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음악대학이 함께한 ‘2023 평화음악회(Hand in Hand at Seoul)’

금난새 지휘자와 뉴월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스타워즈 시리즈 모음곡으로 2부의 문을 열었다. 무대 위로 밝은 조명이 비춰 가벼운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strong>정휘수 기자
금난새 지휘자와 뉴월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스타워즈 시리즈 모음곡으로 2부의 문을 열었다. 무대 위로 밝은 조명이 비춰 가벼운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정휘수 기자

가야금과 첼로의 선율에 활기찬 탬버린 소리가 어우러지자, 객석의 아이들이 눈을 반짝였다. 이제는 고전 명작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1989)에 나오는 ‘언더더씨(Under the sea)’의 전주가 대강당을 가득 채웠다. 어린 아이뿐만 아니라 함께 온 부모들도 연주에 한껏 몰입해 노래를 따라 부르며 동심으로 돌아갔다. 본교 가야금 앙상블 ‘WITH’와 첼로 앙상블 ‘이화첼리’의 활기찬 1막 마지막 연주가 끝나고 현실 세계로 돌아온 관객들의 기립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입장에 나이 제한이 있는 기존 오케스트라 공연과 달리 어린 아이들에게도 문을 활짝 연 만큼 애니메이션 노래를 선택했다. 남북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해 열린 ‘2023 평화음악회(Hand in Hand at Seoul)’는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에게 ‘손을 내민다’는 주제로 4일 본교 대강당에서 열렸다.

어린 관객들을 위한 연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금난새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뉴월드필하모닉(New World Philharmonic Orchestra)’은 웅장한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모음곡 연주로 2부의 막을 열었다. 클래식을 친근한 노래로 들려주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큰 호응을 얻었다. 작중 악당이자 “I am your father(내가 너의 아빠다)”라는 대사로 유명한 ‘다스 베이더’의 등장 배경 음악은 스타워즈를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익숙하게 다가갔다.

본교 가야금 앙상블 WITH(위드)와 첼로 앙상블 이화첼리의 디즈니 모음곡 연주로 1부가 마무리됐다. 익숙한 노래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몰입했다. <strong>정휘수 기자
본교 가야금 앙상블 WITH(위드)와 첼로 앙상블 이화첼리의 디즈니 모음곡 연주로 1부가 마무리됐다. 익숙한 노래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몰입했다. 정휘수 기자

 음악회에는 서울 지역아동센터 아동들과 다문화 가정, 그리고 탈북 청소년 약 650명이 초청받았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들이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공연 중 정숙을 이유로 어린 아이들의 입장을 금하는 일반적인 오케스트라 공연과 달리, 이번 음악회에는 나이 제한을 없애 아이들이 내는 소음도 교감의 일부로 승화시켰다.

탈북 청소년이 초청된 이번 음악회는 남북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특히 전쟁으로 무고한 시민의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사무엘 코헨(Samuel Cohen)이 작곡한 중동 지역의 노래 ‘희망’은 2023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종식을 기원하는 취지에서 연주됐다. 열린 음악회에 걸맞게, 배일환 교수(관현악과)와 본교 관현악과 학생 27명으로 구성된 이화첼리는 ‘희망’ 연주를 통해 전쟁 중인 사람들에게 응원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배인환 교수(관현악과)와 본교 첼로 앙상블 이화첼리가 2023 이스라엘-하마스전 종식을 기원하는 취지에서 '희망'을 연주 중이다. <strong>정휘수 기자
배인환 교수(관현악과)와 본교 첼로 앙상블 이화첼리가 2023 이스라엘-하마스전 종식을 기원하는 취지에서 '희망'을 연주 중이다. 정휘수 기자

‘희망’은 사전에 나눠 준 음악회 계획표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현장에서 즉흥으로 연주됐다. ‘희망’의 처연한 멜로디는 관객들이 전시 상황에 있는 중동 지역의 비극에 공감하게 했다. 첼로의 중후한 소리는 느린 속도의 음악과 어우러져 정서를 극대화했다. 1부 사회를 맡은 배 교수는 “사랑과 진정성이 담긴 음악은 서로 다른 문화, 종교 그리고 국경을 초월해 평화를 줄 수 있다”며 “서로 다른 음들이 조화를 이루듯 함께 꿈을 꾼다면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음악회에 참여한 창작국악팀 ‘임팩트’의 안지수(한국음악 석사과정)씨는 “저희 연주를 통해 많은 분이 위로와 치유를 받는 시간이었길 바라며,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신 분들께 곧 평화와 고요가 찾아오리란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음악회에 아버지와 여동생과 함께 방문한 정희수(14·여)양은 “학교에서 시청각 자료로만 경험한 국악기 소리를 실제로 들으니 좋았고 서양 음악과 조화가 재밌게 들렸다”고 말했다. 또한 아들의 손을 잡고 음악회에 온 전종찬(38·남)씨는 “대부분 오케스트라 공연은 아이 동반 입장이 불가능한데 이번 음악회에는 아이를 데리고 와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음악회 1부는 본교 음악대학의 풍성한 공연으로 가득 찼다. 배 교수를 비롯해 양귀비 교수(성악과)의 공연이 진행됐고, 1부 공연에 이화첼리와 WITH, 본교 해금 앙상블 ‘해이야’가 함께했다. 2부는 금난새 지휘자와 뉴월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이끌었는데, 기존 클래식 공연에서 쉽게 보기 어려웠던 하모니카와 기타, 색소폰과 협연을 해 소리의 다채로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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