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대 총학생회(총학) 건설이 무산됐다. 김민서 총학생회장직 당선인의 휴학이 승인돼 취임이 불가하다는 이유에서다. 5일 선거운동본부(선본) ‘E!NERGY’(이너지)의 선거 무효가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총학은 다시 빈자리가 됐다.

10일 해방이화 제53대 중앙운영위원회는 “총학생회칙에 따라 휴학이 승인된 총학생회장직 당선인은 총학 회원 자격이 상실돼 취임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본교는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당선인의 동시 취임을 전제로 하는 러닝메이트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부총학생회장직 당선인만 취임하는 것은 불가하므로 총학 건설은 무산됐다.

단일후보로 출마한 선본 이너지는 2020년 11월26일 제53대 총학 선거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선거 기간 중 선본에 대한 경고가 유권자에게 동시 통보되지 않아, 투표권 행사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이의제기가 11월28일 들어왔다. 이에 해방이화 제53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선거 무효 처리 및 재선거 진행에 대한 의결을 진행했고 결국 11월30일 선거 무산이 결정됐다. 12월13~14일 재선거가 예정됐지만 후보 등록자가 없어 무산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구성됐다.

 

선본 이너지는 2020년 12월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선거 무효화와 재선거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은 2월16일 받아들여져 이너지의 당선이 다시 인정됐다. 서울서부지법은 “경고 공지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선본 이너지의 책임으로 보기 힘들다는 점, 공지 지연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자료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해당 선거를 부정선거로 단정하기는 힘들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5일 선관위는 총학 선거 무효 취소와 이너지 당선을 공고했다.

그러나 6일 선본 이너지 김민서 총학생회장직 당선인의 휴학 승인 사실이 확인돼 다시 총학 건설이 성사되지 못한 상황이다.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의 직무를 대행할 해방이화 제53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11일 재구성됐다.

비대위는 “가처분 신청 결과를 듣고 난 후 이너지 측에서 총학 건설 의사를 밝혀 당선 공고를 올렸지만 게시 후 휴학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처음 휴학 소식은 당선인 본인이 아닌 제3자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총학 건설 무산으로 차후 총학 보궐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총학생회칙 제7장 제84조 1항에 따르면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모두 공석이고 그 잔여 임기가 180일 이상인 경우 궐위일로부터 2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총학 건설이 무산된 건 6년 만이다. 2015년 제47대 선본 ‘함께이화’가 당선됐지만 총학생회장직 당선인이 학사경고 누적으로 제적되며 총학이 해산됐다. 약 두 달간 공석이던 제47대 총학은 이후 3월 보궐선거를 치뤄 선본 ‘이화답게’가 당선돼 빈자리를 채웠다. 2010년 투표율 미달로 제42대 총학 재선거가 이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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