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교양 수업이 진행 중인 이화·신세계관 5층 대형 강의실. 약 70명의 학생 중 마스크를 벗은 학생은 30명이 넘는다. 강단에 선 교수도 마스크를 벗은 채 강의를 이어간다. 마스크를 쓴 사람과 벗은 사람이 섞여 있지만 서로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팬데믹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던 새로운 풍경이다.

 

2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본교 정문을 지나는 이화인들의 모습.  이승현 사진기자
2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본교 정문을 지나는 이화인들의 모습. 이승현 사진기자

 

실내 마스크 해제… 지금 우리 학교는

1월30일부터 대중교통, 의료기관과 약국 등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20일에는 마트 등 대형시설 내 개방형 약국과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자율화됐다.

정부 방침이 변함에 따라 강의실은 물론 셔틀버스에서도 자율적으로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본교 기숙사 E-House와 한우리집은 2월1일 공용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사회적 압박은 줄었다. 강의실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공존한다. 김현우(국문·23)씨는 수업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수업에서 누군가 마스크를 벗는다고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의사소통이 원활해져 수업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백정원(중문·23)씨는 “중어중문학과라 수업 중 교수님이 발음하는 입 모양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마스크 벗는 게 편해요 vs 아직은 쓸래요

마스크 의무화 해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조예림(사회·23)씨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후로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다. 조씨는 “지하철만큼 붐비지 않으면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다”고 말했다. 김현지(영문·21)씨는 “언제까지 마스크를 쓸 수는 없으니까 마스크를 벗는 쪽으로 변화하는 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갤럽) 설문조사에 따르면 만 18세~29세 설문 대상자의 51%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겠다"고 응답했다. 마스크를 계속 쓰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 연령대에서 청년층이 가장 낮았다.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이유는 습관 때문이다. 백씨는 “사람 많은 곳에서는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쓰게 된다”고 말했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마스크를 쓴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갤럽 설문조사에서 2023년 2월 코로나 감염이 우려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42%였다. 2021년 2월 73%, 2022년 3월 58%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최씨는 “예전에는 코로나 감염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요즘은 크게 걱정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던 경험이 있고, 국민 절반 이상이 감염됐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이 큰 위협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씨는 “규제가 풀린 뒤로 코로나도 심각하지 않은 일반 감기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현우씨는 “하루 확진자 수를 확인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며 우려를 표했다. 23일 기준 주간 일평균 사망자는 8명, 신규 확진자는 9,441명이다. 일일 확진자 수가 17만 명에 달했던 2022년에 비하면 낮지만 매일 누적되면 적지 않은 수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5일 보도자료에서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마스크 착용 자율화가 불러올 영향을 더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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