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나눔커뮤니티가드닝 수업에서 수강생들은 직접 심고 수확한 채소로 샐러드를 만들었다. 민경민 사진기자
11일 나눔커뮤니티가드닝 수업에서 수강생들은 직접 심고 수확한 채소로 샐러드를 만들었다. 민경민 사진기자

녹음이 지기 시작한 본교 캠퍼스 속 작지만 어느 곳보다 생기가 넘치는 공간이 있다. 생활환경관 소극장 옆에 위치한 이화커뮤니티가든이다. 이화커뮤니티가든은 2020년 개설된 호크마교양대학 수업인 <나눔커뮤니티가드닝> 수강생이 가꾸는 텃밭이다. 김혜령 교수(호크마대)의 <나눔커뮤니티가드닝>은 생태 문명 전환에 대한 필요와 의식을 깨우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화요일과 금요일 3교시에 진행되는 수업은 대면과 비대면 방식을 혼합하고 있다. 수강생은 37명으로 시간과 인원을 네 그룹으로 나눠 약 40분씩 수업을 진행한다.

기자는 11일 오전11시부터 진행되는 수업에 참여했다. 텃밭에는 부추부터 완두콩, 적상추, 오크린상추, 배추, 완두콩, 치커리, 딸기까지 약 8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김 교수는 “지난 수업 중에는 기르고 있던 대파와 쪽파를 수확했다”고 전했다.

기자와 함께 화요일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6명이다. 도착한 학생들은 자연스레 텃밭 옆 창고에서 앞치마를 꺼내 입고 장갑을 착용했다.

수업목표는 직접 기른 채소를 수확하고 완두콩 덩굴 지지대를 설치하는 것, 그리고 수확한 채소를 이용해 샐러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각 조의 학생들은 둘로 나뉘어 텃밭 관리와 샐러드 만들기를 맡았다.

조별 활동은 텃밭에서 딴 적상추와 오크린상추, 치커리를 텃밭 옆의 수돗가에서 씻는 것부터 시작했다. 미리 준비된 그릇에 채소를 담아 수돗가에서 채소를 씻은 뒤에 채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했다.

“완두콩 옆에 지지대를 세우고 덩굴을 지지대에 고정시켜 줘야 완두콩도 다른 작물도 잘 자랄 수 있답니다. ”

샐러드를 손질하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김 교수의 설명에 따라 완두콩을 지지대에 고정시키는 활동이 진행됐다. 덩굴식물인 완두콩의 덩굴이 다른 채소들에 감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윤은혜(화학∙16)씨는 텃밭 관리를 맡았다. 윤씨는 “완두콩 지지대를 세워보는 일은 평소 해 볼 수 없었던 경험”이라며 “조금 어설프기도 했지만 완두콩이 어떻게 자라는지 알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수업 중간중간 학생들은 수업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수업 과제 중 하나인 텃밭 예술을 위해서다. 강의계획서에 따르면 텃밭 예술은 ‘살아있음’에 대한 시, 노래, 영상 등을 자유롭게 제작하는 활동이다.

김 교수는 사전에 학생들에게 샐러드를 담아갈 용기를 준비하라고 공지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포장해 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직접 만든 샐러드와 김 교수가 준비한 빵을 각자 가져온 용기에 담아 가져갈 수 있었다.

이날 수업은 학생들이 샐러드를 만든 뒤 각자가 사용한 그릇과 식기들을 설거지하고 뒷정리하며 마무리됐다.

수강생 한아란(디자인∙17)씨는 “작물들이 이렇게 잘 자랄지 몰랐고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변화가 생겨서 놀랐다”며 “이런 수업이 전국적으로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의 이치를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전했다.

“작물을 키우는 일을 통해 타자생명과 자기생명 모두 귀중함을 발견하기 바랍니다. 입시 공부하느라 만들지 못했던 ‘흙장난하며 만나는 찐친구’도 텃밭에서 만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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