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총장으로 김은미(국제학과) 교수가 선출됐다. 김 교수는 본교 총장 역사상 최초의 사회과학계열 출신이다. 김 교수가 내건 슬로건 ‘새로운 시대, 새로운 명문 이화’는 어떤 모습일까. 1997년 이화에 몸담은 후 총장이 되기까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사회학도에서 국제개발협력학의 선구자로

김 교수는 1981년 본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공부하는 것에 흥미를 느껴 전공을 택했다. 졸업 후 그는 미국 브라운대(Brown University)에서 1983년 사회학 석사학위와 1987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종신교수로 1994년 임명됐다. 1997년 본교 국제대 학원이 설립되자 한국으로 돌아와 국제대학원 교수로 부임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국제개발협력을 알리고 싶었다”며 국제대학원으로의 부임을 설명했다.

사회학자였던 그가 국제개발협력학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건 제3세계 경제 발전을 위한 방안 연구를 시작하고서다. 미국에서 시작한 연구는, 특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발전 양상의 차이에 중점을 뒀다. 이는 국내에서 국제개발협력학 분야 발전을 선구하게 된 단초가 됐다. 김 교수의 국제개발협력 연구는 2009년 한국연구재단의 세계 수준 연구중심 대학 육성사업(WCU)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2006년~2008년, 2010년~2018년에는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특히 2014 년엔 외교부 ODA 패널로서 외교부의 공적개발원조(ODA)의 정책과 사업 집행 전반을 점검하고 제언했다. 또한 국무총리실 산하 국제 개발협력위원회 민간위원, 대통령 직속 규제 개혁위원회 민간위원 등을 맡았다.

그는 2011년부터 2년간 국제개발협력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2011년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the Fourth High Level Forum on Aid Effectiveness)를 개최했다. 세계개발원조총회는 전 세계 약 160개국 고위인사 및 UN, 세계은행 등 주요 국제기구 대표 약 2000명이 참석하는 개발 원조 분야 세계 최대·최고위급회의다. 김 교수는 세계개발원 조총회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근정포장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삼성전자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돼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펼치는 데 힘을 보탰다. 2016년에는 한국인 유일 UN ‘글로벌 지속가능개발보고서’ 저자로 선정됐다.

 

세계의 인정 받는 연구자로 23년

국제대학원장 재직 시절, 국제대학원 졸업식에 참석한 모습.
국제대학원장 재직 시절, 국제대학원 졸업식에 참석한 모습.

‘연구중심대학’. 김 교수가 본교의 비전을 말하며 강조한 단어다. 김 교수는 2005년 ~2007년, 2011년~2017년 약 8년간 국제대학원 원장직을 맡았다. 국제대학원장으로서 여러 연구 사업과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본교가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힘썼다.

2006년 김 교수는 국제대학원장으로서 본교와 미국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의 교류 프로그램인 Ewha-Harvard Summer School Program(EHSSP)를 시작했다. 2007년 시작된 Ewha-KOICA 국제학 석사학위 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개발도상국 핵심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2017년 입학생 까지 50개국 285명의 졸업생(수료생 8명 포함)을 배출했다.

이화-하버드 썸머스쿨 프로그램에 참석한 모습.
이화-하버드 썸머스쿨 프로그램에 참석한 모습.

국제대학원장 외에도 2007년~2019년에는 본교 국제개발협력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본교 글로벌소녀 건강연구원 원장을 역임하며 개발도상국 소녀들의 건강을 위한 학제적 연구를 진행해 왔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선구자인 그는 해당 분야와 관련된 연구 사업 체결에도 앞장섰 다. 2013년에는 국제협력선도대학 사업을 진행하면서 캄보디아 왕립 프놈펜대(Royal University of Phnom Penh)의 교육과정 개선을 위해 본교 국제학과, 사회복지학과, 한 국학과, 환경공학과와 함께 6년간 교육 공적 개발원조(ODA) 사업을 진행했다. 2014년에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발전을 위해 국내 연구 기관 최초로 외교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게이츠 재단 연구 2단계가 됐을 때.
게이츠 재단 연구 2단계가 됐을 때.

