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온라인 중간고사, 불안정한 모습 보여
첫 온라인 중간고사, 불안정한 모습 보여
  • 강지수 기자, 윤희원 기자
  • 승인 2020.0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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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영현 기자 dladudgus99@ewhain.net
그래픽=임영현 기자 dladudgus99@ewhain.net

윤신희(수학·18)씨는 11일 <현대물리학과 인간사고의변혁> 수업의 중간시험 중 곤란을 겪었다. 40분 안에 30문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사이버캠퍼스(사캠) 서버 오류로 일부 답안 입력이 누락됐기 때문이다.

시험은 오픈북(Open-book) 객관식형으로, 사캠 퀴즈 시스템에서 진행됐다. 약 260명 수강생이 동시 접속하자 시험 시작 직후부터 접속이 지체됐다. 윤씨는 제출 마감 30초를 남기고 답안을 제출했으나 서버 오류로 사캠 작동이 멈췄고, 마지막에 푼 세 문제는 답안 입력 전송에 실패해 오답 처리됐다.

곧바로 문의했으나 수업 조교는 “온라인 시험이기에 이 같은 경우를 고려해 따로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윤씨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학생들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자는 논의가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초유의 전(全) 학기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본교는 중간고사 기간을 맞았다. 3일까지 오프라인 대면 시험이 금지되며, 대부분의 교과목이 중간고사를 온라인 시험 및 대체 과제로 진행했다. 그러나 서버 오류 및 부정행위 가능성이 제기됐고, 실제로 일부 교과목에서 해당 문제를 겪은 수강생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본지는 패널단 ‘학보메이트’를 대상으로 온라인 중간시험 만족도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 70명 중 시험 방식에 ‘만족 한다’고 응답한 경우는 21.4%(15명)에 그쳤다. 시험 도중 문제를 겪은 경우가 있었다고 답한 응답자 19명 중, 서버 오류가 발생한 경우가 42.1%(8명)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35.2%(25명)가 온라인 환경 특성상 답안 공유 등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며 실질적인 부정행위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사캠 서버 오류, 마감 기한 넘겨 답안 제출 실패하는 경우 생겨

동시 접속자로 인한 사캠 서버 오류는 제한된 시간 내 문제를 풀어 답안을 전송해야 하는 시험에서 답안 입력 누락, 과제함 접근 실패 등으로 학생들에게 피해를 줬다.

<현대물리학과인간사고의변혁> 중간시험에서 김찬주 교수(물리학과)는 사캠 퀴즈 시스템으로 시험을 출제했으며,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으로 시험 시작 전 학생증을 화면으로 확인해 대리시험을 차단했다. 실시간으로 시험감독을 하며 대화 기능으로 질문 사항을 처리했다. 시험시간 종료 직전 로딩 시간이 지연되는 서버 오류를 겪은 학생들이 줌으로 문의했다.

김 교수는 현재 윤씨와 같이 서버 오류로 일 부 문항이 오답 처리된 수강생에 대해 대안 마련을 고려 중이다. 김 교수는 “형평성을 고려했을 때,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성적 반영 비중을 재조정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했다”며 “현재 수강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투표를 진행 중이며 투표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본 수업의 기말고사에 대해서는 상황을 보고 시험 마감 시간을 조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버 오류로 당일 시험이 취소되고 대체 과제로 시험 방식이 바뀐 교과목도 있다. 사회학 전공 수업인 <대중문화와사회>는 6일 사캠을 통해 서술식 중간시험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험 시작 직후 60명이 넘는 수강생이 동시에 접속하며 김성윤 강사(사회학과)가 게시한 PDF 문제 파일을 여는 것조차 어려웠다. 김 강사는 학생들의 문의를 받고 곧바로 학과 사무실에 연락해 시험 잠정 연기 공지를 요청한 후 답안 제출함을 제한하고, 사캠에 공지문도 게시했다.

