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 ZOOM 속편’ 세미나 PPT 첫 화면. 제공=강미선 교수(건축학과)
‘불금 ZOOM 속편’ 세미나 PPT 첫 화면. 제공=강미선 교수(건축학과)

“화면 공유 잘 되고 있나요?”

“네. 헤드셋 쓰니까 소리도 잘 들려요.”

강미선 교수(건축학과)는 비대면 환경에 능숙해 보이지만, 사실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에 익숙해지기 위해 교수들과 수업 연습을 하고 있다.

강 교수는 ‘불금의 줌 연습’ 카카오톡(KakaoTalk) 단체 채팅방(단톡방)의 구성원이다. 본 단톡방은 교수 26명이 함께하는 모임으로, 줌으로 수업을 연습하고 피드백을 주고받기 위해 4월3일 만들어졌다. 단톡방에 참여하는 본교 교수는 강 교수뿐이다.

“모임 첫날이 ‘불금’이라 이름을 이렇게 지었어요. 건축, 디자인, 순수미술,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전공의 교수가 참여하고 있죠.”

단톡방 개설자는 강 교수에게 헤드셋 사용을 추천했던 타대 디자인학부 ㄱ교수. ㄱ교수와 가까운 사이인 강 교수는 단톡방이 생기기 전부터 함께 줌을 ‘정복’하고자 여러 번 연습을 거쳤다. “하루는 교수 셋이 집에 모여 줌 연습을 하기도 했어요. 한 명은 거실, 한 명은 서재, 한 명은 방에 가서 줌에 접속해보기도 했죠.”

그러다 ㄱ교수가 다양한 전공의 교수들을 모아 지금의 단톡방을 만들었다. 비대면 수업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고, 보다 많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단톡방에서는 화상강의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한다. 강 교수는 미로(Miro)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마인드맵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소그룹 세미나에 사용할 계획이다.

“오늘(9월29일)도 아침에 한 교수님이랑 미로를 연습해봤어요. 이 프로그램을 줌에서 어떻게 열고 쓸 수 있는지 미리 익혔죠.” 그 외에도 실기 수업을 진행하는 본교 교수에게 도움이 될만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해주기도 했다.

단톡방에는 한 교수자의 딸 ㄴ씨도 함께한다. 수업을 시연할 때 학생 입장에서 수업이 어땠는지 종종 소감을 남긴다.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ㄴ씨는 본인의 학교에서 사용하는 툴(Tool)을 소개하거나,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영국에서도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비대면 수업으로 국경이 없어진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강 교수가 말했다.

7월10일에는 ‘불금 ZOOM 속편’이라는 모임을 했다. 원격수업 노하우가 생긴 교수들이 서로의 ‘꿀팁’을 공유하기 위한 세미나였다. 세미나에서 사용한 PPT 첫 화면이 눈에 띈다. 초대장처럼 꾸며진 첫 화면에는 ‘장소: 각자의 장소, 각자의 단말기로’, ‘드레스코드: 추리닝, 고무줄 바지 등 이지웨어’, ‘준비물: 각자의 맥주와 스낵’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학생들의 학습 환경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1학기 비대면 수업을 끝내고, 각 학교 학생들의 후기를 공유문서로 정리한 파일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예컨대, 노트북으로 수강하는 학생은 96.2%(50명)였으며 데스크탑으로 수강하는 학생은 17.3%(9명)이었다.(복수 선택) 이어 학생 대부분이 노트북으로 수업을 받고 있으므로 그들의 육체적 피로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그 외에도 교수자가 이용할 플랫폼을 학생에게 충분히 안내해야 한다는 충고도 있었다.

비대면 환경에서 학생의 흥미를 돋울 방법을 함께 모색하기도 한다. 강 교수가 수업 10분 전부터 열어둔 줌 강의실에 미리 들어온 학생들은 대부분 화면을 꺼둔다. 강 교수는 가끔 그 시간에 음악을 틀어 아이스 브레이킹(Ice-Breaking)을 한다. 노래를 들으며 어깨를 들썩이는 학생들을 보는 게 좋았다는 강 교수. 이 방법을 단톡방에 공유하자 반응이 좋았다.

“코로나19로 외출하지 못하게 된 현실을 노래로 만들어 유튜브(Youtube)에서 화제가 된 곡이 있었어요. 그 노래를 한 교수가 알려줬는데, 다른 교수님도 다음 주에는 그 노래로 수업을 시작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외에도 서로 어떤 노래를 틀었는지 정보를 나누기도 했어요.”

강 교수는 ‘불금의 줌 연습’ 단톡방이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는 건 물론, 힘든 상황에 서로 위로가 돼요. 또, 수업을 열심히 준비하는 분들을 보면서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각성도 되죠.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되면서 네트워크가 넓어지는 점도 좋아요.”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