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제로웨이스트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본교 또한 환경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플라스틱 폐기물은 2019년 대비 13.7% 증가했고, 비닐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951t으로 11.1%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생활 쓰레기 배출량이 늘어나며 쓰레기 감소의 중요성이 커졌고, 제로웨이스트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제로웨이스트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캠페인이다. 개인이 쓰레기 줄이는 방법을 SNS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3월11일 기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공유된 제로웨이스트 해시태그가 15만 개에 달한다.

 

본교도 함께한 제로웨이스트, 서울오래컵

제공=환경재단
제공=환경재단

본교 생활협동조합(생협)은 ‘서울오래컵’ 사업을 진행해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했다. 서울오래컵(오래컵) 사업은 일회용 컵 대신 재사용 가능한 컵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의 반납을 유도해 컵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공유컵 사용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실시했다. 서울 지역에서 오래컵 사업을 진행했던 대학은 국민대와 본교뿐이다.

오래컵 사업은 2020년 10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학생문화관(학문관) 지하 1층 카페와 아산공학관(공학관) 생협 매장에서 진행됐다. 학생들은 오래컵을 사용한 뒤 수거함에 다시 반환해 공유컵 사용 문화를 실천했다.

오래컵 사업을 약 두 달간 시행한 결과, 학생들이 자신의 텀블러나 컵을 이용하는 비율이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문관 카페의 경우 2020년 10월 이전 약 5~8%에 그쳤던 텀블러 사용 비율이 시행 후인 2021년에는 14~27%로 늘었다. 공학관 생협 매장도 4~5%에서 10~12%로 증가했다.

생협 관계자는 “코로나로 학생들이 많지 않았지만, 오래컵을 꾸준히 이용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굳이 텀블러를 따로 가져오지 않아도 돼서 편리했고, 이러한 사업을 계기로 환경 보호에 관심을 가지게 된 학생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본교는 서울오래컵 이전에도 친환경 사업을 시행했다.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활발해지기 전인 2019년에는 생협과 SK텔레콤이 함께 0텀블러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회용 텀블러를 사용해 불필요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고자 했으며, 당시 본교의 텀블러 반납률은 98.8%에 달했다.

 

일상에서 실천하기 어렵지 않아요

김승희씨가 쓰는 대나무 칫솔과 고체 치약 제공=본인
김승희씨가 쓰는 대나무 칫솔과 고체 치약 제공=본인

제로웨이스트로 하루를 보내는 이화인도 있다. 김승희(미술사학 전공 석사과정)씨는 튜브형 치약 사용으로 인해 배출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고체 치약과 대나무 칫솔로 이를 닦는다. 외출할 때에는 텀블러는 물론 유리그릇을 들고 다니며 일회용 쓰레기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집에 돌아와서는 천연 수세미와 친환경 설거지 비누를 이용해 사용했던 텀블러와 유리그릇을 설거지한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 샤워할 땐 샴푸 비누를 이용해 머리를 감는다.

필요한 물건은 제로웨이스트 상점에서 구매한다. 제로웨이스트 상점에서는 포장재 없이 제품을 판매한다. 그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가져온 재활용품에 활용도를 더해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upcycling)도 하고 있다. 김씨는 “페트병 뚜껑이나 우유 팩을 씻어서 가져가면 가게에서 업사이클링한다”고 전했다.

제로웨이스트를 통해 다양한 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배달음식을 줄이면서 일회용 쓰레기 사용량이 줄어든 건 물론이고, 물건을 사기 전 여러 번 고민하다 보니 전체적인 소비가 줄어 경제적 여유도 생겼다. 그는 “한 달에 10번 이상 이용했던 배달 앱 사용 빈도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한 이후에는 한 달에 1번 정도로 줄었다”고 전했다.

허유진씨가 쓰는 텀블러와 실리콘 빨대 제공=본인
허유진씨가 쓰는 텀블러와 실리콘 빨대 제공=본인

허유진(커미·19)씨는 최근 제로웨이스트 챌린지를 시작했다. 허씨는 1년 사이에 나타난 급격한 기후변화에 심각함을 느껴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카페에 갈 때 텀블러와 실리콘 빨대를 챙겨 다닌다. 또 마트에 갈 때도 비닐봉지를 쓰지 않기 위해 장바구니를 가져간다.

이들은 자신의 제로웨이스트 생활을 지인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허씨는 SNS에 텀블러나 실리콘 빨대를 쓰는 모습을 공유한다. 김씨는 친구에게 고체 치약을 주면서 은연중 실천하고 있는 활동을 알렸다. 김씨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는 지인들이 많았다”며 “자주 가는 상점을 알려달라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답했다.

 

작은것부터 꾸준히 같이 실천하는 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들은 처음부터 많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허씨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평소 텀블러와 실리콘 빨대를 들고 다니는 걸 추천한다”고 전했다.

물건을 들고 다니는 게 어색한 사람들에게는 제로웨이스트 상점으로 구경 가보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씨는 자신이 자주 가는 ‘알맹상점’을 추천했다. 그는 “제로웨이스트에 첫걸음을 떼는 사람이라면 주변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구경하러 가보는 것도 재밌고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필요한 물건을 담을 용기와 큰 가방, 종이 신문지를 들고 가면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