공지가 나간 이후에도 일부 수강생은 공지를 확인하지 못해 시험 답안을 작성했다. 이 들은 서버 오류를 겪지 않아 시험 시작과 동시에 문제 파일을 확인했고, 공지를 보지 못해 답안을 이메일로 제출하기도 했다. 김 강사는 “여러모로 상황이 복잡해져 수강생 및 학과장과 의견을 교환하며 재시험 방식을 논의했다”며 “동일한 문항으로 대체 과제를 6월 초까지 제출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대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표절방지시스템 사용한 답안 제출, 예상치 못한 혼란 야기

일부 수업에서는 표절방지시스템인 턴잇인(Turnitin)이 사용되기도 했다. 턴잇인은 중앙도서관에서 도입했으며, 사캠에서 본 기능을 연계해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에게 본 프로그램이 최초 사용 시 계약에 동의하는 과정을 요구해 답안 제출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거기에 서버 과부하까지 겹쳐 제출 마감 기한을 넘겨버릴 수밖에 없었다.

<경영통계> 시험을 치른 ㄱ씨는 처음 접한 턴잇인 프로그램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다. ㄱ씨는 턴잇인을 처음 사용할 때 계약 라이센스에 동의하라는 팝업창이 실행되는 줄 모르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ㄱ씨를 포함한 수강생 들은 턴잇인 시스템상의 로딩 지연으로 인해 제출 시간을 넘겼고 여러 학생이 이메일로 답안을 제출했다.

ㄱ씨는 제출 마감 시간이 지나기 전, 이메일로 답안을 전송했다. 그러나 사캠에서 마감 시간이 지나 이메일로 전송한 답안도 중간시험에 한해 불이익 없이 채점하겠다는 공지를 확인했다. 그는 “시험을 늦게 제출한 학생에게 검토가 가능한 시간이 있었다는 점에서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들 혼란스러워 그럴 여유는 없었겠지만, 만약의 경우 부정행위가 이뤄질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교수와 학생 간 커뮤니케이션 오류 발생하기도

<마케팅조사>를 담당하는 김용준 교수(경영학부)는 7일 줌에서 실시간으로 수강생들에게 시험 문제를 공유했다. 김 교수는 “시험의 취지를 살리고, 수강생들이 협의하며 시험을 보는 경우 등 부정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모든 문제를 줌으로 한꺼번에 출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학생들 간의 시험 진행 속도에 차이가 있어 ‘앞에 지나가버린 문제를 보여달라’ 는 요청이 이어졌고, 문제 화면이 계속해서 움직였다. 시험 중간에는 김 교수가 줌 서버 오류를 겪어 약 5분 간 줌에 접속하지 못하기도 했다.

수강생 ㄴ씨는 복수정답 문제가 있다는 공지사항을 오디오로 전달받아 불편함을 겪었다고 전했다. 줌으로 시험을 보는 경우 잡음으로 인해 스피커를 끌 수 있으며, 시험 당시에도 스피커를 꺼도 된다는 공지를 받았던 상황이었다. ㄴ씨는 “교수님께서 답을 여러 개 선택할 수 있다는 공지를 오디오로 해 스피커를 끈 많은 학생이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 며 “채팅창이 아닌 음성 공지를 해서 오히려 소통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혁신센터와 교무처 등은 시스템 상의 오류 위험 및 부정행위 가능성 등의 이유로 온라인 시험 진행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특히 사캠을 총괄하는 교육혁신센 터는 온라인 시험 대신 레포트 제출 등의 방법을 이용할 것을 권장했다. 그럼에도 본교 학칙에 따라 중간시험 방식은 필기, 구술, 과제물 등 담당 교수자의 재량으로 실시될 수 있다.

교육혁신센터 천윤필 팀장은 “어떠한 형태로든 온라인 시험의 부정행위를 100% 차단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학생들의 상황이 다양하기에 거기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교무처 수업지원팀 관계자는 “온라인 시험의 공정성 확보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