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나 지금 잘 하고 있어?" 왠지 "언니"라면 친근한 시선으로 험난한 이 세상에 나를 드러내는데 버팀목이 되어줄 것 같다.

우리는 언니랑 능숙한 화장술, 머리결 관리법이 아닌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의 왠지 허탈했던 오늘의 기분을 함께 나누고 싶다.

이런 바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여성문화 웹진 "언니네(www.unninet.co.kr)"를 찾아가 보자. "현실에서 뿐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서조차 여성들은 남성들의 시선과 마초적인 사이버 테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라는 편집장 김혜정씨의 말처럼 이들은 각박한 삶 속에서 일 분을 숨쉬더라도 여성으로서 자유롭게 살아가리를 꿈꾼다.

많은 페미니스트 웹진이 페미니즘 중에서도 특정한 "XX주의"를 표방하는 것에 반해 "언니네"는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다양하고 참신한 문화 읽기를 통해 정치 사회적 비판의 여성운동 틀을 깬다.

따라서 "종알종알 TV보기", "그 언니, 그 만화", "등급 외 전용관", "타로 음악사" 등의 코너를 통해 문화 비평을 함으로써 여성에 관한 그들의 목소리를 피력해낸다.

"여성과 남성의 짝짓기 프로그램에는 남성중심의 약육강식 논리가 지배한다"라며 방송 프로그램을 비평하기도 하고 "사랑은 지독한 혼란" 이라는 책을 보며 "사랑이든 이별이든 여성의 주체적인 판단이 우선이다"라고 말한다.

또 여성의 성적인 화두를 다르는 "등급 외 전용관"에서는 "하기 싫다고 거절하는 것보다 먼저 섹스하자고 말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라며 내 몸을 선택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특히 "언니네"에서는 남자의 입으로만 말 할 수 있는 페미니스트의 입장을 담아내는 "오빠네 세탁소"가 눈에 띈다.

남자로서는 유일하게 언니네 제작진에 참여하고 있는 변형석씨는 남성 페미니스트의 입장에서 남성 문화를 읽어내고 남성의 시각을 "사이버 상의 비열한 남성들의 글쓰기"등의 글에서 자체 비판하고 있는데, 페미니스트의 설득력이 오히려 가장 잘 드러나는 코너이다.

이번호의 특집기획에서는 "추석-일가친척" 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문화의 일부분인 추석을 다루며 "죽도록 일하거나 혹은 나쁘거나-한국의 명절이 사라져야 여자들이 행복해진다"라며 일기형식의 가벼운 스케치를 통해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잘잘한 일상의 이야기들로 풀어냈다.

이제껏 그들이 다루었던 기획인 젊은 여성들의 연예를 분석한 "연예대란", "20대 여성이 느끼는 취업 및 연예, 학업 등의 불안감을 다룬 "젊은과 아름다움의 지형도" 등에서도 내실있게 여성으로서의 나의 하루를 짚어볼 수 있다.

또한, 문화장르에 치우치고 신변잡기적일 수 있다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들은 사회적 이슈를 고발하는 시사칼럼 "아작네"를 운영하고 있다.

"아작네"네서는 어머니의 빈곤은 딸의 빈곤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여성은 자기만의 방과 돈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어머니의 빈 손을 채우라"는 주장을 통해 사회적인 시선도 놓치지 않는다.

이를 통해 네티진들의 논쟁을 기대하고 앞으로는 채팅방, 개인 칼럼개설란 등을 통해 커뮤니티도 활발히 할 것이란다.

여성을 껍데기만 주체일 뿐, 날씬한 몸, 백옥같은 피부를 위한 상품의 소비대상으로 타락시키고 마는 다른 여성웹진과 달리 동상이몽에 머물지 않는 언니네의 꿈. 이곳에서 여성이 주체가 되는 여성주의의 시각이 강물같이 흐르는 "언니네"랑 놀면 내 안의 "여성"과 보다 친해질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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