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징가제트: 무쇠 팔, 무쇠 다리로 못하는 것이 없게 만들어졌다.

한국의 아이들: 특수훈련을 받은 뇌, 영어발음 개선을 위해 찢긴 혀로 못하는 공부가 없게 만들어졌다.

× × × 한국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이 이제는 ‘인간 개조 프로젝트’로 치닫고 있다.

최근 강남 일대 정신과를 중심으로 ‘신경정신과 학습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 신경정신과 학습프로그램이란 정신과에 가지 않아도 될 청소년에게 ‘공부를 잘하게 되는 뇌’를 만들어주기 위해 학업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집중력 훈련을 하는 ‘치료’다.

얼마 전 보도된, 원어민들처럼 ‘R’과 ‘L’을 구별해 유창한 발음을 하게 해준다는 혀밑 절제 수술도 ‘인간 개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물론 이런 현상들이 새삼스럽지는 않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과잉교육열은 ‘세계도 OK하는’ 수준이니 말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4월말 20세 이상 성인 2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가정들이 소비생활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교육비로 전체 지출의 55.1%에 달한다고 한다.

심지어 자녀 교육비 때문에 빚을 지는 가정이 조사 대상의 8.6%를 차지할 정도다.

문제는 그런 맹목적인 교육열이 이제는 한차원 ‘업그레이드’ 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어머니들은 학원이나 과외교습 등 ‘주변적인’ 방법으로 자녀들의 학업을 관리했다.

오죽하면 ‘대치동 △△아파트’에 살아야 서울대에 간다는 신종 유행까지 만들어냈을까. 그런데 이제는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자신의 자녀를 ‘근본적으로 개조’해서라도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다.

아이가 정신과에 가는 것을 두려워할지, 혀밑 절제 수술을 싫어하지 않을지는 그다지 고려하지 않는다.

심리 치료나 혀밑 절제 수술이 원래 정신질환자, 혀짤배기 등 ‘환자’를 위한 치료 방법이지 교육의 수단이 아니라는 생각은 더더욱 없다.

단지 ‘내 아이가 공부를 잘해서 출세를 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그릇된 욕심만 있을 뿐이다.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자녀를 ‘개조’해 ‘조립된 천재’로 만들려는 한국의 일부 어머니들. 그들을 위해 의사들은 어쩌면 ‘DNA에 아이큐 향상 유도 물질을 첨가하는 방법’, ‘혀가 잘 굴러가도록 유전자를 조작하는 방법’ 등을 개발하기 위해 잠잘 틈도 없이 연구를 거듭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