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본교 ECC 이삼봉홀에서 ‘이화그린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사진은 이삼봉홀에 마련된 체험활동존 ‘이화그린 파크’.  권아영 사진기자
16일 본교 ECC 이삼봉홀에서 ‘이화그린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사진은 이삼봉홀에 마련된 체험활동존 ‘이화그린 파크’. 권아영 사진기자

“우리는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습니다.”

‘이화그린 토크콘서트’ 연사 최재천 교수(에코과학부)의 말이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 세대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눈앞에 놓인 현실이다.

16일 이화인의 환경 및 기후 위기 인식 제고를 위해 개최된 ‘이화그린페스티벌’이 재학생 약 1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화그린페스티벌은 환경을 의미하는 ‘그린(Green)’과 본교 상징색 ‘이화그린’의 뜻이 중의적으로 담긴 이름이다. 세부 행사로는 이화그린 토크콘서트, 이화그린 파크, 이화그린 갤러리 전시가 ECC 극장과 이삼봉홀에서 진행됐다.

이화그린페스티벌은 그간 학생처 사회봉사팀이 주관해왔던 지역 아동청소년 지원 활동인 ‘이화인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이만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사회봉사팀은 2001년부터 매년 연말 이만세 활동으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후원금 모금 등의 활동을 해왔다. 사회봉사팀 박정옥 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제됐지만, 여전히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이전처럼 음식 나누기 행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며 “기후 위기 인식이 고조된 현 상황을 반영해 환경을 주제로 기부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인간과 자연 위해 ‘생태 백신’ 동참해요

첫 행사인 ‘이화그린 토크콘서트’는 김은미 총장의 축사로 시작됐다. 김 총장은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닌 지금 바로 우리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이라며 “(이번 행사가) 이화인들의 작은 실천을 모아 환경에 대한 변화를 이끄는 첫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토크콘서트에는 250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지난 16일 본교에서 이화인의 환경보호 인식을 고취하기 위한 ‘이화그린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본 행사의 세부 프로그램은 다양한 체험활동과 간식이 마련된 이화그린파크, 교내 봉사단체 활동 사진을 전시한 이화그린갤러리로 각각 ECC 이삼봉홀과 다목적홀에서 진행됐다.  또한 ECC 극장에서는 이화그린토크콘서트가 열렸다.  강단에 선 최재천 교수(에코과학부)는   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최재천 교수는 강연에서 "코로나19도 기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일상에서의 환경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아영 사진기자
지난 16일 본교에서 이화인의 환경보호 인식을 고취하기 위한 ‘이화그린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본 행사의 세부 프로그램은 다양한 체험활동과 간식이 마련된 이화그린파크, 교내 봉사단체 활동 사진을 전시한 이화그린갤러리로 각각 ECC 이삼봉홀과 다목적홀에서 진행됐다. 또한 ECC 극장에서는 이화그린토크콘서트가 열렸다. 강단에 선 최재천 교수(에코과학부)는 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최재천 교수는 강연에서 "코로나19도 기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일상에서의 환경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아영 사진기자

연사는 방송 및 출판계에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꾸준히 이야기해오고 있는 최재천 교수(에코과학부)였다. 토크콘서트의 주제는 ‘아주 불편한 진실과 조금 불편한 삶’이었다. 최 교수는 기후 위기가 “코로나19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재앙”이라며 “재앙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 위기라는 재앙은 이제 선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피해를 끼치고 있다.

“Sustainability(지속가능성). 지금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얻는 혜택을 후손들도 누릴 수 있어야 공정한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왜 안 될까요? 피해받을 후손들이 100년 후에 올지, 200년 후에 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먼 미래 세대까지 걱정하기엔 지금 내 삶이 너무 중요한 거죠.”

최 교수는 “자연계로부터의 나쁜 바이러스가 인간계로 건너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생태 백신(ECO-Vaccine)’을 소개했다. 그가 말하는 ‘생태 백신’이란 ‘자연 보호’다. 집단 면역이 생기려면 인구의 70~80%가 예방 접종을 해야 하듯, ‘생태 백신’도 세계 인구의 70~80%가 동참해야 효과가 있다. 자연과 우리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지 않으면 앞으로 인류는 끊임없이 전염병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 교수는 ‘Not New ab-normal(기존의 일상), But ‘New up-normal(발전한 일상)’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일상이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훨씬 멋져진 일상이 되길 바랍니다.”

