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6월1일(수)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진행된다. 서울시장 후보에 5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간 양자 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와 20대 청년들을 위해 어떤 정책들을 계획하고 있을까.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주최 서울시장 후보 간담회를 통해 송영길, 오세훈 후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

송영길 후보는 18일 오후5시 경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했다. <strong>김나은 사진기자
송영길 후보는 18일 오후5시 경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했다. 김나은 사진기자

송영길 후보는 2010년부터 4년간 인천시장직을 역임하고 인천광역시 계양구에서 5선에 성공하는 등 인천을 기반으로 정치 생활을 펼쳐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4선에 도전하는 서울시장직에 출사표를 내민다. 그는 주택 공급 확대, 유엔 제5본부 유치와 재택연계형 주4일제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주택 41만 호를 공급하기 위한 주택 공급 부지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그중 30%를 청년세대에게 우선 배정하겠다고 했는데 대상자 선발 기준도 궁금하다

인천시장 재임 시절과 마찬가지로 직장과 주거가 근접한 형태의 컴팩트 시티(compact city)를 서울에 구현해낼 것이다. IT특구와 AI특구, BIO특구를 조성하고 그 주변에 층고를 높여 ◆직주근접 도시를 만들겠다. 지하철 1호선을 지하화해 공간을 확보하고 ◆용적률을 500%까지 향상해 추가적인 물량을 확보할 생각이다. 청년세대 우선 배정 대상자 선발 기준은 당선 이후 의견을 수렴해 만들어가겠다.

 

서울 내 청년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을 감경하기 위한 정책은

서울은 집값이 비싸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제한돼 있어 청년세대와 신혼부부들이 직장과 다른 지역에 거주하며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고자 ‘누구나집 프로젝트’ 주거 복지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는 집값의 10%만 지불하면 자기 집처럼 살 수 있고, 주택보증기관 보증으로 3% 이하의 낮은 임대료로 살다가 10년 후 최초 분양가에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 유형이다.

또 ‘세대분리형 주택’을 강화할 예정이다. 서울의 중년 남성들은 보통 35~40평 아파트를 갖고 있는데 자녀가 나가 살게 되면서 빈방이 생긴다. 청년들이 이 방을 이용하면, 청년은 오피스텔보다 안전하고 싼 가격에 거주할 수 있고 중년 남성은 임대 소득이 생겨 ‘윈윈 관계’가 작용한다.

 

어르신과 장애인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르신 및 장애인 마을버스, 시내버스 무료’를 약속했다. 저상버스 확충 등 대중교통, 보행환경 인프라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것이다. 대부분 설치가 진행됐지만 22개 역사는 아직이다. 임기 내 100% 설치되도록 하겠다. 아직 불완전한 저상버스 보급률도 100%를 달성할 것이다. 그리고 어르신 및 장애인에게 마을버스, 시내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청년의 세금 대신 부동산 개발 이익을 환수하고 별도의 수익모델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것이다. 개인 정보 동의 하에 시민의 위치 정보를 받고 그것으로 별도의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 수익모델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

 

과거 기본소득제에 대해 ‘장기적 과제’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는데, 보편적 복지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가장 화두가 되는 문제가 재원 마련이다. 강남구 개포동의 구룡마을 16만 평을 개발해서 그 개발 이익을 100% 서울시민에게 돌려줄 예정이다. 가치 변동 폭이 적고 안정적인 디지털 자산인 ‘서울 코인’을 발행할 계획인데, 시민 1인당 100만 원씩 돌아갈 전망이다. 더불어 구룡마을 지하 개발을 통해 복합 문화 및 체육 공간을 만들어 지역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

 

서울시에 ‘유엔 제5본부 유치’를 통해 2만 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청년들에게 지속적인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은

인천시장 재임 시절 녹색기후기금 본부 유치에 성공해 현재 약 500명이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에 유엔 제5본부가 들어서게 되면 국제기구 일자리 2만여 개가 창출된다. 무엇보다 ◆MICE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 국제회의가 서울에서는 일 년에 500~800회 열린 반면 유엔 본부가 위치해 있는 스위스의 작은 도시 제네바에서는 약 8000번 열렸다. 이러한 기회는 통역, 원고 정리 담당자, 회의 코디네이터와 같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고 주변 호텔 관광 관련 산업까지 (지역 경제를) 엄청나게 활성화시킬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서울에 오게 되는 유엔 직원 자녀들의 교육을 위한 국제학교의 설립도 기대할 수 있다.