학문 개척과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에 2013년부터 국내 대학 최초로 미국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았다. 2013년 이후 3회 연속으로 지원 유치에 성공했다. 2020년 현재 김 교수 연구팀은 ‘한국 글로벌 보건 전략’이라는 주제로 향후 3년간 45만 달러(한화로 약 5억)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국제협력 선도대학 연구와 소녀건강 연구 및 사업을 통해 학제적으로 21세기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노력했다”며 “여러 사람의 작은 노력과 따뜻한 마음을 개발도상국의 소녀들에게 전한 것이 교직 인생에서 가장 뿌듯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총장 되기까지 두 번의 도전

김 교수의 본교 총장직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7년 제16대 총장 선거에 입후보했다. 두 번째 도전 끝에 김 교수는 이번 총장 선거에서 본교 제17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제16대 총장선거 1차 투표에서 김 교수는 2위를 기록하며 결선투표에 올랐다. 그러나 당시 결선투표에서 함께 경선에 오른 김혜숙 현(現) 총장과 14.6%P차이로 낙선했다.

최경희 전(前) 총장의 사퇴 이후 진행된 제 16대 총장 보궐선거에서 김 교수는 ‘원칙에 충실한 바른 이화’, ‘사람을 아끼는 따뜻한 이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구성원 간 이해와 신뢰를 구축해 학내 소통과 화합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17년 본교의 시급한 현안으로 학내 의사결정 구조를 지적하며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온라인 투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온라인 투표를 통해 이화의 주요 발전계획과 정책수립을 구성원 모두와 결정하는 민주적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이번 제17대 총장선거에서 김 교수는 미래 지향적 태도를 강조했다. 인공지능대학원 설립, 온·오프라인 교육 플랫폼 구축을 골자로 4차 산업사회를 선도하는 대학이 되기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또 김 교수는 국가 연구지원 사업인 4단계 BK21(BrainKorea21)의 저조한 결과를 지적 하며 본교의 연구력 향상을 위한 여러 공약을 제시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선도연구 분야 10개와 미래형 도전연구 분야 10개를 선정해 투자하는 ‘Frontier(프런티어) 10-10’ 사업 추진은 그의 연구 지원 공약 중 핵심이다.

한편 김 교수는 제16대 총장선거 때보다 재정 확충의 의지를 더욱 굳건히 다졌다. 그는 교육과 연구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튼튼한 재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정 확충의 방안으로 다양한 학위·비학위 교육 프로그램 신설과 대학원 충원율 제고를 제시했다

 

◆근정포장: 공무원 및 사립학교의 교원 등으로 직무에 최선을 다해 나라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

 

주요 경력
교내

• 본교 대학원장

• 이화의료원 글로벌소녀·여성건강 연구원 원장

• 본교 국제개발협력연구원장

• 본교 국제대학원장

• 본교 국제대학원 부교수/교수

대외

• 영국 센트럴랭커셔대 국제한국학 연구소 명예교수

• 유엔 지속가능발전보고서 집필위원

•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국방부 규제개혁심사위원회 위원

• 삼성전자(주) 사외이사

• 국제개발협력학회장

•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 한국대학국제교류협회장

•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사회학과 조교수/부교수

 

김은미 교수가 내건 공약들
연구

• Frontier 10-10 사업

• R&D 총괄 본부 설립

• 첨단 연구융합동 신축

• 대학원생 연구 환경 구축

교육

• 인공지능대학(학부,대학원) 설립

• 온라인 대학원 설립

• 교육환경혁신사업 추진

• 고시 및 취창업 지원 확대

• 수강신청 개선

행정

• 직원 처장,부처장 임명

• 부처·조직 간 통합행정기능 강화

• 교직원 국내대학 최고 보수

• 단과대 의견 반영 학장 임명동의제

재정

• 대학원 등록률 제고

• 내·외국인 온라인 대학원 신설

• 비학위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

• 기부금 2000억원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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