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 B338호로 들어가는 복도 유리문에는 ‘외부인 출입 금지’ 표시가 붙어 있다. 굳게 닫힌 ECC 수면실은 2020년 2월 말부터 코로나 발생 이후 현재까지 4년째 운영이 중단됐다. 대면 수업은 3학기째 이뤄지고 있지만 운영되는 수면실은 학생문화관(학문관) 1층 수면실이 유일하다. 학생들은 ECC에 휴식할 공간이 부족하다며 수면실 재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수면실 앞 유리문이 외부인 출입 금지 안내문을 붙이고 굳게 닫혀있다. 지수현 기자
수면실 앞 유리문이 외부인 출입 금지 안내문을 붙이고 굳게 닫혀있다. 지수현 기자

본교 ECC 열람실은 시험 기간인 4, 6, 10, 12월 약 일주일 동안 24시간 운영되지만, ECC 건물은 자정부터 오전5시 사이에 통제돼 건물 출입이 불가하다.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새벽 ECC 내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은 수면실이 유일하다. 2023학년도 2학기 개강과 함께 수면실 재운영을 바라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면실 운영 중단 이전 수면실을 활발히 이용했던 이재원(경영·19)씨는 “밤을 새우고 다른 수면실이 위치한 학문관까지 너무 멀어 ECC 수면실을 많이 이용했었다”며 “올해 1학기 때 잠시 들러 쉬려고 했는데 없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조아현(사교·22)씨는 “잉여계단은 불편해서 오래 있지 못한다”며 “잉여계단에 누워있는 것보다 수면실을 가는 게 훨씬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ECC에서 쾌적하게 휴식할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윤진(간호·21)씨는 “열람실이 24시간 운영되는 시험 기간에 수면실을 운영하면 밤을 새울 때 유용할 것 같다”며 “학생들이 ECC에서 수면할 수 있는 충분한 장소를 빨리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세민(간호·21)씨는 “공부를 하기 위해 ECC를 자주 오는데 건물이 통 유리로 돼 있어 냉난방이 잘 되지 않는다”며 “힘들 때 시원하고 편안하게 누워 쉴 공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3월 종합과학관 현대자동차동 라운지가 개편되고 9월 학관이 재건축되는 등 교내 리모델링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이 쉴 공간은 줄어들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씨는 “코로나 이후로 학교 시설 보수가 활발히 진행돼 학습공간은 많이 생겼지만 오히려 휴게 공간은 축소된 것 같다”며 “학교는 공부뿐만 아니라 휴식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CC 수면실을 담당하는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ECC 수면실은 창문이 없고 밀폐돼 자연 환기가 어렵다”며 “코로나 기간 동안 불가피하게 운영을 제한해 왔다”고 말했다. 본교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전면 대면 수업이 재개되면서 수면실 재운영 여부를 검토했지만 개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13년에 설치한 수면 의자는 노후해 폐기됐고, 기존 환기 설비의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수면 의자 재구입 예정 시기, 재개방 시기 등 추후 운영 계획을 다시 묻자,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수면실 운영 여부는 검토 중”이라며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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