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에 위치한 인공지능대 라운지. 첨단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신설된 인공지능대학은 교수채용과 공간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strong>권찬영 기자
ECC에 위치한 인공지능대 라운지. 첨단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신설된 인공지능대학은 교수채용과 공간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권찬영 기자

 1기 입학생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점을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정서진(인공지능∙22)씨는 AI융합학부 인공지능전공의 1기 신입생이다. 정씨는 신설 학과의 이점을 기대하며 입학했다. 그러나 본교엔 인공지능전공만을 담당하는 교수도 없었고, 학생들을 위한 공간도 부족했다.

2022학년도 1학기 본교는 AI융합학부 인공지능전공을 신설해 38명의 신입생을 맞았다. 본지 1618호(2021년 5월10일자)에 따르면 “기획처 기획팀은 첨단분야 인재 양성에 주력하기 시작한 교육부의 흐름을 좇아 인공지능 관련 학과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2023학년도 1학기에는 별도 단과 대학으로 인공지능대학(인지대)이 설립됐다. 이와 함께 기존의 AI융합학부 인공지능전공이 인공지능학과로 개편됐고 데이터사이언스학과가 신설됐다.

인지대만의 교수가 필요하다

2023학년도 1학기 기준 인지대 교수진은 대부분 타과와 인지대를 겸임한다. 인공지능학과 7명의 교수진 모두 컴퓨터공학과나 사이버보안학과 등의 타과 교수를 맡고 있었다. 데이터사이언스학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명의 교수진 중 9명이 컴퓨터공학전공이나 경영학부 등의 타과 교수였다. 타과 교수로 재직하던 이들이 인지대 신설 후에 해당 과와 인지대를 함께 맡게 된 것이다.

한 명의 교수가 두 개 이상의 학과에서 수업하다 보니 2023년 2학기 수강신청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두 학과에서 모두 열리는 전공과목의 교수진 배정에 의견이 엇갈렸다. <자료구조>와 <컴퓨터구조>는 인공지능학과와 컴퓨터공학과 학생 모두 수강하는 전공과목이다. 두 학과 모두 <자료구조>를 전공필수 과목으로 요구한다. <컴퓨터구조>는 컴퓨터공학과에서는 전공필수이고 인공지능학과에서는 전공선택이다. 민동보 교수(컴퓨터공학과∙인공지능학과)는 2022년 2학기 컴퓨터공학과에서 <자료구조>를 담당했던 것과 달리 2023년 2학기에는 인공지능학과 분반을 맡았다. 윤명국 교수(컴퓨터공학과)도 마찬가지다. 2022년 2학기 컴퓨터공학과에서 <컴퓨터구조>를 담당했지만 2023년 2학기에는 인공지능학과 분반을 맡았다. 컴퓨터공학과 수업을 담당하던 두 교수가 인공지능학과 분반만 맡자,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컴퓨터공학과 사무실은 2023년 2학기 수강신청에 인공지능학과와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이 합반으로 수강할 수 있는 <자료구조>와 <컴퓨터구조> 분반을 추가로 개설했다.

인지대는 신설 1년 반만인 2023년 2학기가 돼서야 인지대 전임교수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 인공지능대학장 박현석 교수(컴퓨터공학과∙인공지능학과)는 “좋은 교수를 임용하기 위해 연구업적 등을 엄격히 보고 있다”며 신임 교수 채용 계획을 언급했다. 인공지능학과와 데이터사이언스학과는 2023년 2학기 신임 교수를 각각 1명씩 채용했다. 2024년 1학기에도 각각 2명의 교수가 추가 채용될 계획이다.

신임 교수 채용을 시작했지만 2022년 AI융합학부 인공지능전공의 신설 당시 임용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준비 과정에서 외국 대학 출신 전임교원 및 석좌교수 특채도 추진했으나 계획대로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지대만의 공간은 어디에, 편히 쉴 공간 없는 인지대생들

 인지대는 단과대학으로 신설됐음에도 불구하고 전용 건물이 없다. 정씨는 “ECC에 위치한 인지대 라운지나 전용 PC 실습실 등 학생들을 위한 장소 마련에 신경을 많이 써주는 편”이라면서도 “과방이 없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회의하거나 공강 시간에 편하게 쉴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회과학대학이 이화・포스코관을, 엘텍공과대학이 아산공학관과 신공학관을 사용하는 것처럼 본교 대부분의 단과대학은 전용 건물을 갖는다.

인지대 라운지 이용에 대한 불편과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최민정(데이터사이언스∙23)씨는 “많은 학생이 아직도 라운지인 줄 모르고 강의실로 들어가는 통로로 자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인지대 라운지는 ECC 복도에서 강의실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해 통로로 오해받기 쉽다. 최씨는 “인지대가 아닌 다른 단과대 학생이 사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도 말했다. 인지대 학생만을 위한 공간이지만 이를 보장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민영(데이터사이언스∙23)씨는 “현재는 라운지 공간이 넉넉하지만 앞으로 신입생이 계속 들어올 것을 생각하면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공간 부족 문제에 대해 “2023년 2학기부터 인공지능융합사업과 같이 사용할 대학원 연구실, 회의실 공간과 인지대 전용 프로젝트실습실, 학생자치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원 연구실 공간 2개, 학생 자치공간 1개, 회의 및 교수공간 1개, 프로젝트 공간 2개 등 6개의 공간 이용도 추가로 확정됐다. 박 교수는 “생활환경관, 헬렌관의 공사 예정으로 ECC에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