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이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온라인 강의에서 주로 사용되는 화상 프로그램으로 모임을 하고, 화면에 비친 서로의 모습을 보며 말을 건넨다.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사람들 간 깊은 관계는 계속되고 있다.

 

그래픽=김혜연 기자 kimhy859@ewhain.net
그래픽=김혜연 기자 kimhy859@ewhain.net

 

불휘, 온라인으로 학회 활동 이어가다

국어국문학과 학회 ‘불휘’는 온라인으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불휘는 현대소설을 비평하는 학내 유일의 국문학회로, 매주 단편 소설을 읽고 발제한다. 학회지를 발간하고, 작가 초청회를 진행하기도 한다. 학회장 김유송(국문·18)씨와 부학회장 정유진(국문·18)씨는 온라인 강의가 시행되면서 학회 모임 또한 온라인으로 진행할 것을 결정했다. 불휘는 3월30일,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이후 매주 월요일에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온라인 학회 활동은 기존 활동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발제작에 대한 감상평을 나눈 뒤, 발제자가 화상 발표를 진행한다. 이후 발제자의 진행 하에 자유로운 토의가 이뤄진다.

온라인으로 활동이 이뤄지며 달라진 점들도 눈에 띈다. 앉아있는 순서대로 감상평을 말했던 오프라인 모임과는 달리, 온라인 모임에서는 랜덤 프로그램을 이용해 발표순서를 추첨한다. 네트워크 문제로 음성 연결이 되지 않으면 채팅창을 이용해 토론 발언을 대신하기도 한다. 쉬는 시간을 이용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정씨는 “쉬는 시간에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끄는 벗도 있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벗도 있다”고 했다.

활동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다. 김 씨는 “네트워크 문제로 인해 모든 학회원이 첫 정기 모임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이후에도 화상 회의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종종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고 전했다.

화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오프라인에서는 경험하기 드문 흥미로운 일화도 있었다. “쉬는 시간을 틈타 어떤 벗은 귀여운 강아지를 보여주시기도 하고, 방 구경을 해주시는 벗도 있었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신 벗도 있었어요.”

온라인 학회 진행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응을 묻자, 김씨는 “온라인으로나마 함께 소설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다행스럽지만 면대면 모임이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아쉬운 마음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불휘는 당분간 온라인을 통해 정기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학회 내 단체 투표 결과, 과반수가 1학기 오프라인 모임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학기는 1학기와 달리 작가 초청회가 준비돼 있다. 불휘 운영진은 행사 준비를 위해서는 오프라인 모임이 필수기에, 2학기까지 오프라인 개강이 되지 않는다면 활동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화다우리, 온라인으로 서로를 처음 만나다

1명의 선배와 3명의 새내기가 한 팀이 돼 활동하는 이화다우리가 온라인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이화다우리 멘토 이유진(경영·19)씨는 오프라인 개강이 처음으로 2주 뒤로 늦춰진 3월18일 첫 화상 모임을 진행했다. 이씨의 다우리 구성원들은 화상 모임을 통해 서로 자기소개를 하며 얼굴을 익힐 수 있었다.

이화다우리는 팀원들의 성향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활동을 꾸려나간다. 첫 모임이 끝난 뒤, 이씨는 미리 활동을 계획하지 않으면 이야깃거리를 많이 만들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오프라인 모임이 없어 서로의 취향 등을 파악하기 어려웠고, 이야기 주제 선정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오프라인 활동을 하면, 간판들만 봐도 ‘저 음식점에는 무엇을 파는데 맛있더라’라며 계속해서 주제가 생겨나요. 하지만 모두가 각자의 컴퓨터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미리 주제를 정해가지 않으면 현장에서 주제를 만들기 어렵다고 느꼈어요.” 이씨는 두 번째 모임에서는 화면 공유를 통해 함께 볼 수 있는 PPT를 제작해 레크리에이션과 같은 활동을 준비했다.

이씨는 화상 모임으로 본교 맛집을 공유하고, PPT 슬라이드를 이용해 ‘TMI’ 퀴즈와 ‘공통점 찾기’ 등을 진행했다. 자신에 관한 정보를 2가지는 사실로, 1가지는 거짓으로 이야기하며 팀원들이 어떤 것이 거짓이고 어떻게 바꿔야 참이 되는지 맞히는 게임이다. 게임 진행 후, 모든 구성원 이 ‘TMI’ 퀴즈에 나왔던 주제를 토대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찾아봤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떡볶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참’으로 냈다면, 퀴즈가 끝난 후 다른 멘티들에게도 떡볶이를 좋아하냐고 묻는 방식이었어요.”

멘티와 온라인에서 일대일로 만나기도 했다. “멘티의 고민이 무엇인지 공유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나 복수전공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죠.”

전(全) 학기 온라인 강의 대체 공지가 올라오기 전, 이씨는 2번의 모임만 온라인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학기 전체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됐다. “첫 모임에서 서로의 위시리스트를 공유하며 여러 활동을 계획했어요. 멘티들의 성향이 외향적이셔서 활발한 활동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날 수 없게 돼 멘티들과 계획했던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게 가장 아쉬웠어요.”

이씨가 사용하는 화상 프로그램 스카이프(Skype) 내 오류도 있었다. 소리가 끊기는 현상이 발생해 여러 번 되물어야 했다. 또한, 프로그램 특성상 여러 명이 동시에 말하기가 어려워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이씨는 통화를 할 때 모두가 한꺼번에 이야기하기 불편한 점이 아직 지속되고 있다고 전해왔다.

이씨는 앞으로도 1~2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화상 모임을 할 계획이다. “한 학기가 전면 온라인으로 대체된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 계획이 틀어지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생각해요.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교정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온라인에서 학습의 장이 열리다

과외 역시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계속될 수 있었다. 17학번 승민씨는 이번 학기 3월, 중학생에게 과학 과목을 가르치는 화상 과외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강의가 시작되며 시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승씨는 카메라로 문제집을 화면에 비추고, 필기와 음성으로 설명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면대면 수업이 아니지만, 학생의 수업 태도가 나쁜 것은 아니다. “저는 운 좋게도 성실한 학생을 만나 기습질문을 해도 학생이 공부해온 티가 나게 답변을 하더라고요. 똘똘하고 대답도 잘하는 모습을 보니 비록 화상 과외지만 잘 진행되는 것 같아요.”

화면을 통해 수업하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경험을 하기도 한다. “수업 도중 학생의 집 전화가 울렸는데 아무도 받지 않아 당황해하면서 뛰어가 전화를 받은 것이 기억에 남아요. 학생의 당황한 표정이 귀여웠어요.”

승씨가 과외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학생이 카메라를 켜지 않아 숙제를 잘 하는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4월 둘째 주부터 학생이 카메라를 켜기 시작해 보다 수월하게 과외를 진행할 수 있었다.

승씨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화상으로 과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