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진열대에서 늘 빠지지 않는 종류가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나의 꿈 10억 만들기’류의 지침서다.

이는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숫자에 민감해야한다는 논리를 편다.

그런데 여기 ‘그깟 숫자가 대수냐’며 소리치는 사람들이 있다.

나이는 꿈을 이루는 데 결코 걸림돌이 아니며 돈은 모으는 것에만 기쁨이 있는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을 만나보자. 두구 두구 두구 두구 댕! 드럼소리가 요란하다.

이곳은 매주 목요일 저녁 신나는 재즈공연이 벌어지는 홍대 근처 재즈바 블루문(BLUB MOON)이다.

화려한 기교와 열정적인 연주가 단연 돋보이는 1세대 밴드의 멋쟁이 드러머 최세진(74세)씨. 강한 비트로 대중을 압도한 뒤에는 부드러운 달콤함을 선물할 줄 아는 진정한 이 프로 드러머에게 일흔넷이란 나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공연 다음날에는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님으로 변신한다.

그는 “후진을 양성해 한국을 재즈 강국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 목표다.

이것 외에도 그는 아직 할일이 많이 남았다.

6년 뒤 80세 기념 음악회에서 젊은 재즈뮤지션과 함께 공연을 하고, 세계여행도 다시 한번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마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모 이동통신 업체의 광고문구는 손발이 움직이는 한 연주를 계속 하겠다는 그를 위해 만들어진 듯하다.

‘신용불량자라도 대출해드립니다’ 이는 사채업자의 말 같기도 하지만 (사)부스러기 사랑나눔회 신나는조합의 운영방침이다.

신나는조합은 원하는 조합원 3~5명 단위로 담보 없이 소액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다.

대출뿐 아니라 교육훈련도 병행하여 빈곤층의 경제·사회·정서적 자활을 통합적으로 모색을 도와준다.

이 곳에서 대출을 받은 상화지회 ‘순무’ 소모임은 순무와 상수리 가루를 생산해 강화생협에 정기적으로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로써 이들은 경제적 자립을 하게 됐다.

또 전라지회의 ‘인터독’ 소모임은 국내 최초 인터넷 애견 무료분양 시스템을 특허 출원하여 현재 5개의 체인점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신나는조합 간사 조민정씨는 “이처럼 조합원들이 대출을 받아 신나게 일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조합의 운영은 일반조합원. 출자조합원. 소비조합원으로 구성된다.

출자조합원이 기금을 출자하거나 후원금을 기부하면 그것을 대출받은 일반조합원이 사업을 시작한다.

소비조합원은 거기서 생산된 물건을 구매하는 역할을 한다.

담보 없이 대출을 해주는 데 ‘회수가 잘 될까?’하는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이 단체의 상환률은 99%에 이른다.

이는 신나는조합이 뿌린 믿음이라는 씨앗이 건강하게 자라나 소중한 열매인 ‘수확률’ 99%를 거두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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