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야당을 지지한다는 것만으로 민주적인 양심을 가진 시민의 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이러한 이분법적 틀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야에 관계없이 당선만을 몰표로 분파적 행동과 야합만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본교 제30대 총학생회 선거 일정이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학생들의 선거는 파행적인 기성 정치권에 대한 하나의 건강한 문제제기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과거 몇 년 전만 해도 총학생회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되었던 것은 각 후보들의 정치적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후보들의 정치적 입장과 더불어, 학생들의 요구와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제시된 후보들의 공약이선거의 쟁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선거 풍토의 변화는 나름대로 바람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약들이 주는 신선함도 잠시였을 뿐, 요즘 총학생회 선거의 공약들은 너무 비슷비슷해서 선거 모토와 운동원 복장이 다르다는 것 이외에는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기성정치인들이 당선을 위해 공약을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다양하고 새롭다는 약, 더 많은 수의 공약을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다양하고, 새롭다는 것이 곧 공약의 진실성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한 두가지의 공약일지라도 이화의 학우들이 가장 절실히 요구하는 것, 즉 내년의 총학생회가 반드시 수행해야 하고 또 수행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철저히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광범의하게 학우들의 의사를 묻고 조정하는 활동들을 펼쳐 나가는 집중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화인들은 캠퍼스 곳곳에서 만날 후보들을 좀더 열린 가슴으로 맞이하되, 그들의 공약에 대해서는 냉철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또한 핵심 공약을 통해서 각 후보들 간의 차이를 변별하고 무엇이 자신과 이화공동체를 위한 가장 좋은 선택인가를 치열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선거는 습관적인 삶에 대해 "아니오" 라고 말하면서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윤리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장이 돼야 한다.

‘아니오’라고 말하면서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윤리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장이 돼야 한다.

‘습관’이 막강한 권력보다 더 우리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습관적 삶은 그 자체가 노예적인 삶이다.

선거를 통해 우리 스스로가 습관적 삶은 그 자체가 노예적인 삶이다.

서넉를 통해 우리 스스로가 습관적 삶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때, 그것은 그 어떤 격렬한 정치적 이슈보다도 더 혁명적이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관례적 행사가 아니라 참된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관정이 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