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전공 과목들이 담긴 수강신청 장바구니. 정정기간임에도 경쟁률이 3:1을 웃돈다. 정휘수 기자
경영 전공 과목들이 담긴 수강신청 장바구니. 정정기간임에도 경쟁률이 3:1을 웃돈다. 정휘수 기자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이 수강신청을 함께해 경쟁이 치열하다는 불만은 매년 제기되나 전공 수강신청 제도는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숙명여대, 한양대는 전공 수강신청 과열 문제를 해결하고자 어떤 방식을 채택했는지 알아봤다. 숙명여대와 한양대는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의 수강신청에 차이를 두고 운영 중이다.

 

과열되는 전공 수강신청, 터져나오는 불만

본교에서 2023학년도 2학기 수강신청 기준 우선수강신청이 적용되는 학과는 7개다. 이 중 경영학부(경영)는 나머지 6개 학부와는 달리 1학년부터 전공 우선수강신청권을 가진다. 주·복수전공에 진입한 학생뿐만 아니라 복수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도 많기 때문이다. 본지 1650호(2022년 11월7일자)에 따르면 2022학년도 후기 복수전공신청 중 가장 많은 학생이 경영을 지원했다. 경영 복수전공을 신청한 학생은 2021학년도에 1409명으로 본교 단과대 중 유일하게 1000명을 돌파했으며, 2019년부터 3년째 상승세다.

“한 학기를 휴학했다가 수강신청에 어려움을 겪어 반강제로 1년을 휴학하게 된 경우는 (동기들 사이에서) 무척이나 흔해요.” 김서진(경영·20)씨는 “경영학과 수강신청이 어려워 추가학기나 계절학기를 듣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영학과의 전공 최소 이수 학점은 49학점으로, 39학점인 사회과학대와 비교하면 10학점 차다. 김씨는 “매 학기 교수님에게 증원 메일을 보내고, 정정 기간 내내 (수강신청) 홈페이지를 확인하며 하나라도 잡으려고가슴을 졸인다”고 말했다.

이화인 수업권 찾기 프로젝트 ‘클래스업’에서 재학생 9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화인들이 느끼는 정원 부족의 심각도는 5점 만점에 4.312점으로 가장 높았고, 분반 부족이 4.074점으로 뒤를 이었다.

본교 수강신청 문제에 대한 이화인들의 공감도이다. 정원 부족에 대한 공감도가 높다. 정휘수 기자
본교 수강신청 문제에 대한 이화인들의 공감도이다. 정원 부족에 대한 공감도가 높다. 정휘수 기자

자유로운 복수전공을 수강신청 제도가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씨는 “복수전공생들이 과하게 유입돼 전공필수 과목 수요가 높다”며 “주전공생들을 위한 정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주전공생 고려한 타대학 수강신청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 키워드 ‘수강신청’을 넣고 검색한 결과, 2023학년도 2학기 수강신청 기간인 8월7일부터 11일까지 89개의 불만글이 올라왔다. 학생들의 불만은 많지만 제도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다.

숙명여대는 수강신청 순번제를 채택했다. 수강신청 시 정원이 초과하면 학생별로 부여된 순번에 따라 신청이 확정되는 방식이다. 전공 수강신청에는 ‘주전공자→복수전공/◆학생자율설계전공자/연계전공/부전공자’ 순으로 순번을 부여한다. 동일 조건에서는 ‘고학년 순→직전 학기 이수학점→직전 학기 성적순’으로 수강이 확정된다.

숙명여대는 제1전공자를 1순위로 배정해 졸업 때까지 필요한 전공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숙명여대 학사팀은 “복수·부·학생자율·연계전공자를 2순위 배정해 다전공 이수를 독려하고 필요한 전공과목이수를 지원하기 위해 현 전공 수강신청 제도가고안됐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조현서(화생공·23)씨는 “1순위가 되는 전공과목 신청은 타학과생에게 밀릴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해당 수강신청 방식은 고학년 주전공생에게 유리하지만 저학년 복수전공생에게는 불리하다. 숙명여대 박지우(아동복지학과·22)씨는 “학년이 높고 성적이 좋으면 마음대로 시간표를 짤 수 있지만, 인기 많은 학과는 주전공자가 아니라면 (전공 강의를) 거의 다 정정 기간에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의 수강신청 방식은 선착순제로 본교와 동일하지만 전공 수강신청의 구체적인 방침은 달랐다.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의 정원과 수강신청 기간을 분리했다. 한양대의 모든 전공 강의는 ▲주전공 ▲주전공+복수전공▲복수전공으로 나뉜다. 강의가 ‘주전공’에 표시돼 있다면, 복수전공생은 주전공 신청 기간에 수강신청을 할 수 없다. 대신 ‘주전공+복수전공’과 ‘복수전공’이 표시된 강의는 가능하다.

한양대 교육혁신처 학사운영팀은 “최소한의 복수전공 정원을 보장함으로써 복수전공 제도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해당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의 수강신청 기간은 달리하되, 복수전공생이 느낄 불리함을 방지하고자 복수전공생 정원을 보장하는 것이다.

한양대의 수강신청 방식은 전공과목 신청을 용이하게 한다. 한양대 이지훈(산업공학과·22)씨는 “수강신청을 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던 적은 없다”며 특히 전공 수강신청의 경우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의 정원이 나뉘어 있어 수강신청에서 복수전공생 때문에 어려움을 느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본교 교무처 학적팀은 주·복수전공생의 수강신청 방식 변화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학적팀은 “본교는 학생의 복수전공 선택지를 많이 주는 학교로서 타대학처럼 정원을 달리 설정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유관부서와 함께 보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자율설계전공: 학생이 진로 목표 혹은 관심 분야에 따른 교육과정을 스스로 구성하여 학교의 승인을 받은 후 전공으로 이수, 이수 완료 시 복수전공으로 인정하여 학생자율설계전공 학위 수여하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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