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 일제 청산을 통해 민족정기를 회복하려 했던 반민특위가 와해되면서, 우리의 암울한 역사는 반세기 동안이나 지속됐다.

그리고 95년 현재, 5.18문제 해결이라는 또 한번의 전환점을 맞이하여 민족정기를 회복하고자 하고 있다.

5.18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은 9월말 제1차 한총련 동맹휴업을 계기로 절정에 이르렀고, 그 이후 몇 차례에 걸친 국민대회에서 계속돼 이제 한총련 제 2차 총궐기 (1일(금)~2일(토))를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선거기간동안 우리학교에서는 총궐기를 준비하는 움직임은 커녕 5.18에 관한 자보 한장 붙어있질 않았다.

오로지 선거 포스터만이 붙어있을 뿐이고, 총학생회의 활동을 오로지 선거에만 집중돼 있는 듯했다.

물론 일년동안 학우들의 의견을 모아낼 대표자를 뽑는 일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 총학생회의 임기가 끝나지 않았고 일년 동안의 활동(특히 5.18문제)이 정리되지 않은 이러한 상황에서 총학생회가 선거를 또하나의 활동의 장으로 삼지 못하고 오로지 선거 자체에만 매몰돼 그냥 사라져 버린다면 그것은 학우들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이것은 비단 총학생회의 문제는 아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대부분이 정책집 등에서 5.18문제를 거론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후보도 그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지 않다.

학우들은 바보가 아니다.

말로만 약속해 놓고 실천으로 보여주지 않는 총학생회가 계속된다면, 총학생회는 점점 학우들로부터 외면당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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