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문화관(학문관) 동아리방 입구. 출처=이대학보DB
학생문화관(학문관) 동아리방 입구. 출처=이대학보DB

“동아리방이 없어 물품을 보관하려면 개인 사물함을 이용해야 했어요. 비싼 물품은 구비하기 어려웠죠.”

김광옥(국문·19)씨는 2022학년도 1학기 중앙동아리 대표를 맡았으나 동아리방이 없어 불편을 겪었다. 서은빈(정외·20)씨도 마찬가지였다. “동아리방이 없어서 회의하거나 면접을 볼 때마다 공간을 대여해야 했어요. 동아리방이 있었다면 부원들이 편하게 활동을 준비하고 휴식도 할 수 있었겠죠.”

중앙동아리 동아리방이 부족하다. 중앙동아리로 승격되면 동아리방을 배정받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제38대 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동연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 14개의 동아리가 중앙동아리임에도 동아리방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중앙동아리는 계속 늘어나지만, 공간은 한정돼 있고 기존 동아리가 폐부되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학생처 학생지원팀은 “재건축하지 않는 이상 학생자치공간은 늘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동연 비대위도 “근본적으로 공간이 부족하고, 중앙동아리로 새롭게 등록하고자 하는 동아리는 많지만 기존 동아리 폐부와 관련된 실효성 있는 회칙은 없다”고 말했다.

동연 비대위는 학교 내 모든 건물 사무실과 학생지원팀에 동아리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문의했지만 공실이 없었다. 학생처 학생지원팀은 “학문관은 이미 최대로 가능한 만큼 학생자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당장 공간 확충에 대한 해결책을 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동연 비대위는 동아리방이 없는 중앙동아리를 위해 학문관 6층 창고를 개방해 물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김씨는 “(동연 비대위가) 중앙동아리 대상으로 창고를 개방해줬지만, 아무래도 마음 놓고 모든 짐을 맡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폐부된 동아리가 사용하던 동아리방을 반납해야 빈 동아리방이 생긴다. 빈 동아리방은 1년에 약 1개 나오며 이마저도 주기적이지 않다. 동아리연합회 회칙에 따르면 기존 중앙동아리가 등록 취소되는 기준은 ▲등록 취소 의사를 밝혔을 때 ▲활동보고서를 기반으로 1년에 1회 이상 동아리의 특수성을 살려 활동하지 않았을 때 ▲동아리대표자회의를 3회 연속 결석했을 때 ▲2년 연속 추가 제출 시기까지 활동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을 때다. 그러나 등록이 취소되는 사례는 많지 않고 대부분 자발적으로 폐부한다.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 ‘동아리 대표 벗들의 모임’ 게시판에는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일명 ‘유령동아리’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서씨는 “동아리 활동 여부를 확인해 활발히 활동하는 동아리들이 동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연 비대위는 1학기 2차 동아리대표자회의를 통해 2년 이상 동아리 활동 회원 중 재·휴학생 회원 수가 8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회칙 조항을 추가했다. 중앙동아리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관리한다는 취지다.

새로운 회칙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다. 2021년 중앙동아리 대표였던 김우정(경제·19)씨는 “동아리의 활동을 일률적으로 측정하기는 어렵다”며 “비대면 학기라는 변수도 있고 활동량이나 양상이 변한 동아리도 많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활동량과 회원 수, 활동의 질 등을 측정하고 규정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며 동아리 활동은 학생 자치활동인 만큼 그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연 비대위는 “동아리방 부족 문제는 최소 3년 동안 지속된 문제라 여러 노력에도 바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개별 중앙동아리에서 내실을 다지고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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