

 

 

여성영화제란?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구호아래 시작된 서울여성영화제가 올해로 9회를 맞는다. 1997년에 시작해 2년마다 개최되다가 200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삶의 다양한 측면을 여성의 시각에서 다룬 영화를 상영한다. 서울여성영화제는 세계 여성영화의 최근 흐름을 소개하고 여성을 문화의 주체로 세우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국내·국제 영화제 중 유일하게 매회 관객 좌석 점유율 90%를 상회하는 영화제다. 일부 경쟁부문이 있는 비경쟁 국제영화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