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이화 캠퍼스리더의 재학생 대상 공강 투어 ‘이화 블로섬 투어’(Ewha Blossom Tour)가 진행됐다. <strong>김영원 사진기자
22일부터 이화 캠퍼스리더의 재학생 대상 공강 투어 ‘이화 블로섬 투어’(Ewha Blossom Tour)가 진행됐다. 김영원 사진기자

“6·25 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신촌, 그 흔적이 본관 계단에도 남아있다는 걸 아시나요?”

바래고 깨진 계단도 설명과 함께라면 살아 숨 쉬는 유적이 된다. 

22일부터 이화 캠퍼스리더의 재학생 대상 공강 투어 ‘이화 블로섬 투어’(Ewha Blossom Tour)가 진행됐다. 학년, 학부와 관계없이 본교 모든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해당 투어는 대면 수업 축소로 캠퍼스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수많은 재학생을 위해 2022년 신설됐다. 23일 3교시, 기자가 직접 투어에 참여해봤다.

재학생 공강투어는 약 60분 동안 정문 앞 캠퍼스맵에서 시작해 ECC, 본관, 진선미관, 학문관 그리고 대강당까지 총 5개의 장소를 돌아보는 코스로 구성됐다. 

23일 투어를 진행한 캠퍼스리더 정유진(경영·20)씨는 ECC부터 시작해 차례차례 학교 시설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이 조형물이 무엇인지 다들 아시나요?” 은색 비늘 같은 거대한 조형물을 가리키며 정씨는 청중에게 물었다. 조형물의 정체는 바로 선큰가든. 전체 지하 건물인 ECC 내 채광량을 올리기 위한 친환경적인 해결책이다. 이외에도 2008년 준공 당시 선정된 서울시 건축대상부터 천장에 깔린 배관까지, ECC를 구성하는 다양한 설계를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송예린(사교·22)씨는 “ECC에 생각보다 다양한 과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건축물을 지을 때 아주 많은 노력이 든다는 것을 알게됐다”는 소감을 말했다.

 

23일 ‘이화 블로섬 투어’ 도중 캠퍼스리더 정유진씨의 퀴즈에 답하기 위해 손을 든 박세은씨, 송예린씨, 정은채(컴공·22)씨, 이솔민(컴공·22)씨(왼쪽부터). <strong>김영원 사진기자
23일 ‘이화 블로섬 투어’ 도중 캠퍼스리더 정유진씨의 퀴즈에 답하기 위해 손을 든 박세은씨, 송예린씨, 정은채(컴공·22)씨, 이솔민(컴공·22)씨(왼쪽부터). 김영원 사진기자

본관으로 넘어가 학교의 역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정씨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직급이 높을수록 층수가 높아지는 일반적 관행에 반해 본교의 총장실은 1층에 위치해있는데, 이는 여성교육의 역사와도 밀접하게 연관돼있음을 그는 설명했다.

“여성을 교육시키는 것이 언제나 환영받는 일은 아니었죠. 교육받는 여성들을 집으로 끌고 가려는 사람들이 오면 총장이 직접 나와 그들을 만류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붙잡았습니다.” 정씨의 설명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반짝였다. 

“여기 이 좁은 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나요?” 이어 갑작스레 자신의 단복을 가리킨 정씨. 진선미관 앞에서 그는 이화의 교육관인 ‘진선미’ 정신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배꽃을 상징하는 다섯 개의 꽃잎, 그 안에 위치한 국보 1호 숭례문과 기독교 정신을 상징하는 십자가, 그리고 진선미 정신을 이루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을 의미하는 좁은 문까지 설명은 부드럽지만 힘차게 이어졌다. 

투어에 참여한 박세은(과교·22)씨는 “본교의 교육관에 대해 알아가며 이화인으로서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며 “진선미라는 가치를 지니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고민한 경험이었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다양한 학생 교류프로그램과 동아리 활동이 이뤄지는 학생문화관, 동문의 후원을 통해 증축 사업을 거치며 구성된 대강당까지. 재학생 공강투어를 통해 딱딱했던 캠퍼스 건물은 살아있는 이화의 역사로, 낯설지 않은 생활 공간으로 재학생들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캠퍼스리더 박서경 기장은 투어에 대해 “교내 시설 및 프로그램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캠퍼스 내 각종 건물과 그에 얽힌 이화의 역사까지도 전달하도록 준비했다” 며 “재학생들의 학교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특히 본 투어는 코로나19로 변경된 부대시설 및 프로그램 등의 운영 여부 및 영업시간까지 상세히 안내하며 재학생들의 대면 수업 적응을 돕고 있었다.

22일 투어를 마친 정씨는 “공강 투어가 한 교시의 시간제한을 둔 것이 아쉽다”며 “더 많은 건물을 방문해 건물의 역사와 건물 내 프로그램들을 최대한 많이 알려 드리고 싶다”는 아쉬운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송씨는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이 보여 학교가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며 “이런 행사를 통하지 않으면 몰라서 또는 배우기 힘든 학교의 여러 지원이 많기에 가능한 한 많은 투어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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