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신규 초등교육 교원 수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2023년 대비 660명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strong>이자빈 사진기자
이대부속초등학교 건물. 2027년 신규 초등교육 교원 수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2023년 대비 660명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이자빈 사진기자

교육부가 향후 5년간 공립 초⋅중등학교 교원정원을 감축하겠다고 4월24일 발표했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 및 새로운 교육수요를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육계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위한 교원 추가 수급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교육 현장의 목소리와 정반대되는 정부 결정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교원 감축, 학령인구 감소로 불가피해

교육부가 발표한 ‘미래교육 수요를 반영한 중장기(2024~2027) 교원수급계획’에 따르면2027년 신규 교원 최대 선발 인원은 초등 2900명, 중등 4000명이다. 2023년 신규 채용 교원수가 초등 3561명, 중등 4898명인 것에 비하면 각각 18.6%p, 18.3%p 줄어드는 셈이다.

정부가 교원 수를 줄이는 이유는 학령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라 공립 초⋅중등 학생 수가2038년까지 4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 교원 수를 줄이더라도 “초등은 2027년 기준 교사 1인당 학생 수 12.4명, 학급당 학생 수 15.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4.4명과 20.3명에 비해 더 나은 교육 여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교원 감축은 저출산이 우리 사회에 등장했을 때부터 예견된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2022년 교육기본통계’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학생 수는 2012년 약 295만 명에서 2022년 약 266만 명으로 감소했다. 고등학교 학생 수도 2012년 약 192만 명에서 2022년 약 126만 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2022년 9월 공립 교원 정원 예산 결정 과정에서 처음으로 공립 교원 정원 감축이 결정됐다.

 

교원 감축이 교육 현장에 가져올 파장은

한편 교육 현장에서는 오히려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지 오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발간한 ‘코로나19 상황 2020년 2학기 교육실태와 교사요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학습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 중 1순위로 꼽힌 것이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었다.

3월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육대학생연합 등 5개 교육단체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실현’을 주장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학급별 학생 수 감축을 요구하는 이들은 ‘학생 개개인 맞춤형 교육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수민(초교⋅21)씨는 “일방적 강의식 수업을 하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은 지식을 활용하는 법을 알려준다”며 “이러한 교육 방향은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해야 하므로 소수 학급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최보영(특교⋅21)씨도 “특수교육 분야에서는 특히 학생 개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수업이 강조되고 있다”며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급 당 학생 수 감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혜영 교수(초등교육과)는 현재 초등학교 현장에서는 “담임교사 1명이 20~30명에 달하는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교과 수업을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은 수의 학생을 지도하면 학생 수준에 맞춰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급별 학생 수 감축을 위해서는 교사를 추가로 배치해야 한다. 교원을 줄이려는 교육부의 계획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부분이다.

학령 인구 감소로 교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교육부의 입장이 지나친 경제적 관점이라는 비판도 있다. 진주교대 ㄱ(도덕과교육⋅22)씨는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달라는 요구에도 재정적 측면만을 고려해 교원 감축을 감행하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교원 감축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이들은 교육대학(교대)과 사범대학(사범대) 학생들이다. 배서윤(초교⋅23)씨는 “초등교육과는 4년간 오로지 초등교원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한다”며 “다른 학과에 비해 진출할 수 있는진로가 한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백예림(초교⋅21)씨도 “교대 정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교원 정원을 감축한다는 것은 직업군을 박탈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사범대나 본교 초등교육과는 부⋅복수전공 같은 추가 선택지가 있기에 상황이 나은 편이다. 반면 특수목적대학인 교대의 경우 타 학문을 배우거나 교사가 아닌 진로를 찾기 쉽지 않다. 교원 감축 소식이 교대생들에게 유난히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다. ㄱ씨는 “초등 임용만을 바라보는 교대생으로서 정부의 감축 발표가 너무 갑작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학생 맞춤형 교육은 누가 하나

교원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이 나왔지만 2024학년도 전국 10개 교대와 3개 초등교육과 정원은 일단 동결됐다. 배씨는 “교대 및 초등교육과의 입학 정원은 줄이지 않고 초등교원 정원만 감축하는 것은 임용고시를 과열시키고 예비 교원을 과하게 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처 기획팀은 2025학년도 이후 사범대 정원 변동에 대해 “교육부에서 교원 감축을 예고한 공문을 보내왔지만 구체적조정 방향은 알 수 없다”며 “현재 논의할 수있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교원 감축을 반대하는 이들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 교수는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지금은 귀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초점을 두고 지원하는, 학생 중심 운영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서는 오히려 교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망(사교·20)씨는 “학생 수가 많은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뛰어난 학생의 능력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수월성 교육이었다면 학생 수가 감소한 지금은 모두를 품고 함께 가는 교육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교원 감축은 곧 학생 중심의 교육을 고민하고 인적 자원을 길러낼 수 있는 이들을 줄이는 것이다. “교원 감축이라는 표면적 대책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윤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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