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목) 오후4시 세종문화회관 컨벤션홀에서 ‘고령화 시대의 신(新) 효문화’ 학술발표회가 열렸다. 이번 발표회는 보건복지부의 노인문제 정책에 반영될 ‘고령화 정보사회의 신 효문화 실천방안 연구’의 중간 결과를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우리 학교 조성남 교수(사회학 전공)와 송유진 강사(사회학 전공)·한국성서대 최선희 교수(사회복지학 전공)는 지난 7월부터 함께 이 주제를 연구해 왔다. 이와 함께 현재 세계효문화본부 총재로 있는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의 주제발표와 이동원 가족 아카데미아 원장 등이 참여한 종합토론이 있었다. 다음의 대화글은 학술발표회의 발표와 토론 내용을 기자가 재구성한 것이다.

 

조성남 교수: 요즘 자녀들은 부모와 자녀의 연을 끊겠다는 ‘절연(絶緣)각서’를 쓰면서까지 노부모 부양을 기피한다. 우리나라 효문화의 문제점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홍일식 총재: 효행상 대상자들을 심사하면 과거 농경사회 때처럼 무조건적으로 부모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자녀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오늘날에는 부모가 물려준 재능을 살려 자신의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는 것이 더 적합한 효행이자 새로운 효문화의 시작이다. 효문화는 사회의 흐름에 맞춰 변해야 한다.

­조성남 교수: 다른 경험을 하며 살아온 다양한 세대들이 화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효문화가 필요하다. 기존의 효문화는 가정이란 좁은 틀 안에서 이뤄져 가족 구성원의 부담이 크고 노인의 활동 폭이 좁았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오늘날의 효문화는‘혈연을 넘어선 가족 공동체 문화’로 변해야 할 것이다.

­강남구의회 박춘호 의원: 동의한다. 노인문제는 지역과 정부 차원으로 그 대상을 넓혀야 한다. 반드시 친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지역 내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의 활동 폭을 넓혀야겠다. 실제로 강남구는 양재천보호관찰·어린이공원 청결 지킴이 등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지역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이동원 원장: 노인들도 권위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간섭이나 잔소리 대신 칭찬과 유머를 아끼지 않는 등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긍정적인 노인과 함께 생활하면서 즐겁게 소통하고 배우며 존경할 수 있는 ‘신바람 나는 효문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연세대 이철원 교수(사회체육학 전공): 노인들이 여가 생활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서는 환경의 변화와 함께 노인 스스로 여가생활을 이끌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비교적 거칠지 않은 테니스 등을 통해 노인과 젊은층, 아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 이를 위해 테니스 공에 얇은 끈을 매달아 공이 멀리 날아가도 쉽게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등 노인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를 개발해야 한다. 또한 여가 생활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자신의 여가생활을 반성하는 ‘여가노트’를 가족과 함께 작성하면 체계적인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여가생활의 향상이 가족들과 노인을 ‘효’라는 끈으로 엮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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