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어떤 직업보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 작가인 것 같아요”라며 예쁜 눈웃음을 짓는 권수현(정외·99년 졸)씨. 그는 청치마, 분홍 귀고리 등 05학번 대학 새내기라고 해도 믿을 만큼 앳된 모습이었다. 한강 나들이 인파가 붐비던 화창한 5월, 여의도 MBC 경영센터 1층 로비에서 봄처럼 해맑은 그를 만났다.

그는 현재 ‘MBC게임’이란 케이블 채널에서 세 개의 게임 프로그램을 맡은 8년차 텔레비전 방송작가다. 방송작가는 프로그램 기획·출연자 섭외·대본 작업 등 방송의 시작에서 끝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 방송작가의 종류는 드라마 작가와 구성작가로 나뉘고, 구성 작가 역시 텔레비전 구성작가와 라디오 구성작가로 나뉜다고 한다. 그는 방송작가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자유로움’을 꼽았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를 누리기까지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글솜씨나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책임감’과 ‘성실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작가를 꿈꾸는 이화인들에게 “방송이라는 화려한 세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보다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나 역시 처음 방송작가가 되고 싶었을 때 방법을 몰라 막막했다”며 “방송아카데미를 선택해 방송계 인맥을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학창 시절에도 글쓰기를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대학 시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정치외교학과 학회인 ‘모의국회준비위원회’였다고 한다. “다른 학교 모의국회를 보러 다니고, 대본을 직접 써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며 “이 때부터 내 글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학점은 좋지 않았지만, 참여연대의 자원봉사 등 과외활동은 열심히 했다”며 후배 이화인들도 많은 경험을 쌓을 것을 추천했다.

그는 현재 상명대에서 게임학 석사 논문을 쓰며, 다음 학기부터는 강의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삶은 생방송 같은 것이니 매 순간을 긴장하되, 실수에는 연연하지 말라”는 권수현씨의 말에서 삶과 방송에 대한 애착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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