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김혜원(국문‧23)

 

 

초점 없는 눈동자, 그러나 그 눈동자에서 나는 분명히 사랑을 보았다. 사랑 안에 섞인 슬픔도 보았다. 눈동자에 여린 뿌연 안개를 내 엄지손가락으로 닦고 싶었다.

코가 왠지 모르게 아려오고 눈에서는 울컥울컥 뜨거움이 차오름을 느낀다. 마침내 코와 눈이 한 쌍이 되어 뜨거움에 잠겼을 때, 입도 슬며시 문을 연다. 그 소리가 슬프다, 슬퍼요. 차가운 손으로 입을 막아보려 애쓰지만 손가락 사이로 뜨거움이 새어 나온다. 소리를 타고 눈물이 한줄기씩 볼에 길을 만들며 흐른다. 나는 그 길을 기억해야만 한다.

눈물이 길을 만들며 흐를 때, 나는 뜨거움을 느낀다.

왜 눈물은 뜨거울까.

눈물의 이유에 슬픔만 있지 않음을 안다.

내 마음을 도려내 만든 눈물

내 마음을 도려내 만든 사랑아,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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