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수업을 함께 들은 무용과 22학번 새내기들이 함께 입학키트를 수령한 후 인형을 던지며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다. <strong>김지원 사진기자
2일 수업을 함께 들은 무용과 22학번 새내기들이 함께 입학키트를 수령한 후 인형을 던지며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다. 김지원 사진기자

대면·비대면 혼합 학기가 이어진 지 어언 2년. 코로나19는 여전히 대학가의 걸림돌로 자리하고 있지만 2022년부터 학교 정상화 방침이 적용되며 본교는 변화의 국면을 맞았다. 수업 대면 선택 기준이 기존 수강정원 50명 미만에서 70명 미만까지 확대됐으며 거리두기로 축소됐던 기숙사 배정 인원 또한 증가했다.

활기가 돌기 시작한 교정에 올해도 어김없이 신입생들이 합류했다. 본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시점에 본교에 입학한 22학번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강수민(사교·22)씨, 양서윤(식영·22)씨, 윤호영(커미·22)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일상화됐지만 학교 올 일은 거의 없어

“대학생이라는 새로운 시작과 변화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면서 성공적인 새내기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기대감도 들어요!”

양씨의 말에서 느껴지듯 새 학기를 맞은 신입생들은 한껏 들떠 있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떨리면서도 기대가 되는 대학 생활’을 이야기했다. ‘코로나 시국’도 이들의 설렘을 꺾지는 못했다.

기대의 한켠에는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윤씨는 코로나19가 일상의 일부가 되며 점차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음을 부쩍 체감했다. 그는 현재 머무는 본교 기숙사 E-House(이하우스)에서 확진자 발생 등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 전보다 유연해졌다고 전했다. 고교 3년 동안에도 기숙사에서 생활했던 윤씨이기에 변화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양씨는 교내 방역 체계가 탄탄해지면서 전보다 더 안전하다고 느꼈다. 그는 “본교에 PCR 검사소가 신설됐고 수업 시 착용해야 하는 발열 체크 팔찌도 배부하는 만큼 방역 시스템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씨는 심리적 안정감에 힘입어 앞으로도 학교에 자주 드나들 예정이다.

한편 이들 모두 수업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입장이었다. 수강하는 강의 중 <사범대 세미나>를 제외한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는 강씨는 “대면 수업이 없어서 대학 수업을 듣고 있다는 게 잘 체감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윤씨의 상황도 비슷했다. 그는 수강정원 70명 미만인 수업도 수강하고 있음에도 전면 비대면으로 학기를 보내고 있다. 윤씨는 “일부 수업은 대면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예상했던 터라 전부 비대면 수업이라는 것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면·비대면 혼합 학기를 보내며 오히려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목소리도 들렸다. 윤씨는 “비대면 수업 진행으로 개인 시간을 더더욱 자유롭게 계획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윤씨는 비대면 위주 커리큘럼이라는 점에 아쉬움이 남지만, 어쩌면 이 시기에만 경험할 수 있을 혼합 수업을 즐겨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양씨 또한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는 것도 물론 좋지만, 장소와 시간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비대면 수업도 장점이 있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언택트’ 정착한 요즘, 정보 공유와 친목도 온라인으로

비대면 중심 학기가 거듭되며 수업 외의 것들도 온라인상에 완전히 자리 잡았다. 교내 소식 및 정보의 공유도 예외는 아니었다. 22학번 이화인들은 본교 홈페이지나 이화 앱부터 교내 커뮤니티, 본교 공식 SNS 계정에 이르는 다양한 창구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스스로 정보를 발굴했다.

본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이나 커뮤니티 상에 쌓인 정보는 무궁무진했다. 온라인 환경에서도 검색만 하면 수강 신청 ‘꿀팁’이나 학교 소식 안내, 각종 행사 정보 등을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다. 강씨와 윤씨는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많은 정보를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양씨는 필요한 정보를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항상 긴장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는 “홈페이지에 수시로 방문해 올라오는 모든 공지를 확인한다”며 비대면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감과 답답함을 공유했다.

개강 전 행사들도 모두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강씨는 “새내기 배움터나 OT 같은 활동이 비대면으로 진행돼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기분”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한편 양씨는 단과대에서 개최한 ‘메타버스 OT’에 참여해 즐겁고 색다른 경험을 했다. 그는 “(본 행사가) 포스트 코로나에 걸맞은 변화라고 생각했다”며 ‘코로나 이후’ 시대를 향한 기대를 드러냈다.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일도 온라인을 필두로 이뤄지고 있었다. 본교 학우들과 인스타그램(Instagram) 계정을 공유하는 ‘벗스타그램’ 문화는 비대면 시국 속에서 빛을 발했다. 강씨는 “온라인 새내기 배움터에서 알게 된 선배들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교환했다”며 “대면으로 서로를 만나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현 상황에 최대한 적응해보고자 한다”고 귀띔했다. 비대면 친목 활동이 익숙지 않다고 전한 양씨와 윤씨 또한 같은 고등학교 출신 선배와 SNS를 통해 교류하거나 실시간 줌(Zoom) 수업에서 만난 학우와 연락을 주고받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었다.

 

비대면이라도 즐거울 수 있다, 새내기가 말하는 ‘슬기로운 대학 생활’

즐거운 대학 생활을 향한 새내기들의 의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선연히 돋보였다.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비대면 학기를 즐길 예정이다. 이하우스에 거주 중인 윤씨는 “이화 마음E센터의 프로그램, 기숙사 체력단련실 등을 알차게 활용할 예정”이라며 “본교 SNS를 틈틈이 체크하며 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씨는 캠퍼스에서 비대면 수업을 들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양씨는 틈나는 대로 교정 곳곳을 돌아다니며 학교를 구경하고 수업을 들을 만한 장소를 탐색했다. 실제로 그는 중앙도서관에서 비대면 수업을 이미 수강해 보기도 했다. 양씨는 “비대면 수업을 학교에서 들으면 주변에 함께 수업을 듣는 분들이 있어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trong>제공=강수민씨
제공=강수민씨

본교에 함께 입학한 고등학교 친구들과 교표가 그려진 케이크를 제작해 입학을 자축한 강씨의 경험도 돋보였다. 강씨는 “친구들과 잉여계단이나 중앙도서관에서 함께 수업을 듣거나 동기, 선배와 식사 약속을 잡아 신촌에서 만나는 방식으로 대학 생활을 즐겨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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