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동아리 연습실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오케스트라 중앙동아리 에세이오스(ESAOS)는 동아리방에서 약 1시간 걸리는 서초구 양재역 근처 연습실을 빌려 연습하는 날이 많다. 첼로, 오보에 등 무거운 악기를 들고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야 연습실에 도착한다. 30명이 넘는 부원과 악기 수용이 가능한 큰 평수에 보면대, 의자가 설치된 오케스트라용 연습실은 많지 않다. 비용이 부담되지 않는 곳을 찾으려면 양재역 근처까지 가야 한다. 학문관 연습실을 예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8개의 공연 중앙동아리가 사용하는 학생문화관(학문관) 연습실은 단 2곳이다.

중앙동아리가 주로 사용하는 학문관 지하1층 연습실 2. <strong>김아름빛 기자
중앙동아리가 주로 사용하는 학문관 지하1층 연습실 2. 김아름빛 기자

학문관에서 재학생이 공간대여를 신청할 수 있는 곳은 연습실, 전시실, 소극장 등 12곳이지만 중앙동아리 대부분은 학문관 지하 1층의 연습실 1, 2를 사용한다. 연습실 1, 2는 각각 약 179㎡(약 54평), 약 162㎡(약 49평)으로, 전면 거울 등 연습에 필요한 시설이 있다. 2013년 연습실 두 곳이 학관에 더 마련됐지만 이마저도 학관이 재공사에 들어가며 사라졌다.

연습실이 부족하니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연습실 예약은 동아리연합회(동연) 운영 홈페이지 게시글에 사용 신청 댓글을 다는 방식에서 이화포털정보시스템(eportal.ewha.ac.kr)의 ‘공간 예약’에서 신청하는 방식으로 8월 바뀌었다. 동연 담당자가 직접 댓글을 수합해 공간을 배정했기에, 실수가 발생할 경우 동연 담당자가 모두 책임져야 하는 부담을 없애기 위함이다. 중앙동아리 응원단 파이루스(PYRUS) 단장 설유진(커미⋅22)씨는 “이전에 동연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때는 한 게시글에 댓글이 80~100개 정도 달렸다”고 말했다. 재즈 댄스 중앙동아리 뷰할로(viEWHAllo) 공동대표 김진아(생명⋅22)씨는 “(유레카로 예약 방식이 바뀐 뒤에도) 수업이 끝난 저녁 시간대에는 예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문관에 있는 연습 공간을 예약하지 못하면 외부 연습실에 가야 한다. 중앙풍물패 동아리 액맥이는 연습에 필요한 장구, 징 등 무거운 악기를 들고 연습실까지 이동한다. 액맥이 회장 이채은(휴기바⋅22)씨는 “학문관 밖 연습실까지 악기를 메고 이동하기 힘들다”며 “연습실 예약을 못하면 교내에 연습할 곳이 없어 연습실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외부 연습실에 간 동아리는 예약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에세이오스 회장 심규솔(간호⋅22)씨는 “3시간 반 연습에 15~20만 원 정도가 든다”고 말했다. 재즈 댄스 중앙동아리 뷰할로는 공연 전 주에는 일주일에 3번 이상 연습하는데, 학문관 연습실을 잡지 못하면 외부 연습실에 가야 한다. 외부 연습실은 한 번 사용에 3~4만원이 든다. 뷰할로 공동대표 김나영(유교⋅21)씨는 “외부 연습실을 쓰는 데 비용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연습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습 공간을 늘려야 한다. 액맥이 회장 이씨는 “연습실 수가 적은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에세이오스 회장 심씨는 “학문관 연습실을 늘리지 못하면 교내 다른 공간이라도 개방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처 학생지원팀(학생지원팀)은 “연습 공간이 부족한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학문관 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공간을 학생들에게 개방한 상태”라고 말했다. 10월 초부터는 공사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던 학관 연습실 3개를 개방할 예정이다.

학문관과 학관 외 타 건물 공간 개방은 어려운 상황이다. 타 단과대학(단대) 건물은 단대 소속 학생만 사용할 수 있거나 단대 학생이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내 전반의 공간 배정을 관리하는 기획처 기획팀은 “단대가 관리하는 단대 건물에 동아리를 위한 공간을 배정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며 “학관처럼 새 공간이 마련되면 논의를 통해 부족한 공간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지원팀도 단대에서 관리하는 단대 건물 공간 사용에 관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생지원팀이 각 단대에 중앙동아리의 공간 사용을 요구하기에는 “동아리연합회나 동아리의 문의가 없어 논의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동연 이다경 회장은 학교 측에 연습실 부족 문제를 건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동아리로부터 건의가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연은 동아리 건의가 들어오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데, 연습실 부족에 대해 직접적인 해결을 요구한 동아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동연 구성원이 매년 바뀌는 것도 문제의 지속적인 논의를 어렵게 한다.

외부 연습실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금 논의도 있었다. 파이루스 단장 설씨는 “연습실 대여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금전적 지원방안을 학교가 고려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중앙동아리는 학기당 30만 원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이에 학생지원팀은 “예산은 한정돼 있어 동아리 지원금을 늘리면 다른 활동 지원금이 줄어들어 지원금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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