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버드지오, 동남아 비구름 조기에 찾아 재난 ‘골든타임’을 지킨다
레인버드지오, 동남아 비구름 조기에 찾아 재난 ‘골든타임’을 지킨다
  • 권경문 인턴기자
  • 승인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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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알고리즘으로 기존 예측 방법보다 2시간 앞당겨
레인버드지오의 박은규씨(왼쪽)와 황정혜씨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레인버드지오의 박은규씨(왼쪽)와 황정혜씨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폭우와 홍수를 사전에 예측해 피해를 줄일 방법이 개발됐다. 이예슬(사회적경제협동과정 석사·19년졸)씨, 이권민(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박사과정)씨, 박은규(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석사과정)씨, 황정혜(기후에너지·17)씨로 구성된 사회적 벤처 기업 레인버드지오(Rainbird-geo)의 성과다. 이번 달 초에는 삼성 사회공헌 공모전에서 이 솔루션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레인버드지오의 팀원 박씨와 황씨를 지난 20일 ECC B215호에서 만났다.

레인버드지오는 울음소리로 비를 알리는 새 ‘레인버드(rainbird)’와 ’정지 궤도 위성(geostationary orbit)‘의 앞글자를 따 만든 팀명이다. 이름의 뜻처럼 이들은 기존 위성과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형성하는 비구름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권민 연구원이 2017년 캄보디아 어촌마을에 방문했을 때 급작스러운 폭우로 피해를 입은 현지인을 만났어요. 폭우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보며 동남아시아 기후 변화를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어요. 레인버드지오 아이디어의 시초였죠.” 황씨가 말했다.

이 네 사람은 지도 교수였던 최용상 교수(기후에너지 전공)의 추천으로 모이게 됐다. 이들은 기후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황씨는 “고등학생 때 지구 과학을 공부하면서 기후 변화에 흥미를 느꼈다”며 “평소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지구과학 분야 중 기상청의 역할이 사람들에게 날씨를 알려 도움을 주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레인버드지오의 솔루션은 동남아시아 기상 전체가 아닌 비구름만을 예측한다. 황씨는 비구름 예측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메콩강 유역에 위치한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 국가의 주요 산업은 농어업인 1차 산업이에요. 해당 산업은 급작스러운 폭우가 오면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죠. 비구름 예측이 현지 주민의 삶과 직결돼요.”

한국의 경우 구름이 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와 중국 측 기상 상황을 보고 조기에 폭우 예측이 가능하다. 반면, 동남아시아 비구름 스톰(storm)의 경우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구름이 빠르고 급작스럽게 발달해 예측이 어렵다. 동남아시아는 인구밀도가 높아 한번 폭우가 쏟아지면 피해 규모가 크다. 현지 기상 예측 인프라도 열악해 재난 상황으로 이어지기 쉽다.

“저희는 동남아시아 비구름을 조기에 예측해 피해 예방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예요. 기존 관측 방법으로는 비구름을 30분 전에 예측하는 것이 최선이었는데, 개발한 솔루션을 사용하면 2시간 전까지 예측 시간을 앞당길 수 있어 폭우에 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죠.”

기상 관측은 지구와 똑같은 속도로 자전해 지구의 한 면만 보는 정지 궤도 위성과, 지구 주위를 도는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다. 레인버드지오의 솔루션은 한국에서 띄운 정지 궤도 위성인 천리안 2A호를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고해상도로 관측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했다. 박씨는 “위성을 통해 받은 데이터를 자체 개발 알고리즘으로 연결해 비구름을 수시 예측하는데, 이 자체 알고리즘이 우리의 차별적 기술”이라고 말했다.

레인버드지오의 열대성 적운 탐지 알고리즘은 시간에 따른 휘도온도의 변화를 통해 비구름을 탐지한다. 휘도온도는 적외선 영상 관측으로 추정한 물체 온도를 뜻한다. 알고리즘에서 위성 데이터를 통해 복사값과 휘도온도를 차례로 계산하고, 반복적으로 테스트해 비구름을 탐지하기 위한 기준 시간과 휘도온도 값을 설정했다.

레인버드지오는 8일 삼성전자 주최 사회공헌 공모전인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에서 아이디어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성과를 내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학업과 병행하기가 쉽지 않고 특히 시험 기간과 겹치면 힘들었죠. 한정된 인원으로 여러 컨설팅이나 미팅을 가야할 때 시간을 분배하기 어려웠어요. 그렇지만 배운 공학적 지식을 사회적 가치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껴요.” 황씨가 말했다.

향후 계획을 묻자 박씨는 “우리의 연구가 아이디어에서 그치지 않고 동남아시아 지역에 실제 적용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떻게 동남아시아 현지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심도 있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공대 학부생으로서 공학적 지식을 사회적 가치로 실현하고 싶다는 갈증을 항상 품고 있었다”며 “원하는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다면 기회가 찾아오니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