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희(언홍영·1)씨



포스코관 앞 나뭇잎 색이 바란 것을 보면, 내가 처음 이 나무를 봤던 작년 여름이 떠오른다. 나는 수시모집에 합격해 남보다 좀 일찍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나의 대학생활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거나 남녀공학을 못 가 안타까워하는 마음보다는, 차분한 마음으로 앞으로를 준비하며 시작됐다. 입학하기 전 약 7개월 동안 입학 후 무엇을 할 지 매일 고민하고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지만 나도 모르는 새 내가 갈 방향의 큰 틀을 잡아놓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우선 나는 동아리 활동과 교환학생을 꼭 해보리라 마음 먹었다. 그리고 ‘공부도 열심히, 놀기도 열심히’란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입학을 했다.


어느 3월 중순, 학생문화관을 배회하다 ‘이화여대 아마추어 무선통신국 HAM’ 동방을 찾게 됐다. 나는 동방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반해버렸고 결국 동아리에 가입했다.


내가 그 때 HAM 동방을 찾은 것은 평소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지금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좋은 선배들과 동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그 날 동방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만큼 HAM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한 M.T·개국기념식·대동제 장터 등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줬고, 나의 대학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내 대학생활의 또 다른 키워드는 교환학생이다. 나는 일본문화에 관심이 많아 일본어권 교환학생에 선발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언어교육원에 다니면서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 또 같은 기숙사에 사는 일본인 교환학생 친구와 일주일에 한번 한국어 회화 공부도 한다.
뿐만 아니라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수업도 충실히 듣고 과제·시험 모두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으론 열심히 놀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관심만 가지면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학교에서 하는 행사나 특강·학술대회·심리검사·영화제·연주회·전시회들을 틈틈이 즐긴다.


별로 자랑할 것 없는 나의 1년에 대해 짧은 글로 두서없이 썼지만, 동아리 선배들과 동기들·일본인 친구·언어교육원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 그리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학부 친구들까지. 스무살 한 해동안 이화를 통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고, 그들 모두가 내가 용기를 내어 글을 쓸 수 있었던 계기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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