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 및 분반개설 됐지만... 학생들 “근본적 해결 필요”

“주전생이 못 듣는 게 말이 되나”

“복전도 급한 건 마찬가지다”

2월5~10일 재학생 수강신청 이후,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는 경영대 주전공생(주전생)과 복수전공생(복전생)의 갈등으로 연일 뜨거웠다. 2021학년도 1학기 수강신청에서 도입된 경영 주전생 우선수강신청이 그 이유다. 갈등이 깊어지며 이들은 경영 수업에서 전공을 밝히면 불편한 상황이 생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영학부는 2020학년도 2학기 기준 누적 복전 승인자가 가장 많은 전공이다.

 

경영대 수업이 진행되는 이화·신세계관. 이주연 기자
경영대 수업이 진행되는 이화·신세계관. 이주연 기자

 

주전공 우선수강신청 도입, 주복전생 입장 차이 벌어져

2월 진행된 정규 수강신청에서 경영대는 주전공 우선수강신청 제도를 도입했다. 경영대는 해당 조치에 대해 “경영 주전생이 전공 교과목을 수강하지 못해 졸업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2월1일 발표했다.

경영대는 주전생이 수강신청을 먼저 진행하고, 일정 시간 후 복전생이 여석에 수강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수강신청일 오후1시에 주전생이 수강신청을 하면, 뒤이어 오후2시30분에 복수전공생이 신청하는 식이다.

주전생들은 해당 조치에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장혜원(경영·18)씨는 “같은 경쟁률에서 지난 학기 수강신청에 실패했던 과목도 이번엔 신청에 성공했다”고 했다. 또 “주전공 우선수강신청 조치 덕에 수강신청 이후 증원이나 분반 개설 요청을 할 필요가 적어져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복전생들의 입장은 달랐다. 기존 우선수강신청 정원을 전부 연 뒤 주전생 수강신청 후 남은 자리에 한해 복전생의 수강신청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선수강신청에서 복전생이 신청할 수 있는 경영 전공 강의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경영학 복수전공을 하는 최해윤(정외·18)씨는 수강신청 시간 직전 수강 예정 과목의 잔여석이 0인 것을 확인했다. 결국 최씨가 정규 수강신청에서 담은 학점은 3학점에 불과했다. 최씨는 “수강신청이 어려워진 게 아니라 아예 불가능해졌다”고 표현했다.

 

복전생 위한 분반 추가개설...갈등 심화

경영대는 복전생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복전생을 우선으로 5개의 추가 분반 개설과 25개 분반 증원을 약속했다. 복전생은 2일(화) 오전9시~9시59분에 우선수강신청할 수 있으며, 그 이후엔 전공 상관없이 누구나 수강 신청이 가능하다.

앞서 정규 수강신청에 실패한 복전생들에게 이는 긍정적인 소식이었으나, 완전한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2월5일 우선수강신청에 실패하고, 추가 분반을 신청하기 위해선 한 달 뒤인 2일(화)까지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2월24일 전까지는 교수나 시간표가 확정되지 않은 채 추가 개설 예정 분반 목록만 있는 상태였다.

복전생 최씨는 방학 동안 증원 요청 메일을 보내며 하염없이 답변을 기다렸다. 그는 “추가 분반 수강신청을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고 말했다.

주전생 역시 해당 조치에 아쉬움을 표했다. ㄱ(경영·19)씨는 이번 학기 경영대 전공선택 과목을 수강하고자 했다. 전공선택 수업의 경우, 분반과 정원이 충분하지 않아 그는 증원 요청과 분반 추가 개설 요구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증원과 추가 개설이 모두 복전생 우선수강신청으로 진행되며 ㄱ씨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는 “주전공 우선수강신청 때 수강신청을 하지 못한 주전생들은 해당 수업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어지는 것”이라며 “주전생 보호에 있어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다”고 했다.

복전생을 위한 증원 및 분반 추가 개설 소식에 본교 커뮤니티에서 주복전생간 갈등이 재점화됐다. 에브리타임(everytime.kr) 내 경영학과 게시판에서 서로를 힐난하는 글이 많아지자, 경영 주전생용 게시판과 경영 복전생용 게시판이 분리되기도 했다.

19학번 복전생 ㄴ씨는 “커뮤니티 내에서 자극적인 글이 더 조명받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갈등을 말리고 조화를 유지하려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이미 진행된 수강신청은 어쩔 수 없지만, 양쪽 학생들이 수강신청의 근본 문제와 서로의 상황을 이해해 함께 나아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경영대 “증원해 수요 맞추겠다”

경영대는 이번 수강신청을 두고 “경영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고 지난 학기 3학점 추가 조치의 영향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경영대 과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또 “수강신청 확인 및 변경기간인 2일(화)~8일(월)에 약 1100석이 풀리면 주복전생의 수강 수요를 충족시킬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정규 수강신청 전 충분한 분반 개설이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수강신청 대란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에브리타임 경영학과 게시판에서도 “경영학부 수업이 인기가 많은 걸 알고 있다면 수강신청 기간이 다 돼서야 해결책을 내놓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분반을 많이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경영대는 “이번학기에 비록 공식 수요조사는 없었으나, 많은 학생이 전달한 의견을 참조해 증원 및 추가 분반 개설 등을 준비했다”며 “2021학년도 제2학기 교과목 개설부터 학생회와 협조를 통해 수요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학기 교과목 개설은 2020년도 2학기부터 진행된 경영대학 교과목 개설 TF팀의 결과를 바탕으로 개설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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