 

노동 분야 공약 중 ◆재택연계형 주 4일제를 언급한 바 있다. 민간기구에 사회적 기구 설치 방안에 대한 진행이 불투명한데 민간기업에 사회적 기구 도입은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또 서비스직 등 재택근무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권은 어떻게 충족할 계획인가

주 4일제 근무가 목표지만 현재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주 52시간으로 늘려달라고 아우성치고 있기에 주 4일제를 실시했다간 비명소리가 날 것이다. 그 중간 다리로 ‘4+1’ 형태를 시행하고자 한다. 재택근무를 하면 육아에 도움이 되고 요즘은 시스템이 발전돼서 업무 체크가 정확하게 된다. 공공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실시해야 하고 사회적 기업에 어떻게 실천할지는 더 고민해 볼 문제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오세훈 후보가 16일 오후5시 경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trong>김지원 사진기자
오세훈 후보가 16일 오후5시 경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지원 사진기자

오 후보는 2021년 4월 진행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0년 만에 시장직에 재임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오 후보는 서울시장 4선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 1년의 임기에 이어 임대 주택의 고품질화, 청년 취업 교육 지원 등 청년 주거와 일자리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신중히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혀 화제다. 이는 오히려 주택 공급 속도를 지연시켜 집값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 보는 전문가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신중론은 현재 재건축과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53개 지구의 사업 진행을 늦추겠다는 뜻이 아니다. 투기 세력으로 인한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적 행정 수단을 동원한다는 의미다. 추가로 지정될 재개발, 재건축 지역의 지정 시기를 늦추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동산 시장에 신중한 거래 분위기를 형성하고자 한다. 부동산 가격이 다시 안정되면 재건축, 재개발 지구를 추가 지정해 주택 물량 공급을 늘릴 것이다.

 

서울시 거주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이 매우 큰 상황에서 청년 주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이 있나

청년 주택이 협소해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수용해 서울시는 작년 4월부터 임대 주택의 평수를 넓혔다. 단, 평수를 무리하게 넓히면 주택 수가 줄어들기에 두 가치가 양립하는 선에서 최대한 평수를 확장해 공급할 예정이다. 또 재건축 시 좋은 품질의 내장재를 사용해 고급 주택을 만들고자 한다. 

임대 주택과 분양 주택의 동시 추첨을 통해 두 주거 형태가 공존하는 ◆소셜 믹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더불어 청년들이 주택 계약 시 법률 분쟁에 휘말리거나 법을 몰라 손해 보는 경우를 막기 위해 25개 자치구에 주거관심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임대 주택의 고품질화는 건설 및 관리 비용의 상승을 야기한다. 임차인에게 주거비 부담이 더해진다면 청년 주택의 취지에 맞지 않는데 대비책이 있나

지금까지 임대 주택은 평수별로 이용료를 받았다. 앞으로는 수입을 기준으로 하는 수입 연계형 선정 방법이 도입된다. 따라서 주택 면적이 넓어진다고 임대료가 올라가는 건 아니다. 임대 주택에 수영장, 헬스클럽, 옥상 공원 등의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가는 경우 지역사회와 함께 시설을 이용하도록 개방해 사용자에게 비용을 분담하는 방법으로 임차인의 관리비를 줄일 것이다. 그러나 고품질화된 주택은 임대료와 관리비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임차인의 부담 비용이 상승하지 않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

 

◆‘서울형 뉴딜 일자리’는 민간기업 인턴 스펙 등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청년들이 보다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마련한 방안은 없나

청년들의 스펙 형성을 지원하는 서울시 프로그램으로 ‘청년취업사관학교’가 마련돼 있다. 최근 수요가 높은 개발직 등과 관련된 경험을 쌓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비전공생들이 값비싼 사교육의 도움 없이 양질의 스펙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장으로 일한 지난 1년간 이미 3곳의 청년취업사관학교를 개방한 바 있다. 향후 4년간 모든 자치구에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열어 청년들이 필요한 스펙을 무리 없이 쌓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이외에도 서울시나 산하단체에 인턴 과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임 동결, 노인 무임승차 문제 등으로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며 서울교통공사 운영을 정상화할 대책이 있나

서울교통공사가 가진 적자의 주원인은 65세 이상 노인의 무임승차다. 중앙정부가 노인들이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게끔 결정한 것이 연 3천억 원 정도의 적자를 불러오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정한 원칙에서 비롯된 막대한 적자를 지자체 차원에서 감당할 수는 없다. 이에 매년 기획재정부에 노인도 교통비의 일정 비율을 부담하도록 시정해달라 요청했지만 매번 반려됐다. 하지만 신정부가 들어선 만큼 다시 도움을 요청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 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의 권리 보장이 관철될 때까지 지하철 시위를 이어간다고 한다. 이에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도 커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아직 ◆1역사 1동선이 100% 보급되지 않은 현실을 감안해 보면 전장연의 투쟁을 이해할 수밖에 없으나, 이제는 자제해 줬으면 한다. 장애인 이동권이 극심하게 제약됐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저상버스 보급률이 70%를 넘어섰고 승강기 보급률도 94%에 달한다. 승강기가 없는 곳 역시 4년 내로 보급될 예정이다. 현재 전장연의 시위를 통해 장애인 승강기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그렇기에 이제는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직주근접: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것

◆용적률: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의 비율

◆MICE: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의 네 분야를 통틀어 말하는 서비스 산업

◆재택연계형 주 4일제: 공공 서비스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은 주 4일 출근, 주 1일 재택 및 원격 근무를 시행한다는 송영길 후보의 공약

◆소셜 믹스: 사회적·경제적 수준이 다른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살게 함으로써 주거 격차로 인해 사회 계층 간의 격차가 심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서울형 뉴딜 일자리: 청년을 비롯한 참여자에게 일 경험과 취업에 필요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해 민간 일자리로의 취업을 돕는 서울시 대표 공공일자리

◆1역사 1동선: 교통 약자가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타인의 도움 없이 승강기로 이동할 수 있는 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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