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일 제56대 총학생회(총학) 선거에서 5년 만에 경선 끝에 총학이 탄생했다. 스타트, 초록 바람 선거운동본부 (선본) 중 ‘스타트’가 총학으로 당선돼 3년만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를 탈피했다. 이화 구성원이 제56대 총학에 새롭게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재학생, 학내 노동자, 본교자치단위와 생활도서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총학 선거에 참여한 이화인이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총학 선거에 참여한 이화인이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박소현 사진기자

 

기숙사 거주 학생들이 바라는 점은

본교가 신입생에게 기숙사 우선순위를 주는 만큼, 신입생들 사이에서는 기숙사 관련한 목소리가 많았다. 현재 기숙사에 거주 중인 강해흘(호크마·23)씨는 총학이 기숙사 문제에 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길 바랐다. 특히 반복되는 와이파이 오류와 엄격한 벌점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강씨 는 “학교까지의 거리가 멀어 기숙사에 입주했는데 벌점 제도가 엄격해 거주지를 잃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기숙사 학식에 관한 의견도 나왔다. 문예랑(전기전자·23)씨는 “학식 중 특히 기숙사식이 부실하고, 식사 가능 시간이 너무 짧아 수업이 있으면 먹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씨는 총학이 학식을 개선해 “식사 시간을 유동적으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SNS 소통 창구를 활용해 학생들이 바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정(간호·23)씨도 “셔틀버스의 불편함과 학식의 품질을 개선하는 공약 위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신입생들은 애교심이 쌓이기도 전에 불만과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타학교로 이동할 수 있다”며 “위험하게 운행 되는 기숙사행 셔틀버스처럼 1학년이 사소한 사안으로 학 교에 불만을 갖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총학에서 사소한 불편함을 해소해 신입생들의 불만을 줄이면 좋겠다는 것이다.

 

공간확충부터 수업권 보장까지, 학생복지 개선 원하는 학생들

학생 복지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특히 부족한 휴게 공간이나 자치 공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모였다. 김제연(생명·22)씨는 “학교 내에서 잘 곳이 부족하다”며 “학내 휴게 공간을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수비(약학·21)씨 역시 “수면실 개방 공약이 있었는데, (총학이) 공약으로 낸 것을 전부 지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게 공간 외에도 자습 공간과 자치활동 공간 확충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황지원(식영·21)씨는 “(식영과가) 주로 수업을 듣는 생활관의 자습 공간인 루체테 라운지를 없앴다”며 교내에서 공부할 선택지가 사라진 불편함을 강조했다. 황씨는 “중앙동아리를 위한 동아리방과 체육관도 모든 동아리가 충분히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외부 대관을 위한 금전적 지원 확대나 효율적인 공간 분배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연(문정·20)씨는 “가장 먼저 요구하고 싶은 부분은 수업권”이라며, “복수 전공 중인 경제학과의 경우 계절학기 강의가 개설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과 학생회에서 의견을 모았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김세연씨는 “총학생회는 학교 전체를 대표하는 기구라, 각 학과의 상황을 모두 대변할 수없는 점을 안다”면서도“더 많은 학생들의 수업권이 보장될 수 있게 노력해달라”고 말 했다. 루이(Luyidong·커미·20)씨는 “수강 신청이 어려워 듣고 싶은 강의를 듣지 못했다”며 “한 강의의 정원을 늘리거나 수업을 늘리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루이 씨는 학과 특성에 맞는 실습수업을 늘리는 수업의 다양화를요구하기도 했다.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학교 홈페이지에 한국어와 영어만 표시되는 것에도 개선이 필요하다” 고도 덧붙였다.

등록금 인상과 관련한 공약에도 관심이 쏠렸다. 최정민(호크마·23)씨는 “등록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고 싶다”며 “총학이 건설되면 학교 재원 사용에 관해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3년 만에 비대위 체제에서 총학으로 전환된 만큼, 그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김세연씨는 “비대위 체제 동안은 학교에 요구사항을 전달해야 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TF를 꾸려 단기간에 해결하려고 노력한 경우가 많았다”며 “총학이 생기면 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사업으로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김경민(국문·20)씨는 “학생들을 위한 행사가 이전보다 풍성해지고, 다채로워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수자 인권 보장으로 다양성 존중하는 이화되길

본교 자치단위 틀린그림찾기는 총학에 인권 의제에 대한 꾸준한 발화와 행동을 기대했다. “총학에서 소수자 인권 보장에 대해 꾸준히 발언한다면, 학내 소수자들도 학교 생활에서 배제될 걱정 없이 이화 구성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구체적으로 총학 차원 에서의 권리 의제 세미나 주최를원했다. 이어 “총학에서 기획하는 다양한 사업에 대한 안내와 홍보글마다 시각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를 달아 달라”고 요구했다. 총학에서 잊지 않고 배리어프리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배리어프리 보장은 장애학생들의 원활한 학내 이동을 위해 중요한 문제지만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학내 셔틀버스는 저상버스가 아니며, 건물 간 이동을할 때 가파른 경사로 인해 휠체어 이동이 어렵다. 틀린그림찾기는 “장애학생지원센터의 규모 확장 및 지원 확대와 점자블록이나 이동지원 차량의 요구사항이반영되기 위해서는 학교와의 원활한 소통이 필수적”이라며 “직접 의견 전달에 있어 한계를 겪었던 전 체제와는 달리 총학이 원활한 소통의 창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본교 자치단위 생활도서관은 “총학생회 이전 비대위 체제일 때 자치단위연합회와 소통이 적었던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총학이 있었을 때는 자치단위연합회와 함께 행사 <Right Light Festival>를 주최했다. 생활도서관은 이처럼 자치단위연합회를 더욱 알리고 학내 권리 감수성을 고취할 수 있는 기회가마련되길 기대 중이다. 생활도서관은 “권리와 다양성 의제는 학교 운영과 직결되지 않아 쉽게 뒷전이 된다”며 “비대위 체제 한계로 피력하기 어려웠던 의견들을 총학에서 내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생 자치가 힘을 얻어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중받는 이화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표했다.

 

장애학생 지원과 교내 안전 보장 활성화를 희망하며

장애학생지원센터 고윤자 연구원은 장애학생의 원활한 학교생활을 위한 장애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이 법정의무교육으로 진행되지만 수강률이 50% 충족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고 연구원은 “학교 전반 생활에 장애 학생들이 녹아들기 어려운 점이 많다”며 “어떤 상황에서도장애학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소소한 것에서부터 지원할 수 있는 캠퍼스 문화를 만드는 역할을 맡아주길 바란다”고덧붙였다.

교내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ㄱ씨는 경비원 인원 감축에 대한 대응을 바랐다. ㄱ씨는 “학관, 인문관, 후문의 경비인원이 6명에서 절반으로 줄어 3명”이라며 “원칙대로 하루 7번 순찰하려면 이제는 하루 종일 순찰만 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학교 측에서 경비 인원을 감축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ㄱ씨는 “증원까지는 어렵더라도 감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ㄱ씨는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 대한 발언임을우려해 익명을 요청했다.

 

◆대체텍스트: 시각장애인의 웹 접근성을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미지를 시각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글이나 문구.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