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금)에 있었던 종합과학관D동 승강기 멈춤 사고 현장 사진이다. 지하 1층과 지하 2층 사이 반층에 걸친 상태로 구조가 진행됐다. 제공=안채연씨
22일(금)에 있었던 종합과학관D동 승강기 멈춤 사고 현장 사진이다. 지하 1층과 지하 2층 사이 반층에 걸친 상태로 구조가 진행됐다. 제공=안채연씨

학내 승강기 안전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22일(금) 종합과학관D동(종과D동)에서 갑작스러운 안전장치의 작동으로 승강기 멈춤 사고가 발생했다. 3일 뒤인 25(월)에는 ECC 선큰가든에서 승강기 사고 의심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25(월) 오후12시30분경 ECC 선큰가든 최우측 승강기 신고가 접수됐다. 지상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하강하던 승강기는 지하 1층에서 와이어 작동음과 함께 평소보다 강하게 멈춰 섰다. 탑승자 9명 모두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그중 1명이 본교 종합상황실에 신고했다. 

해당 신고로 승강기 작동이 중지됐으나 현장에 출동한 종합상황실 관계자는 추락이나 안전사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종합상황실은 “승강기가 평소보다 강하게 멈춰 충격이 느껴진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상황실의 입장과 달리 학생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ECC 승강기 신고 접수 5분 전인 오후12시25분경에 해당 승강기를 탑승한 고보민(화신공·18)씨는 “승강기 와이어 소리가 태어나서 들어본 중 가장 컸다”며 “승강기에서 내린 뒤 에브리타임(everytime.kr)을 보니 하차 5분 후 사고가 발생해 너무 놀라 현재까지 승강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월) 사고 의심 신고 직후 ECC 선큰가든 승강기의 사진이다. 지상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하강 운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strong>정휘수 기자
25일(월) 사고 의심 신고 직후 ECC 선큰가든 승강기의 사진이다. 지상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하강 운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정휘수 기자

ECC 승강기 신고 접수가 있기 3일 전인 22일(금), 종과D동에서 승강기 멈춤 사고가 발생했다. 종과D동 좌측 승강기가 오후1시55분경 지상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하강하던 중 ‘쿵’ 소리와 함께 멈춰섰다. 20분 후인 오후2시15분 탑승자 7명이 전원 구조됐다. 본교 관리처 안전팀에 의하면 현재까지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탑승자 한 명 외 추가로 접수된 인명 피해는 없다.

안전팀은 종과D동에서 발생한 사고 원인을 카도어(car door)에 부착된 안전장치 작동으로 봤다. 카도어는 승객을 수송하는 칸에 부착된 문으로, 결함을 감지한 안전장치가 작동돼 운행이 중단된 것이다. 안전팀은 해당 승강기 제조와 유지 보수를 담당한 업체 ‘오티스’에 정밀 점검을 의뢰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으며, 검사 결과는 해당 승강기 앞에 게시될 예정이다.

사고 직후 탑승자 중 한 명이 승강기 내부에 설치된 비상통화장치를 눌러 종합상황실에 신고했지만 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아 구조가 지연됐다. 비상통화장치의 음질이 좋지 않아 양측이 서로의 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5분 뒤 또 다른 탑승자가 종합상황실에 전화해 두 번째 신고를 접수했다. 해당 승강기에 탑승한 손수민(컴공·21)씨는 “비상통화장치 스피커 소리가 너무 작아 종합상황실과 연결됐는지 몰랐을 정도”라며 “이후 사고 발생 장소를 두 차례나 묻는 등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 인적사항 조사도 미흡했다. 종합상황실은 구조 직후 7명의 탑승객 중 1명에게만 인적사항을 요청했다. 다른 6명의 탑승자에 대한 파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상황 설명과 추후 대처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종합안전관리매뉴얼(2023년)의 ‘승강기 안전 매뉴얼’ 중 ‘사고 발생 시 사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내용이 잘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승강기에 탑승했던 안채연(디자인·23)씨는 “현장에서 모두의 인적사항 수합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종합상황실에 물어보니 재차 한 명만 남기고 가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후 안씨가 학교 측에 항의한 뒤에야 피해 학생들을 찾아 다시 안내하겠다는 약속을 받을 수 있었다. 

안전팀은 종과D동 승강기 사고와 관련해 후속 조치에 나섰다. 안전팀 관계자는 “구조에 투입된 인원을 대상으로 모든 탑승자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도록 재교육을 했다”고 말했다. 25일(월) 사고가 발생한 종과D동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 승강기 문 전체에 “해당 일시에 승강기 내에 계셨던 분 중 후유증 등이 있으신 분은 아래 연락로 알려주길 바란다”는 글도 부착됐다. 총무처 총무팀도 사고로 강의에 정상 출석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출석이 인정되는 사고 확인서를 제공하고 있다.

종과D동 좌측 승강기의 멈춤 사고가 올해 처음은 아니다. 해당 승강기에서는 3월15일(수) 오전9시15분경 지상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하강 운행하던 중 멈춤 사고가 발생했다. 승강기의 제어와 운행에 필요한 명령을 수행하는 부품인 제어반의 오작동이 원인이었다. 구조까지 10분이 걸렸으며 탑승자 5명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다. 문제 원인이던 제어반은 즉시 교체됐으나, 탑승자에 대한 후속 조치는 없었다. 당시 승강기에 탑승했던 김난희(호크마·23)씨는 “정신적으로 크게 놀랐다”며 “외상이 없었던 사고라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는 건 아닌데 학교 측에서 아무런 안내나 후속 조치도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승강기 사고에 대해 안전팀은 “매월 1회 승강기 유지보수 전문 업체의 정기 점검을 받고 있으며 매년 1회 한국승강기안전원에 정밀 검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승강기 구조상 내부에 있다가 구조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사고가 발생하면 내부에 갇히더라도 무리하게 탈출을 시도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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