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7시경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밝히는 촛불의 모습. 이자빈 사진기자
3일 오후7시경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밝히는 촛불의 모습. 이자빈 사진기자

한 켠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이태원 거리로 나섰던 사람들이 생을 달리했다. 10월29일 핼러윈을 맞아 경사진 골목에 사람들이 과도하게 밀집하며 참사가 발생했다. 2일 기준 희생자는 156명, 부상자는 172명으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본교에서도 의료 및 심리 지원 등 일상 회복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참사 현장에 있지 않았던 학생도 특별상담을 통해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애도의 물결…모두의 마음에 남은 상흔

학생들 사이에서는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신촌 합동분향소 앞에서 만난 ㄱ(경영·19)씨는 “주변에 이번 참사로 생을 달리하신 분도 계시고 또래인 저에게도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라 생각해서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청 정헌국 행정지원과장은 “참사 당일 많은 젊은 분들이 희생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합동분향소를 차렸다”고 말했다. 구청에 따르면 2일 기준 구청과 신촌의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사람은 3115명이다.

참사를 접한 학생들은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ㄱ씨는 “시내에서 어떻게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월요일까지는 기사를 보는 것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참사 현장이 SNS 등을 통해 모자이크 없이 유포되며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는 ‘마음이 안 좋다’, ‘(이태원 참사가) 자꾸 생각나서 잠이 오지 않는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대 병원 연계해 의료지원

본교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참사 다음 날인 10월30일, 학생지원팀은 재·휴학생 및 대학원생에게 “이태원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와 관련해 부상 등으로 학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학생지원팀과 국제학생팀으로 연락을 바란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10월31일 김은미 총장은 공지사항을 통해 “현장에서 또는 다른 경로로 사고 정보를 구체적으로 접한 학생들이 입은 정신적 충격에 대해 지원할 예정이며,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경우 이화의료원과 연계해 즉각적인 도움을 드릴 예정”이라 밝혔다.

이태원 참사 관련 도움이 필요한 학생은 학생지원팀(02-3277-2053)과 국제학생팀 (02-3277-6989)을 통해 의료적, 심리적 지원을 연계 받을 수 있다. 학생지원팀은 “이태원 참사로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이대 목동병원과 이대서울병원 응급센터를 통해 24시간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화의료원과 연계해 치료를 지원한다”고 전했다.

 

학생상담센터 특별상담실 진행, 누구나 상담받을 수 있다

학생상담센터는 이태원 참사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대상으로 특별상담실을 연다. 학생상담센터 관계자는 “참사 장소가 서울이고 희생자 대부분이 20대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더 큰 고통을 느낄 것”이라며 “학생들을 빠르게 지원하기 위해 특별심리상담 지원을 열었다”고 밝혔다. 상담은 참사의 직접적 관계자뿐만 아니라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유학생의 경우 영어, 중국어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이 필요한 학생은 학생상담센터(02- 3277-3219)로 연락하면 된다.

학생상담센터 관계자는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조언했다. 관계자는 “본인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심리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에게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규칙적인 수면, 식사, 운동 등 일상 회복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참사 관련 기사, 영상, SNS 게시물을 보는 일은 자제하기를 권고했다.

상담받기를 주저하는 학생들에게는 “이화인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강점과 재능, 자원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자원은 힘든 시기를 버텨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원을 꺼내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시민들은 희생자들에게 차마 전하지 못했던  말을 이태원역 1번 출구에 포스트잇으로 남겼다.  이자빈 사진기자
시민들은 희생자들에게 차마 전하지 못했던 말을 이태원역 1번 출구에 포스트잇으로 남겼다. 이자빈 사진기자

이화공동체가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교수진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학생들의 일상 회복을 돕고 있다. 류제흥 교수(사회과교육과)는 학생회를 통해 “혹시 주변에 이번 사건과 연관된 문제로 인해 마음이 힘들고 우울감을 느끼는 학생이 있다면 언제든 면담이 가능하다”고 알렸다. 유성경 교수(심리학과) 역시 사이버캠퍼스 메시지를 통해 01분반 수강생에게 “어떤 형태라도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은 메시지에 답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수업에서도 많은 교수가 안부를 묻는 등 학생들의 안위를 살피기도 했다.

유 교수는 “참사의 직접적인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에게도 (이태원 참사의) 여파가 있다”며 “이화에서 책임을 지고 있는 어른들이 움직여 어려움에서 벗어날 출구를 만들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교수를 비롯한 학교 관계자가 학생들이 기댈 수 있는 울타리가 될 수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는 의미다.

“불안하고 힘든 상황을 주변인들과 공유할 때 아이러니하게도 희망이 생겨요. 어려움을 혼자 가지고 있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길 바랍니다.”

 

※ Those who undergo psychological difficulties due to the Itaewon disaster can have counseling through Korean Psychological Association in English. In addition, students who need help related to the disaster through school can receive medical and psychological support from the Student Support Team(02-3277-2053) and the International Student Affairs(02-3277-6989). Students with psychological difficulties can have counseling help by contacting the Student Counseling Center(02-3277-3219, ESSC@ewha.ac.kr). Consultation is also available in English and Chin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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