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의 공존으로 일상을 회복하려는 사회적 움직임에 따라 본교 기숙사도 2022년 1학기 신규 운영 지침을 발표했다. 1인실을 제외하고는 2인이 함께 방을 사용하고, 입사 시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지침이 공개된 직후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들은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서 사안에 대해 찬반을 논하고 있다.

본교 기숙사 이하우스 전경 <strong>출처=이대학보DB
본교 기숙사 이하우스 전경 출처=이대학보DB

늘어난 한 방 사용 인원, 감염 및 비대면 수업 시 불편 우려 vs 감안해야

학생들은 변경된 기숙사 수용 인원에 주목했다. 1월 공개된 기숙사 입사 지원 안내문에 따르면 2022년 1학기 기숙사는 1~2인실은 전원,  3~4인실은 2인 배정해 운영한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3~4인실까지도 전원 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코로나19 상황 이후 현재까지의 운영 방침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2020년 1학기에는 대면 진행이 불가피한 수업을 듣는 학생에 한해 제한적 입사가 이뤄졌으며 2020학년도 2학기와 2021학년도 1학기에는 전부 1인 1실로 운영됐다. 2021년 2학기에는 이보다 소폭 완화돼 1~2인실은 1인 배정, 3~4인실은 2인 배정해 운영하겠다는 원칙이 안내됐다. 하지만 실제 기숙사에 거주한 학생들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3~4인실도 1인만 배정됐다.

그렇기에 2022년 1학기는 사실상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인 1실제로 운영되는 첫 학기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도 30만 명이 넘는 상황인 만큼 학생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강도연(중문·22)씨는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언급했다. 강씨는 “거주하게 될 E-house(이하우스)는 거실을 공유하며 생활하는 유닛제인 만큼 방역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기숙사 내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유닛 단위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문세인(지교·20)씨는 기숙사 입사를 결정했으나 2월28일 기숙사 환불을 신청했다. 문씨는 “환불 신청 당일까지만 해도 하루에 한 명 이상씩 매일 확진자가 나왔다”며 “개강 후에는 더 심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입사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감염에 대한 우려 외에도 다인실 내 비대면 수업 수강에 대한 걱정이 제기됐다. 현재 2인실에 거주 중인 ㄱ(경영·18)씨는 “룸메이트가 있어 실시간 수업을 들을 때 밖으로 나가야 해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기숙사 내에 발표 수업에 참여할 만한 적당한 공간이 충분치 않은 것도 영향을 줬다.

다만 이러한 지침 변경에 찬성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지은(사복·22)씨는 “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기숙사 입사를 원하는 학생들도 늘어났다”며 “이러한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한 명이라도 더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는 학생들의 주거비용 부담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예원(통계·22)씨도 “코로나19 상황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가족과 떨어져 있는 사생들에게는 서로 조심하더라도 룸메이트나 유닛메이트가 있으면 좋을 듯싶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방역 패스 도입에 정당성 논란도

기숙사 입사 원칙으로 도입된 ◆방역 패스 정책도 의견 대립의 계기가 됐다.

본교 기숙사는 신규 운영 지침에 방역 패스를 도입했다. 기숙사 측 관계자는 “2022년 1학기 대면 수업 확대 실시를 전제로 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위해 방역 패스를 적용한다”며 기숙사 지원 안내문을 통해 방역 패스 도입 의도를 밝혔다. 방역 패스는 한우리집과 이하우스, I-House(아이하우스)에 모두 적용된 상태다.

이에 따라 모든 기숙사에는 방역 패스 유효기간에 따라 최소 2차 백신 접종까지는 마친 학생만이 입사할 수 있으며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방역 패스 유효기간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은 입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숙사에 입사했더라도 2차 백신 접종까지만 완료한 학생은 기숙사 거주 기간 중 방역 패스가 소실되지 않도록 3차 백신 접종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방역 패스 정책에 일부 학생들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ㄴ(영교·21)씨의 경우 백신 접종 미완료자로 분류돼 입사가 제한됐다. ㄴ씨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이유는 1차 백신 접종 후 겪은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반응에 있다. 당시 최고 혈압이 69까지 떨어져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된 ㄴ씨는 질병관리청에서 '의학적 사유로 인한 접종 예외자'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ㄴ씨에 따르면 기숙사는 “예외자를 인정해 주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ㄴ씨의 입사를 거절했다. ㄴ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부분을 고려해 주지 않는 게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ㄷ(화학·19)씨 역시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겪고 나머지 접종을 포기해 입사 지원을 할 수 없었다. ㄷ씨는 “여전히 뉴스에는 백신 부작용에 따른 사망사례나 두통, 발열, 어지럼증 같은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숙사 입사를 조건으로 내걸며 3번의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했다.

반면 이하우스에 거주 중인 차혜린(소비자·22)씨는 “방역 패스 도입은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책”이라며 반론했다. 그는 “돌파 감염이 만연해 백신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나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 수백 명의 학생을 같은 시설에서 수용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방역 패스 도입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기숙사는 신규운영 방침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대립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방역 패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19 음성을 확인했다는 일종의 증명서. 2차(얀센의 경우 1차) 백신 접종 후 14일부터 180일까지, 혹은 3차 백신 접종 직후 효력이 인정된다.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항원항체반응으로 일어나는 생체의 과민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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