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everyone. I’m Jisun Lee.” 이 교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활기차게 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본인을 ‘learning professor’라고 소개하며 “학교 선배로 생각하고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다가와 달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재학 중 교통사고로 화상을 입고 극복과정에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준 인물이다. 책 ‘지선아 사랑해’의 작가이기도 하다.

2일 오전9시30분 이화·포스코관 강의실 259호에서 이지선 교수의 <장애인복지론> 수업이 열렸다. 이 교수가 본교에 부임한 이후 첫 수업이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자 <장애인복지론>의 학습목표를 수강생 전원이 따라 읽는 시간도 가졌다. 한 명도 빠짐없이 씩씩한 목소리를 뽐내는 후배들을 바라보는 이 교수의 눈빛에서 흐뭇함이 느껴졌다.

2일 오전9시30분 이화·포스코관 259호에서 진행된 이지선 교수(사회복지학과)의 첫 수업 <장애인복지론>. 나민서 기자
2일 오전9시30분 이화·포스코관 259호에서 진행된 이지선 교수(사회복지학과)의 첫 수업 <장애인복지론>. 나민서 기자

학생들 중 가장 먼저 강의실에 도착한 수강생 박소영(사복·20)씨는 “수강신청 당시에는 새로운 교수님이 오신다고만 알았는데 이지선 교수님이 강의를 맡으신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대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작년부터 열렬히 기다려 온 강의”라며 수업을 통해 장애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열심히 배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서연(사복·22)씨는 수강과목 교수님을 확인하고 놀랐던 순간을 떠올렸다.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되셨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찾아봤더니 제가 듣는 수업을 맡으셨더라고요.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오신 만큼 강의가 정말 기대돼요.”

수업 중간에는 수강생들에게 겨울방학은 어떻게 보냈는지, 서로의 전공은 무엇인지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이 교수는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학생들 옆에 앉아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했다. 방학을 어떻게 보냈는지 신나게 말하던 학생에게 그는 능청스럽게 “그랬군요”라고 대답했다. 이 교수에게 도 한 학기를 함께할 학생들을 알아갈 수 있었던, 짧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였지만 수업자료 중간중간 한글 번역도 보였다. 영어에 서툰 학생들을 위한 그의 배려였다. 수업이 끝난 후 이 교수는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한 외국인 유학생과도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수업이 어렵지는 않았는지 세심한 질문이 이어졌다. 수업에 임하는 그의 태도는 시종일관 밝고 유쾌했다.

수업을 마친 이 교수는 “안녕!”이라며 인사했고, 학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수업이 끝난 후 정하연(사복·21)씨는 “영어강의라 수업을 듣기 전에 겁 먹었는데 교수님이 유쾌하게 학생들을 배려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교수님께서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장애인 인식의 큰 변화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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