최 교수의 강연에 재학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최 교수의 강연과 유튜브 채널을 자주 시청하는 배수현(경제·19)씨는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교수님의 말처럼 기후 재난과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고 싶어졌다”며 “친구들과 함께 환경보호를 실천할 동기부여가 됐다”는 청강 소감을 전했다.

 

학생들의 참여가 기부로 이어진 이화그린 파크 현장

ECC 지하 4층 이삼봉홀에서는 이화그린페스티벌의 주요 행사인 ‘이화그린 파크’가 열렸다. ▲봉사체험존 ▲환경체험존 ▲포토존 ▲게임존 ▲푸드존 ▲이벤트존으로 이뤄진 이화그린 파크에서는 스탬프를 모두 모으면 손수건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돼 인기를 끌었다.

이화그린 페스티벌에 마련된 ‘봉사체험존’에서는 면 팬티라이너, 태양광 랜턴 등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직접 만들어 기부하는 활동이 마련되었다.  권아영 사진기자
이화그린 페스티벌에 마련된 ‘봉사체험존’에서는 면 팬티라이너, 태양광 랜턴 등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직접 만들어 기부하는 활동이 마련됐다. 권아영 사진기자

이화그린 파크 입구 앞 ‘너와 나를 위한다면’ 부스에는 꽃무늬 면과 바늘을 들고 있는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원 테이블에 둥글게 앉은 학생들은 팬티라이너 면에 신중히 실을 꿰었다. 고유민(교공·21)씨는 “면 팬티라이너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는데, 직접 만든 팬티라이너를 취약계층에 기부할 기회가 생겨서 좋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면 팬티라이너는 국내외 취약계층 여성들에게 전달된다. 바로 옆 테이블에서는 학생들이 가지각색의 유성펜으로 흰색 랜턴을 꾸몄다. 학생들이 꾸민 태양광 랜턴은 본교 이름으로 해외 에너지 빈곤국에 기부될 예정이다.

환경체험존 중앙 테이블에서는 친환경 컵 화분에 토마토와 바질 씨앗을 심는 활동도 진행됐다. 활동에 사용된 컵 화분은 재사용 종이 및 폐플라스틱 활용 컵으로, 동문 이윤경(화학·97년졸)씨가 운영하는 제로 웨이스트 샵 ‘덕분愛(애)’가 협찬했다. 천연 재료를 이용한 비누를 만드는 체험 활동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천연 비누 베이스와 분말에 아로마 오일과 정제수를 넣고 뭉쳐서 손수 비누를 만들었다. 사회봉사팀은 “비누 제작 활동을 비롯한 체험 키트는 환경을 고려해 1인분으로 소분된 것이 아닌 대용량으로 납품받았다”고 전했다. 

16일에 본교 ECC 이삼봉홀에서 이화그린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여러 체험 공간이 마련되었다. ‘환경체험존’에서는 재생 재료로 만든 화분에 토마토와 바질 심기, 천연 재료를 이용한 비누 만들기 등의 활동이 진행되었다.   김희원 사진기자
16일에 본교 ECC 이삼봉홀에서 이화그린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여러 체험 공간이 마련되었다. ‘환경체험존’에서는 재생 재료로 만든 화분에 토마토와 바질 심기, 천연 재료를 이용한 비누 만들기 등의 활동이 진행됐다. 김희원 사진기자

이화그린파크 입구 쪽에는  ‘이화그린 갤러리’도 마련됐다. 갤러리에서는 사회봉사팀 소속 이화봉사단의 캄보디아 교육 봉사와 배꽃나눔실천단의 다채로운 봉사활동 등 2022년 봉사단체 활동사진이 전시됐다. 더불어 탄소중립, 자연재해, 세계 이색 환경 캠페인을 소개하는 입간판이 세워지기도 했다.

재학생들도 이화그린페스티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면 팬티라이너 만들기’ 활동에 참여한 고씨도 “환경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이런 행사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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