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채용설명회가 열린 9월 2일(금) 오후4시 학생문화관 소극장. 극장 안은 3백여 명의 이화인들로 북적였다. 팜플렛이 동나 상당수 이화인들은 빈손으로 들어가야 했다. 이 같은 인기가 말해주듯 한국은행은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장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에 현재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소득팀 과장으로 재직 중인 이지영(통계·95년 졸)씨를 만나봤다.


▲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소득팀 이지영(통계·95년 졸)씨 [사진: 이유영 기자]
-입사하게 된 계기는
처음부터 한국은행 입사를 꿈꿨던 건 아니었다. 4학년이 되면서 취업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우연히 경제학과 게시판에서 한국은행 모집공고를 접했다.

한국은행 입사 시험은 경제학·경영학·법학·통계학·전산학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치르게 돼 있다. 마침 내 전공도 통계학이라 한 번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은행은 시험 성적이 입사 여부를 좌우한다. 때문에 여성들도 차별받지 않고 노력한 만큼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 달라.
한국은행은 무엇보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한국은행에서 실시하는 모든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물가안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중에서도 경제통계국은 국가 수지·물가 등을 비롯한 각종 경제 지표를 다룬다.

특히 내가 속해있는 경제통계국 산하 국민소득팀은 GDP(국내총생산)같은 성장지표를 매 분기 만들어낸다. 각 분야별로 표본 집단을 설정해 조사대상을 추출한 뒤, 이를 근거로 GDP를 추정하여 계산하는 것이다. 또 산출한 GDP를 전년 동기와 비교해 국민경제의 방향을 예측하기도 한다. 가끔 한국은행 총재가 TV에 나와 경기 예측을 발표하지 않는가. 모두 이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실제 사내 생활은 어떤가.
글쎄, 그건 양날의 칼이 아닐까. 전반적으로 조심스럽고 신중한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어떤 일에 있어서든 정확하기도 하다. 이곳에선 모든 일을 원칙에 입각해 처리한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요구하는 인재상도 성실성·책임감·신중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잘 적응하기도 하고. 최신 트렌드를 좇는 광고업계처럼 통통 튀진 않지만 꾸준하고 지속적인, ‘한결 같은 직장’이다.

-일하는 데 있어 적성이 중요한가.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일을 하다가 무조건 ‘적성에 안 맞으니 못 하겠다’고 딱 자르지 않았으면 한다. 그보다는 맡은 일을 즐겁게 처리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때론 일하면서 새롭게 적성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선을 긋지 말고 마음을 열어놓는 자세가 필요하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기본적으로 학교생활에 충실해야 한다. 젊을 때 어떤 분야에 ‘올인’한다는 것은 자신을 아끼고 저축하는 것과 같다. 또한 외부에서 봤을 때 객관적인 평가 잣대는 아무래도 ‘숫자’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컨닝을 해가면서까지 학점 관리를 하라는 말은 아니다. 요즘 일부 대학생들, 원칙을 어기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 하지만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자신을 이뤄가는 한 부분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컨닝 쯤이야’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평소에 성실히 생활하도록 하자.

남을 배려하는 태도도 정말 중요하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남을 배려하는 자세’야 말로 사회적 성공을 가름하는 열쇠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잘 살린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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