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의 서재에는 어떤 책이 있을까 -약학대학, 스크랜튼대학-
교수님의 서재에는 어떤 책이 있을까 -약학대학, 스크랜튼대학-
  • 허해인 기자,박채원 기자
  • 승인 2019.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래픽=김보영 기자 b_young@ewhain.net

본지는 1571호부터 교수 추천 도서 연재를 시작해 14개 단과대학 119명 교수에게 도서를 추천받았다. 추천받은 도서는 11월 16일 기준 258권이다. 이번 호에서는 약학대학과 스크랜튼대학 교수의 추천 도서를 소개한다. 약학과 교수님이 추천하는 철학 책, 북한학과 교수님이 추천하는 북한 이야기를 담은 책 등 가을의 끝자락에서 읽기좋 은 책이 가득하다. 스크랜튼 대학 교수 추천 도서는 다음 호에서 이어진다.

 

손형진 교수, 약학과

「뇌, 인간의 지도」 마이클 가자니가/추수밭
저자는 좌뇌와 우뇌를 발견한 인지신경과학의 창시자로, 회고록의 형식으로 인지신경과학의 산 역사를 들려준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분리뇌 환자 연구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좌뇌형 인간은 논리적, 분석적이고 우뇌형은 감성적, 직관적’이라는 이야기의 단초를 제공한 사실 등을 이야기한다. 이에 더해 저자는 학자의 자세에 대해 “학문을 취미로 하는 사람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은 ‘간단한 것은 없다’라는 사실을 이해하느냐 못하느냐”는 말을 하면서 학문의 기저에 깔린 복잡성에 대한 충분한 인식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로버트 스미스/웅진지식하우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삶의 생물학적 운명에만 묶여 있지 않고, 취학, 이사, 결혼, 은퇴 등 다양한 문화적 이정표들을 만들어 이를 삶의 통과 의례로 간주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자주 접한다고 해서 인생을 잘 알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플라톤 같은 철학자의 아이디어를 통해 삶의 의미라는 무거운 주제를 여러 일상적 이정표들로 나눠 성찰한다.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 김경민/이마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북촌, 익선동 한옥마을과 인사동, 성북동의 작은 한옥들. 이런 한옥들은 어떻게 조성됐을까? 이 책은 20세기 초 경성의 부동산 개발을 통해 조선의 주거 문화를 개선한 건설자이자 민족 운동가인 정세권의 성공, 일제에 의한 몰락 이야기를 다룬다.

 

정호철 교수, 약학과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생각의 길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을 가진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책이다. 엄청난 필력과 토론 실력을 자랑하는 저자의 비법 아닌 비법이 체계적으로 담겨 있다. 글쓰기 기초 전략들에 더해 글쓰기에 도움이 될만한 도서 목록도 포함하고 있다. 글쓰기 실력은 어느 분야에서건 매우 중요하다. 연습을 통해 충분히 향상될 수 있으며 그 노력의 과정에서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예수와 다윈의 동행」 신재식/사이언스 북스
“Nothing in biology makes sense except in the light of evolution.” 생명과학에서 진화론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생명과학 영역의 전공 학생들, 특히 기독교인의 경우 ‘창조과학류의 주장이 득세하는 한국 개신교’와 ‘진화론에 기반을 둔 현대 생명과학’ 사이에서 오는 혼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이 책은 과학과 종교 두 영역이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할 때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버드의 생각 수업」 후쿠하라 마사히로/엔트리
대학에서 자신의 철학과 가치관을 정립하고 비판 의식을 기르는 것은 교양과 전문지식을 배우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중등교육 환경이 지식 습득과 암기에 치중된 까닭에, 대학 시절에는 생각하는 방법을 기르는 연습이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정답 찾기의 학습 방법에서 나아가 스스로 사고하며 제대로 질문을 던지는 힘을 길러보자.

 

이동환 교수, 통계학과/제약산업학과

「The Book of Why」 Judea Pearl/Penguin Books

튜링상 수상자이면서 유명한 전산학자이자 통계학자이기도 한 Judea Pearl 교수의 책이다. 과학의 핵심인 인과 추론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잘 설명하고 있다. 또한 통계학, 역학, 의사 결정론, 컴퓨터 과학 분야를 논리적으로 연결 짓고 있어, 통계적 지식이 깊지 않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더불어 전공에 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수오서재

보편적인 진리를 딱딱하지 않은 방식으로, 마음에 와닿게 설명해주는 혜민 스님의 책이다. 점점 바쁘게 사는, 그리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 것처럼 내몰리고 있는 요즘의 대학생에게 이 책이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석향 교수, 북한학과

「일본, 만화로 제국을 그리다」 한상일, 한정선/일조각
이 책은 일본이 조선을 강제로 합병하던 1910년 이전에 일본 신문 만화 면을 분석한 글이다. 이를 차분하게 읽어보고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 또 일본인을 향해 어떻게 말하고 싶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 일본이 조선을 늘 여인의 모습으로 묘사한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 두 명이 아버지와 딸이라는 사실이 눈길을 끌어 추천한다.

「북한행 엑소더스」 테사 모리스 스즈키/책과함께
1959년 12월14일, 일본 니가타항에서 재일 동포 집단이 탄 소련 배가 북한 땅 청진항을 향해 출발했다. 올해는 제1항차 북송선이 니가타 항에서 떠난지 60년을 꽉 채우는 해다. 그 뒤 80년대 중반까지 일본에서 북한으로 떠난 북송 재일동포 규모는 9만3400명에 이른다. 이들은 북한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가족, 친구, 애인을 북한으로 보낸 뒤 일본에 남았던 재일 동포는 어떻게 살았을까? 이들을 북한으로 보내는 데 앞장섰던 이들은 또 어떤 세월을 보냈을까? 이런 의문을 갖고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북조선 여성, 장마당 뷰티로 잠자던 욕망을 분출하다!」 김석향, 박민주/선인
이 책은 북한 내 유일한 여성잡지 <조선녀성>에 나오는 ‘꾸미기’ 관련 기사를 분석하면서, 탈북민의 이야기를 통해 그 기사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있다. 90년대 중반 북한에 휘몰아친 ‘고난의 행군기’ 속에서 스스로 살길을 도모하던 북한 여성들. 이들은 정부가 ‘사회주의 생활 양식에 맞게’ 살 것을 강요하는 상황에 맞서 나름의 생존 방식을 모색하고 욕망을 표출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이화인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권한다.