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란(사생·3)

많은 이화인들 손에 들린 ‘Mosaic’을 보니 1학년 때 수강했던 영어Ⅰ·Ⅱ 수업 생각이 났다. 영어 공포증을 자아내게 만들었던 영어 수업은 아직도 많은 이화인들 사이에서 불만의 대상인 것 같다.

영어 수업은 ‘Mosaic’을 주교재로 해 온전히 영어로만 진행한다. 교수님에 따라 수업 방식이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대부분 교재를 미리 읽은 후에 학생이 질문을 하고, 교수님이 설명을 해주는 방식이다. 그 과정이 끝나면 보조 유인물을 통해 간단한 문제를 풀며 수업 내용을 정리한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말해야 한다. 독해와 문법 위주로 이뤄졌던 중·고등학교의 영어수업과 달리 영어로 듣고 말하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수업방식이다.

여기까지 살펴본 바대로라면, 독해실력과 회화실력을 동시에 향상시켜줄 매우 이상적인 수업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문제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회화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인문계 중·고등학교에서는 회화 수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기 때문에 영어 수업을 듣기에 필요한 영어 회화 실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비교적 회화가 수월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회화 실력과 독해 실력을 동시에 향상시켜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정확히 해석되지 않는 독해 지문을 알아들을 수 없는 교수님의 설명으로 보완하기는 벅차다. 영어 수업이 필수교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실용적인 영어 표현을 배울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으로 여행을 가거나 연수를 가기 위해서는 영어회화 학원을 따로 다녀야하는 실정이다.

문제점을 해결할 여러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겠으나, 내가 생각하는 방안은 영어 수업을 두 과목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회화 시간에는 원어민과 함께 실용적인 표현들을 익히고, 독해시간에는 독해와 문법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영어로 진행하는 방법보다 우리말로 진행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방안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표현을 배울 수 있고 수준 높은 문장을 접하며 독해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영어수업을 막연히 어렵게 생각했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