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명의 졸업생들이 전시회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다

서양화과 동창회를 운영하고 있는 조은정 교수, 현경원(서양화·85년졸)씨, 박혜성씨(왼쪽부터). 이주연 사진기자
서양화과 동창회를 운영하고 있는 조은정 교수, 현경원(서양화·85년졸)씨, 박혜성씨(왼쪽부터). 이주연 사진기자

지난 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성곡미술관에서 ‘이서전: 지구라도 옮길 기세’ 개막식이 진행됐다. 이서전(이화여대 서양화과 전시회)은 1949년 시작한 국내 최초의 여성 미술가들의 전시회이자 여성 미술가들만의 조직인 ‘녹미회전’을 계승한 본교 서양화과 동문전이다. 본 전시회는 작가로서 자아를 확인하고자 쏟아부은 무한한 노력과 시간을 가시화하고, 작가로서 함께하는 이들이 어디에나 곁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는 의의를 지닌다.

이번 전시회는 역대 기획된 이서전 중 가장 많은 작가가 참여했다. 본교 제1회 졸업생부터 2021학년도 졸업생까지 163명의 작가가 작품을 선보였다. 1층부터 3층까지 163개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고 이번 이서전에서 새로 기획한 ‘선배 구술 프로젝트’는 2층에서 진행됐다. 본 프로젝트는 신금례(서양화∙49년졸)씨, 한진수(서양화∙49년졸)씨, 이경순(서양화∙50년졸)씨 3명의 이야기를 인터뷰 영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본교는 국내대학에서 최초로 미술학과가 설치된 전문 여성 서양화가 양성교육기관이며, 최초로 대학 내에서 재학생의 전시가 열린 곳이다. 이서전 부회장이자 작가로 참여한 박혜성씨는 “국내 최초 미술대학인 본교 미술대학의 발전은 곧 대한민국 미술계의 발전을 의미한다”며 자부심을 표했다. 그는 “지금까지 겪어온 여성작가와 관련된 편견을 바로잡는 것은 오직 진실”이라며 “그 진실은 역사적 기록에서 나오므로 이번 선배 구술 프로젝트를 통해 제1회 졸업생과 제2회 졸업생의 증언을 영상으로 기록했다”고 말했다.

본교 서양화과 1회 졸업생인 한진수씨(왼쪽)와 신금례씨가 서로의 그림 앞에서 미소짓고 있다. 이주연 사진기자
본교 서양화과 1회 졸업생인 한진수씨(왼쪽)와 신금례씨가 서로의 그림 앞에서 미소짓고 있다. 이주연 사진기자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은 산골 속 붉은 엉겅퀴가 그려진 신씨의 ‘봄’이다. 전시회에 참석해 후배들을 격려하고 있던 신씨는 “오래 살다 보니 21년에 졸업한 손녀뻘보다 어린 작가의 작품까지 볼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신씨의 그림 맞은편에는 이용미(서양화∙21년졸)씨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그는 디지털 이미지를 피그먼트 프린트로 표현한 ‘파편들’을 선보였다.

본교 서양화과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 조은정 교수(디자인조형학부)는 본 전시를 집과 회사에서 예술 정신을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살아가던 작가들이 마음껏 자신의 세계를 펼치고 열정을 표출하는 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작가들은 실내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예술가로서 작품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전화위복의 계기”라고 전했다.

한편 제47회 이서전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성곡미술관에서 2일~11일까지 오전10시~오후6시까지 열리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본 서양화과 동문전은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