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교육과, 42만원 답사비용에 부담 느낀 학생들

사회과교육과 학생들이 학술답사에 가서 찍은 단체사진이다. 제공=사회과교육과 홈페이지
사회과교육과 학생들이 학술답사에 가서 찍은 단체사진이다. 제공=사회과교육과 홈페이지

사회과교육과 학술답사 장소와 일정에 학생들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사회과교육과 내 역사교육전공, 지리교육전공, 사회교육전공 학생들은 매 학기 전공별로 학술답사를 다녀온다. 답사 목적은 각 전공 특성을 살려 교육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지만 학생들은 학술답사로 얻는 깨달음보다 불만이 크다. 세 전공 모두 4학년 전공필수 교과목 <학술답사>를 듣기 위해 5번의 학술답사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때 학생들의 개인 일정과 상황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 취재원의 개인정보가 공개돼 소수과 특성상 개인이 특정될 위험이 있어 일부 취재원에 익명을 사용했다.

답사로 못 가는 수업과 일정, 학생이 알아서 감당해야

답사 일정은 매 학기 초 각 전공 단톡방과 학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학생들에게 공지된다. 지리교육을 부전공으로 선택한 김우정(경제·19)씨는 21일 예정된 학술답사를 위해 학과 홈페이지에서 일정 공지를 확인하려 했지만 8월31일에서야 답사 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답사 일정들과 겹치는 동아리 등의 개인 일정은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전공 졸업 요건이기에 답사에 빠지기 어렵다는 사유서를 동아리에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23학년도 1학기 제주도 학술답사를 다녀온 ㄱ(사교·22)씨도 답사가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 일정을 공지 받았다. ㄱ씨는 2학기에 예정된 답사가 아르바이트 일정과 겹쳐 답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일방적으로 공지된 일정에 학생들은 일상과 답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개인 일정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에서의 불이익도 감당해야 한다. ㄱ씨는 “학과 사무실에서 출결 인증서는 제공하지만 수업 자체는 학생들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학과 사무실에서 출결 인증서를 받으면 학생들이 직접 해당 수업 교수나 학과 행정실에 문의해 인증서를 제출한다. 출결에서 감점은 없지만 수업에 빠진 공백은 학생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녹화 강의를 따로 올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학생 이 스스로 수업내용을 보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ㄴ(역교·22)씨는 2023년 1학기에 다녀온 역사교육 답사 일정이 수업과 겹쳐 목요일과 금요일 수업 두 개의 녹음본을 따로 구해야 했다. ㄴ씨는 “다행히 친한 과 친구가 있어서 녹음본으로 수업내용을 보완했다”며 “보통 에브리타임 게시판에서 사례금이나 기프티콘을 주고 녹음본을 구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 번에 42만원...부담되는 답사 비용

답사 비용도 학생들이 오롯이 부담해야 한다. 21일 예정된 지리교육 학술답사 비용은 1인당 42만 원이다. 김씨는 “2박 3일 동안 제주도를 다녀오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비싸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방적으로 공지받은 답사 비용을 급히 마련하기엔 높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1학기에 사회교육전공 답사를 다녀온 ㄱ씨는 “제주도 답사 일정공지가 늦게 나와 갑자기 20만 원을 내야 했던 게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답사 장소에 따라 비용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학생들은 비용에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사회교육전공의 2023학년도 1학기 제주도 답사 비용은 27만 원이었지만 2학기 서울 답사는 2만 원이다. ㄱ씨는 “적은 비용을 내고 답사를 다녀올 수 있을 때 가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답사에 학생 의견 반영 필요해

학생들은 답사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씨는 “지리학을 학술적으로 배우기 위해서는 학술답사를 통해 자연경관을 직접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학술답사 경험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ㄱ씨도 “답사 전에는 답사 갈 유적지에 관해 보고서를 쓰고, 본격적인 답사에서는 현장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며 “답사 자체는 필요한 교육과정”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술답사 진행 과정에서 학생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ㄱ씨는 “답사 일정이나 장소에 있어서 학생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답사의 본질과 의미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ㄴ씨는 “답사 자체는 의미 있는 활동이지만 일정과 비용 면에서 학생에게 부담이 되는 활동이 꼭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단순히 비용이나 장소를 기준으로 답사를 고르다 보니 정작 답사에서 무엇을 하는지는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다. 허정인(지교·22)씨는 “전공생에게 답사는 필요하지만 다른 전공 수업을 듣는 경우 수업을 불가피하게 듣지 못하는 점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과교육과 행정실은 “학생들이 수업에 빠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3월과 9월 중 목, 금, 토요일에 답사 일정을 잡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학과 자체에서 지원해주는 답사지원비에 관해서는 “사회과교육과는 인문사회계열로 분류돼 실험실습비처럼 별도로 지원비가 제공되기 어렵다”며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답사 비용 줄일 방안을 계속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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