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경찰서와 협약을 체결하여 피해자들의 심리적 외상을 치유하는 정현주 교수 박성빈 사진기자
서대문경찰서와 협약을 체결하여 피해자들의 심리적 외상을 치유하는 정현주 교수 박성빈 사진기자

본교 음악치료학과가 서대문경찰서와 폭력 및 학대 피해자를 지원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음악치료학과는 9월8일 체결한 협약을 바탕으로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피해자들의 심리적 외상을 음악으로 치료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정진욱 경장은 “최근 수사와 처벌뿐만 아니라 피해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협약을 체결한 계기를 밝혔다. 정 경장은 “특히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와 같이 가정 내에서 일어난 폭력은 피해자들의 트라우마가 심하기에 정서적인 지원을 줄 수 있는 전문가들과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치료 프로그램은 ▲아동·청소년의 심리·정서 안정 및 심리치료 ▲보호자 치유 ▲도박·게임 중독 청소년 치유 등으로 구성된다. 음악치료학과 학과장 정현주 교수는 “정서적 피해를 남기는 폭력은 관계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며 향후 사회적 활동에 어려움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음악은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도구로, 정서를 조율하고 부정적 시각을 변화시키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정 교수는 “적절한 프로그램을 통해 심리적 힘과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치료 대상의 필요에 특화된 것이 특징이다. 피해자가 입은 심리적 피해를 토대로 개별 맞춤형 음악 치료를 제공한다. 공격성과 충동성을 보이는 위기 청소년들에게는 드럼과 같은 타악기를 이용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 중심의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이다. 이 경우 피해자는 부정적 감정을 타인이 아닌 악기를 통해 발산하게 된다. 

프로그램은 피해자 치유를 넘어 가해자의 심리적 외상을 지원하는 방향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정 경장은 “육아 과정에서 생긴 스트레스나 우울증으로 인해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도 있다”며 “폭력의 가해자 또한 어린 시절 폭력의 피해자였던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음악치료학과와의 협약은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그동안의 피해자 지원은 벼룩시장을 열어 얻은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거나 방문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이전의 지원 방식이 외부적인 결핍을 채우는 형태였다면, 이번 협약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근원적인 문제를 치료하고자 한다. 피해자의 우울한 감정을 음악으로 승화해 학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정 교수는 특히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는 “긴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을 강조했다. “피해자가 가진 마음의 상처를 지속해서 돌보지 않으면 그 감정에서 비롯되는 부정적인 생각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이는 피해자가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지내고 정신적으로 허약해지는 결과를 낳기에 빠른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번 협약에 대해 정 교수는 “학과가 가지는 전문성을 공동체를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돼 보람 있다”며 이후 지역 사회 구성원을 위한 프로그램에서 더 나아가 정서적 우울을 경험하는 재학생들을 위한 음악치료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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