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대학에 입학했지만 어려움도 겪었죠. 지금은 친구도 있어요.”

태국에서 온 깨우감 핏차간(Kaewkam Pitchakan·커미·22)씨는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열정으로 본교에 진학했으나 적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그의 대학 생활을 열렬히 지지해준 멘토의 도움으로 대학에서의 첫 학기를 무사히 끝마쳤다. 대학알리미(academyinfo.go.kr)에 따르면 2022년 학부 기준 766명, 일반대학원 기준 550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본교를 찾았다.

본교 국제처 국제학생팀에서는 이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이화 MATE, 수강신청 도우미, 재학생 TOPIK 지원, EAASIS 멘토링을 운영한다. 이화 MATE는 외국인특별전형 학부 신입생과 편입생을 대상으로 재학생 멘토를 배정해 학교생활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EAASIS 멘토링의 경우 이화 MATE와 달리 동일 학과 내에서 멘토와 멘티를 배정하며 일부 학과에서 자체 운영하기도 한다. 본지에서는 유학생들이 적응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멘토링을 통해 학생들이 겪은 변화를 살펴보고자 이화 MATE와 EAASIS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을 만나봤다.

 

언어의 장벽을 넘다

인도네시아 출신 루시아 마리에스티 안드리야니(Lussia Mariesti Andriany·경영학과 전공 박사과정)씨는 EAASIS 프로그램에서 언어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그는 2021년 본교 대학원에 입학할 당시 한국어가 서툴렀다. 한 식당에서는 공깃밥을 주문하고 싶었으나 점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알겠다’는 말만 반복했다가 볶음밥을 받고 당황하기도 했다.

루시아씨의 EAASIS 멘토 이선민(경영학과 전공 박사과정)씨는 한국어에 어려움을 겪는 그를 위해 먼저 도움을 제안했다. 특히 루시아씨가 당시 한국어 수업을 수강하고 있었기에 이선민씨는 주로 수업과 관련해 도움을 줬다. 한국어 발음을 녹음해주며 말하기 시험 준비를 돕기도 하고, 2학기에는 같은 수업을 들으며 그가 잘 이해하고있는지 틈틈이 확인했다.

또 다른 멘티 알 타야(Al Taisiia·경영학과 전공 석사과정)씨 역시 이선민씨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교수님의 공지나 수업 내용을 타야씨에게 영어로 설명해주며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타야씨는 “한국어 속담이나 관용구를 물어보면 멘토가 아주 자세한 맥락까지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학교생활 속 세밀한 도움

학교생활에서 필요한 행정 문제에 어려움을 겪는 유학생도 있다. 2022학년도 1학기 이화 MATE 멘토 이민주 (의류산업·19)씨는 어린 시절 미국에 거주할 당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느꼈던 외로움이 생각나 유학생들을 돕고 싶어 멘토에 지원했다. 이민주씨는 학기 초반에 비대면 수업을 들어야 했던 멘티들을 위해 화상채팅 앱 접속, 수강신청, 과제 제출 방법 등 학교생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진행했다.

이화 MATE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이민주씨, 깨우감씨, 왕가희씨 (왼쪽부터).  이자빈 사진기자
이화 MATE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이민주씨, 깨우감씨, 왕가희씨(왼쪽부터). 이자빈 사진기자

 

“수강신청 사이트가 너무 복잡해서 어려웠어요.” 태국에서 온 핏차간씨는 수강신청 당시 어떤 버튼을 눌러야할지 몰랐고, 신청과목을 미리 담는 장바구니 사이트가 헷갈렸다고 말했다. 한국어가 완벽하지 못했기에 사이트 이해는 더욱 어렵게 느껴졌다. 이에 이민주씨는 수강신청 단계를 자세히 설명하며 수강신청 버튼을 눌러야 하는 시간을 초 단위까지 표시한 자료를 제작했다.

왕가희(Wang Jiaxi·심리·20)씨도 이민주씨로부터 도움도 받았다. 중국에서 의대를 졸업한 후 병원에서 일하던 왕씨는 사고로 생긴 환자들의 심리 문제를 이해해 도움을 주고자 본교에 편입했다. 왕씨는 편입 후 본교에서 이수해야 하는 학점 계산에 어려움을 겪어 멘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수업의 학수번호를 찾아 학점을 계산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왕씨는 말했다. “혼자라면 어려웠겠지만 이화 MATE를 통해 조금 더 편한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왕씨는 이민주씨를 ‘한국에서의 첫 친구’라고 말했다. 멘토링이 끝났음에도 인터뷰 전날에 따로 만날 정도로 가까워진 세 사람은 나이도, 국적도 다르지만 친구가 됐다. 이민주씨는 타국에서 본인의 꿈을 위해 도전하는 멘티들을 보며 긍정적인 자극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선민씨는 “대학원 전공공부와 한국어까지 공부하는 멘티들은 저보다 몇 배는 고군분투할 것”이라며 열심히 살아가는 멘티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생을 돕는 일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학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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