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그래픽스-가상현실 연구센터를 가다

고층 빌딩이 늘어서 있는 도심의 거리에서 한 건물로 들어간다.

사방이 훤히 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발 밑으로 건물들이 점점 멀어져간다.

리모콘을 작동하자 엘리베이터는 다시 내려간다.

아까보다 좀 더 빠른 속도다.

실제와 다름 없는 이 체험을 연구소 안에서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우리학교 컴퓨터그래픽스-가상현실 연구센터(이하 가상현실 연구센터) 안에 있는 케이브 시스템(CAVE-like)을 이용하는 것이다.

케이브 시스템이란 4면이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상자 형태의 구조물 안에서 이뤄지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다.

특수 안경을 쓰고 리모콘으로 화면을 조절해 가며 스크린에 나타나는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현재 고소공포증 환자를 위한 엘리베이터 체험, 의료인들을 위한 수술실 체험 등이 관련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 가상현실 연구센터에 소속된 대학원생들이라는 것이다.

기자에게 체험을 시켜준 박승인·곽혜령(과학기술대학원 컴퓨터학과 석사1학기)씨는 “지금 준비된 시스템 외에도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장인 김명희 교수(컴퓨터학 전공)는 “국내 가상현실 연구센터 가운데 이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우리학교와 KAIST 두 곳 뿐”이라며 “기술력만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상현실 연구센터는 정보통신부가 2000년부터 IT 연구분야의 기술 개발과 인력양성을 위해 실시하는ITRC사업의 디지털콘텐츠 부문에 선정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아인슈타인의 모교인 스위스 연방 공대와도 교류를 체결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방문 연구 기회를 늘릴 수 있게 됐다.

해외 기술에 대한 빠른 습득만이 국내 연구센터의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김명희 교수는 “이 분야는 색채감이 있는 가시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특히 적합하다”며 “지속적인 교류와 연구를 통해 우리 연구센터를 세계적인 가상현실 연구센터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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